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237

2000.06.08

우리나라 경제 낙관 반년새 21%나 줄어

증시 빈사상태 등 불안심리 반영

  • 입력2005-12-08 12: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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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나라 경제에 먹구름이 끼고 있다. 무역수지가 줄어들고 증시는 빈사상태로 빠져들고 있다. 이에 따라 국민의 경제심리도 많이 위축된 것 같다.

    R&R에서는 1992년부터 정기적으로 ‘6개월 후의 우리나라 경제가 나아질 것인지, 나빠질 것인지’를 묻는 경제전망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조사는 전국 성인을 대표하는 표본 600명에서 1000명을 대상으로 전화조사로 이루어진다. 금년 5월 초에도 성인 600명에게 하반기 경제전망을 물어보았더니 36%가 ‘나아질 것이다’, 11%가 ‘나빠질 것이다’로 응답하고 52%는 ‘그저 그럴 것이다’라고 응답했다. 6개월 전인 작년 12월에는 낙관적인 전망이 57%나 되고, 비관적인 전망은 5%에 불과하였는데 6개월 사이에 낙관적인 전망이 무려 21%나 감소했다. 낙관적인 전망이 급격히 줄어들고 있는 것은 앞으로의 우리나라 경제에 대한 확신이 많이 흔들리고 있다는 증거다.

    이렇게 낙관적인 전망이 줄어드는 현상은 1996년 상반기에도 목격되었는데, 94년 하반기에 53%에 달하던 낙관적인 전망이 43%로 10% 감소했고, 1996년 하반기에는 다시 24%로 하락했다. 또 1996년 하반기에는 조사 이래 처음으로 비관적인 전망(33%)이 낙관적인 전망(24%)을 앞지를 정도였다. 이 불길한 경제전망조사가 있은 지 정확히 1년 후인 1997년 하반기에 건국이래 최대 경제위기인 IMF사태를 맞게 되었다.

    인간사에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전망이나 가설을 충족시킨다는 자기 충족적 가설(Self Fulfillment hypothesis) 현상이 있다고 한다. ‘너희가 믿은 대로 되리라’는 종교의 가르침과 비슷한 현상이다. 한국경제가 나빠질 것이라고 하는 믿음이 팽배하면 그 전망대로 경제가 나빠질 수도 있으리라. 일부에서는 비관적인 전망을 근거없는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그러한 전망 자체를 결코 간과해서는 안된다. ‘우리가 진정으로 두려워해야 할 것은 두려움 그 자체’라며 실의와 비관에 빠져 있던 미 국민에게 용기를 준 사람은 루스벨트 대통령이었다. 경제주체들이 갖고 있는 비관적인 전망을 치유할 정책당국의 신뢰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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