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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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레니엄이 무서워”

30% “새 천년이 더 불행해질 것”

  • 노규형 리서치 앤 리서치 대표·정치심리학 박사

    입력2006-05-25 12: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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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99년 연말을 맞아 언론기관에서는 1000년대를 마감하는 밀레니엄 조사, 20세기를 마감하는 세기말 조사 등을 경쟁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외국언론에서는 지난 천년간 가장 위대했던 인물로 칭기즈칸을 뽑았고, 20세기의 가장 위대한 발명품으로 전기를 뽑았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도 새 천년을 맞이하는 여론조사가 최근에 많았다. 예를 들어 동아일보사가 1000명을 대상으로 지난 천년간 가장 위대한 한국남성을 물어보았더니 38%가 세종대왕을 꼽았고, 한 방송국에서는 20세기에 발명되지 않았으면 하는 것을 조사했더니 담배가 14%로 가장 높게 나왔다고 한다. 몇몇 여론조사에서는 21세기를 맞아 우리 민족이 버려야 할 단점을 물어보았는데 가장 빈번하게 나타나는 것이 부정부패와 이기주의였다. 반대로 21세기에 한국인이 가져야할 가치관을 물어본 항목에서는 도덕과 질서, 그리고 공동체의식 등이 가장 빈번하게 언급되었다. 가치관에 대한 이러한 응답들은 급속히 자본주의화 되어 가는 우리 사회가 그에 걸맞은 가치관을 아직 정립하지 못한 아노미현상을 반영하는 것 같다.

    개인의 이기적 욕구 없이 자본주의가 발달할 수는 없겠지만 지나친 이기주의는 공동체를 파괴한다. 또 개인의 절제되지 않는 탐욕이 법과 규범을 어길 때 부정부패가 발생한다. 오늘날 우리 사회가 바로 그러한 모습이 아닌가. 부정부패와 이기주의를 극복하는 방안으로 응답자들의 도덕과 질서, 그리고 공동체 의식의 회복을 생각하는 듯하다. 그래서 국회의원이 가져야 할 자질로 청렴-도덕성을 꼽는 응답이 40%로 가장 많이 나타났다.

    정치인과 지도청은 국민의 이러한 희망을 뉴 밀레니엄의 한국에서 어떻게 제도화하고 구체화해 나갈지 고심하지 않으면 안될 것이다. 부정부패와 이기심을 우리 사회가 정화해낼 수 없다면 뉴 밀레니엄이 된다고 해서 더 나아질 것 같지 않다. 그래서 그런지 새 천년에 더 행복해질 것 같으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42%만이 행복해질 것이라고 하고 30%는 더 불행해질 것 같다고 응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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