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559

2006.11.07

햇볕을 너무 쏘였나 ‘公黨 간첩’ 기막히네

  • 입력2006-11-06 14:4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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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엇 무엇을 모르면 간첩’이란 말이 있다. 그만큼 그 무엇이 세간에 널리 알려진 존재이거나 대상이라는 뜻의 다른 표현일 터다. 그런데 그 존재 혹은 대상의 정체를 우리가 그동안 까맣게 몰랐다면? 우리가 간첩(間諜)인가, 그 존재 혹은 대상이 진정한 세작(細作)인가.

    국가정보원과 검찰이 재미교포, 민주노동당 전·현직 간부, 386 운동권 출신 인사 등 간첩 혐의자 5명을 국가보안법 위반(회합 통신 등) 혐의로 구속해 수사 중이다. 북한 핵실험 사태의 연장선에서 불거진 사건인 만큼 충격파는 한층 강력하다.

    예전 우리가 막연하게나마 알던 간첩의 공작활동은 주로 음지에서의 암약이었다. 그런데 ‘음지전양지변(陰地轉陽地變)’이라 했던가. 요즘은 공당(公黨)에 몸담은 이들마저 ‘햇볕 간첩’으로 활동하는 시대인 모양이다.

    수사 중인 사건이라 아직 그들의 간첩 혐의가 명백히 드러난 건 아니다. 그러나 민주노동당이 이번 사건에 대해 “남북 관계와 북미 간 대결이 첨예화하면서 보수화와 안보정국을 이어가려는 극우세력의 기도가 진보세력에 대한 대대적인 조작사건으로 나타났다”고 언급한 건 난센스다. 북한에 대해 한껏 유화적인 태도를 취해온 현 정권이 공안정국을 위해 간첩 사건을 꾸며낸다?

    납득하기 힘든 논리의 비약. 어쨌든 ‘자나깨나 핵 조심, 간첩 조심’이다.



    “신도시다!” 결코 평화롭지 못한, 어느 땅덩이 좁은 나라의 한가운데쯤에 사는 한 ‘양치기 소년’이 외쳤다. 그의 손가락이 가리키는 곳은 어느 항구도시의 변두리. 그럼에도 사람들은 허겁지겁 돈을 바리바리 싸들고 논 넘고 산 넘어 구름 떼처럼 몰려들었다. 여태껏 팔리지 않던 집들을 앞다퉈 사기 위해서였다.

    밤을 지새고 몸싸움까지 벌여가며 이들이 구입한 집들 중엔 양치기 소년의 갑작스러운 외침이 있기 전까지는 단 한 건조차 계약되지 않던 것도 있었다. 그랬던 그 집들의 가격은 하룻밤 사이 2000만~ 5000만원까지 올라 부르는 게 값이었다.

    인근 지역 주민들은 경악했다. “해도 해도 너무한다.” 그러면서도 내심 양치기 소년이 자기 동네를 향해서도 “신도시!”라는 ‘폭탄 외침’을 던져줬더라면 하고 아쉬워했다. 양치기 소년의 무책임한 한마디는 지금까지도 가뜩이나 좁은 땅덩이를 요동치게 하고 있다.

    아는지 모르는지, 양치기 소년은 별말이 없다. ‘양치기의 침묵’이다. 이를 괘씸히 여긴 사람들은 그가 하루빨리 ‘건설시(市) 교통구(區) 장관동(洞)’에서 떠나길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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