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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식에 유산 상속 성인 27%가 찬성

저소득·저학력일수록 긍정적 답변

자식에 유산 상속 성인 27%가 찬성

얼마 전 R&R에서는 우리나라 성인남녀 600명에게 자식에게 재산을 남겨 주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더니 응답자의 72%는 ‘살아 있는 동안 잘해주고 유산은 남겨 주지 않겠다’고 하였으나, 27%는 ‘가능하면 많이 남겨 주고 싶다’고 하였다. 응답자들 다수는 남겨 줄 재산이 그리 많지 않거나 아직 유산을 생각할 연령이 되지 않았을 수도 있다. 또 소득이 낮고 학력이 낮을수록 재산을 남겨 주고 싶다는 응답이 많이 나타났는데 이에는 자신이 겪은 경제적 고통을 자식들에게 조금이라도 덜 남겨 주고 싶은 의도도 있었을 것이다. 문제는 남겨 줄 재산이 있을 만한 고소득자나 고학력층 중에서도 약 20%는 가능한 한 재산을 많이 물려주고 싶다고 응답했다는 점이다. 재벌들의 변칙적 재산 상속은 물론이거니와, 일부 사회지도층 인사들의 분에 넘치는 재산과 탐욕도 결국에는 자식에게 유산을 물려주려는 욕심 때문은 아니었을까 싶다.

유산이라는 이름 아래 행해지는 부의 부당한 상속 때문에 우리 사회에는 얼마나 많은 부작용이 일어나는지 모른다. 창업주의 자식이라는 이유만으로 젊디 젊은 사람이 수십 년의 인생을 바쳐 회사를 이룩한 임직원 위에 군림하고 주인행세를 하는 것이 과연 타당한가. 또 부모의 분묘가 마르기도 전에 형제간 재산을 둘러싼 민사소송이 벌어진 예가 적지 않다.

재산을 남기지 말자고 주장하는 ‘다 쓰고 죽어라’(Die Broke)란 책에 의하면 유산 때문에 초래되는 부모와 자식의 심리적인 폐해도 만만치 않다. 우선 부모가 재산을 많이 가지게 되면 자식은 부모의 재산을 이미 자기 것인양 생각하기 쉽다는 것이다. 그래서 부모가 쓰는 돈도 아깝고, 심지어 그 재산을 쓰고 싶어서 부모가 빨리 죽기를 바라는 마음마저 생긴다는 것이다

서구 자본주의가 발전하면서 자본이 가족으로만 상속되었다면 오늘날의 발전이 있었을까 싶다. 우리 사회지도층 인사들이 자식과 사회를 위해 솔선수범하여 ‘재산 남기지 않기 운동’에 동참하면 어떨까 싶다. 공수래 공수거(空手來 空手去)라는 부처님의 말씀에 진리가 있다.



주간동아 240호 (p63~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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