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355

2022.09.02

“이번 추석에는 우리 댕댕이랑 시밀러룩이에요”

커지는 반려동물 패션 시장… 명절 맞아 수요 늘어난 반려동물 한복

  • 구희언 기자

    hawkeye@donga.com

    입력2022-09-07 10: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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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석을 맞아 한복을 맞춘 베들링턴테리어 비비. [인스타그램 bbinqq]

    추석을 맞아 한복을 맞춘 베들링턴테리어 비비. [인스타그램 bbinqq]

    #최근 송지은 씨는 함께 지낸 지 5개월 된 반려견 베들링턴테리어 비비의 한복을 맞췄다. 반려견과 가족이 되고 처음 맞은 명절, 시골집에 데려갈 때 가족과 처음 인사하는 자리에서 예뻐 보이고 싶어 고민하다 선택한 게 한복이다. 결과는 대성공. 온 가족이 반려견의 ‘꼬까옷’에 반한 건 물론이다. 송 씨는 “인스타그램 광고를 보다 업체를 찾아서 한복을 샀다”며 “검색해보니 반려견 한복은 가격대가 4만~13만 원대로 디테일이 고급스러울수록 비쌌다. 강아지가 뜯거나 찢을 거 같아 A급 리퍼 제품으로 50% 할인받아 2만 원대에 샀는데 만족도가 높다”고 말했다.

    8월 31일 인스타그램에서 ‘#반려견한복’을 검색했다. 3300여 건의 게시물이 떴다. ‘#반려묘한복’을 검색한 결과는 140여 건이었다. 반려견 한복을 구입해 자신이 키우는 반려견에 입혀 함께 찍은 사진부터, 반려견 맞춤 한복 판매 또는 대여하는 업체들 사진까지 함께 볼 수 있었다. 한복 디자인도 전통 한복 외에 평상복으로 입기 좋은 개량 한복, 궁중에서 입을 법한 자수가 놓인 한복까지 다양했다. 동물을 키우지 않는 기자가 보기엔 일단 하나같이 귀여웠고, 무엇보다 사진에서 주인의 애정이 느껴졌다.

    반려동물도 한복 입자

    인스타그램에서 ‘#반려견한복’을 검색한 결과(왼쪽). 자체 디자인 한복 브랜드에서 새롭게 내놓은 반려견 전용 한복. [인스타그램 캡처, 사진 제공 · 한복조이]

    인스타그램에서 ‘#반려견한복’을 검색한 결과(왼쪽). 자체 디자인 한복 브랜드에서 새롭게 내놓은 반려견 전용 한복. [인스타그램 캡처, 사진 제공 · 한복조이]

    반려동물과 함께 사는 인구가 늘어나면서 반려동물 패션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추석 등 명절을 맞아 반려동물 한복을 맞추는 이들이 생겨난 것처럼 말이다. 주요 명품 브랜드뿐 아니라 전통적인 한복 제작업체도 이를 인식하고 반려동물 맞춤형 제품을 속속 내놓고 있다. 특허청에 따르면 애견 및 애묘 등 반려동물 상품과 관련된 상표 출원은 2014년 7546건에서 2019년 1만3256건으로 증가했고, 지난 5년간 반려동물 상품 상표 출원 증가율은 연평균 12% 이상 꾸준히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반려동물 산업은 2027년에는 6조 원 규모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는 성장세 높은 산업이다. KB경영연구소의 ‘2021 한국반려동물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말 현재 반려동물을 기르는 ‘반려가구’는 604만 가구로 한국 전체 가구의 29.7%를 차지한다. 반려인은 1448만 명으로 한국인 4명 중 1명 이상은 반려동물과 함께 살아가고 있는 셈이다. 반려가구 중에는 반려견을 키우는 가구가 80.7%(이하 복수 응답)로 가장 많고, 반려묘와 함께 사는 가구가 25.7%로 뒤를 이었다. 한국 반려견 수는 586만 마리, 반려묘 수는 211만 마리로 추정된다.

    ‘한국의류산업학회지’에 실린 연구논문 ‘패션 브랜드의 반려견 패션산업 진출 사례의 특성 고찰’에 따르면 반려동물 패션 시장은 고양이보다 강아지 쪽이 성장 가능성이 크다. 의류를 잘 착용하지 않는 반려묘와 달리 반려견은 추위 또는 주변 환경으로부터 몸을 보호하거나 보호자 기호에 따라 장식을 목적으로 옷을 입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반려견 스스로 옷을 고를 수 없기에 반려견의 옷 고르기는 부모가 어린 자녀의 옷을 고르는 것과 유사한 패턴을 지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강아지는 사람처럼 몸 전체가 아닌 발바닥 같은 특정 부위에만 땀샘이 있어, 단모종이나 추위를 잘 타는 반려견이 아니라면 옷이 땀을 흡수하거나 통기하는 기능을 갖출 필요는 없다.

    반려견 한복 수요가 늘면서 관련 제품을 새로 출시하는 업체도 증가했다. 서울 종로에서 자체 디자인 한복 브랜드 한복조이를 운영하는 노하나 대표는 혼주, 웨딩, 돌잔치 한복 외에 최근 반려견 한복 라인을 추가했다.

    반려견 한복 전시도 열려

    지난해 열린 ‘한복문화주간’ 행사에 나온 반려견 한복. [사진 제공 ·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

    지난해 열린 ‘한복문화주간’ 행사에 나온 반려견 한복. [사진 제공 ·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

    노 대표는 “고객이 자신의 반려견 치수를 재서 보내면 그에 맞춰 한복을 제작하고 배송한다”면서 “주문 제작은 인스타그램 DM으로 문의하면 되는데, 공장에 제작을 맡기는 게 아니라 장인들이 전통 한복 제작 과정처럼 손바느질로 만들다 보니 제작 기간이 보통 일주일가량 걸린다”고 말했다. 노 대표는 “다만 추석처럼 명절이 가까울 때는 주문이 많이 들어오기에 그보다 넉넉하게 기간을 두고 주문하는 게 좋다”고 덧붙였다.

    반려견 한복을 직접 살펴보고 싶다면 한가위를 맞아 한복 디자이너와 소비자가 직접 만날 수 있는 자리에 가보는 것도 좋겠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이 주관하는 ‘2022 한복문화주간’ 사전 행사와 ‘찾아가는 한복 상점’은 9월 1일부터 12일까지 경기 고양시 스타필드 고양에서 열린다. 스타필드는 반려견을 데리고 함께 쇼핑할 수 있는 대표적인 펫팸족 핫 플레이스다. 이번 행사에는 여러 한복 브랜드가 디자인한 성인·아동 한복 외에도 반려견 한복이 전시된다. 같은 장소에서 한가위 전통 놀이나 전통 꽃신(화혜) 만들기 등도 체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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