주간동아 565

2006.12.19

차량 덩칫값도 못한 소행 기막히네

  • 입력2006-12-18 10: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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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월5일 화물연대가 파업을 접었다. 다행스럽지만 씁쓰레하다. 닷새 동안 전국 곳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화물연대 비노조원 소유의 차량들이 원인 모를 피해를 당했기 때문이다. 그 규모가 물경 40여 건을 웃돈다.

    노동운동에서 파업은 일면 필요악이다. 대중교통이 파업에 돌입해도 시민들은 툴툴거릴지언정 좀체 백안시(白眼視)하지는 않는다. 언젠가 ‘나의 권리’를 주장하기 위해 파업해야 할 수도 있지 않은가 말이다. 그래서 불편하지만 감내한다. 그런 점에서 화물운임의 하한선 보장 등을 요구하며 벌인 화물연대의 파업 자체를 대놓고 비난할 생각은 없다.

    그러나 꼭두새벽에 집단운송거부 투쟁에 동참하지 않은 비노조원의 차량에 불을 지르고, 멀쩡한 도로 위에 대못을 뿌려댄 건 지나쳤다. 범죄행위이기 이전에 자신과 생각을 달리하는 사람들에 대한 명백한 ‘테러’가 아니던가.

    한 피해 차주는 이렇게 털어놓았다. “화물연대 기사들이 ‘운행하면 차를 작살내겠다. 후회하지 마라’고 했다.” 그런데도 화물연대 측은 잇단 피해 사례에 대해 “폭력이나 방화를 지시한 적이 없다”며 잡아떼고 있다. ‘돌불연(?不燃)이면 불생연(不生燃)’이라 했다. ‘아니 땐 굴뚝에 연기 나랴’는 뜻이다. ‘내 밥그릇’ 챙기는 건 좋지만, 남의 가슴에 대못을 박진 말아야 하지 않겠는가. 차량 덩칫값도 못하는 화물연대, 참 안쓰럽다.

    ‘어심수심(魚心水心).’ 지난해 5월 비전향 장기수들이 연 ‘남녘 통일애국열사 추모제’에 중학생 180여 명을 동원한 한 도덕교사가 제자들에게 곧잘 했다는 소리다. ‘물고기가 움직이니 물도 따라 움직인다’는 의미란다. 그래서 ‘물고기(교사)’를 따라 ‘물(학생들)’이 빨치산의 근거지였던 산으로 갔나?



    학생들의 발길을 ‘통일’시킨 교사는 전교조 전북지부 통일위원장이다. 그는 무엇을 위해 정신적으로 미성숙한 학생들을 6·25전쟁 당시 대남(對南) 무장게릴라가 활동한 무대로 이끈 것일까. 맹목적이지 않고 균형 잡힌 통일관의 형성에 일조하고 싶었다면 국립현충원도 찾았어야 마땅하지 않을까.

    문제의 교사는 논란이 불거지자 모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고입 연합고사(12월13일)가 일주일도 남지 않았다. 제자들이 시험 치르는 데 나쁜 영향을 받지 않고, 마음에 상처도 없길 바랄 뿐이다”라고 했다. 못 말리는 전교조다. 지켜보는 이, 어심(於心)에 수심(愁心)이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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