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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위기는 아직 오지 않았다, 내년 경기침체 대비하라”

거품 붕괴 예측한 김영익 서강대 경제대학원 교수의 ‘경제 전망’

  • 이한경 기자 hklee9@donga.com

“진짜 위기는 아직 오지 않았다, 내년 경기침체 대비하라”

김영익 서강대 경제대학원 교수. [지호영 기자]

김영익 서강대 경제대학원 교수. [지호영 기자]

“나는 지금 모든 자산 가격이 거품이라고 본다. 특히 미국 주식시장을 보면 아찔하다. 세계적 투자자 짐 로저스가 ‘평생 보지 못한 위기가 1~2년 안에 올 수 있다’고 했는데 나 역시 같은 생각이다. (중략) 올해는 한국 주식시장이 조금 반등하지만 내년에는 굉장히 많이 떨어질 곳으로 예상한다. 개인적으로는 2200까지도 보고 있다. (중략) 부동산도 역시 사이클이 있다. 집은 사는 곳이기에 원리금 상환 능력이 있다면 언제든 사서 보유하는 것이 맞지만, 지금 같은 시기에 돈을 빌려 집을 사는 것은 굉장히 위험하다. 지금 집값은 물가에 비해 너무 올랐다.”

주식과 부동산으로 대표되는 전 세계 자산시장이 거침없이 상승하던 지난해 10월 김영익 서강대 경제대학원 교수와 했던 인터뷰 내용이다. 1년이 채 안 된 지금 그의 말은 현실이 됐다. 지난해 6월 장중 3316.08까지 오르며 최고 기록을 세운 코스피는 올해 7월 2300선이 붕괴됐다. “대한민국에서 오를 수 있는 곳은 다 올랐다”는 말이 나올 만큼 뜨거웠던 부동산시장에도 제동이 걸렸다. 예측이 현실이 된 상황을 어떻게 보느냐고 물으니 김 교수는 “진짜 위기는 아직 오지 않았다”고 답했다.

미국 4분기부터 큰 폭의 마이너스 성장

2001년 미국 9·11 테러 직전 주가 폭락과 반등,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현 자산시장 붕괴 등을 예측해 ‘닥터 둠’(doom·파멸)으로 불리는 그에게 경제 및 자산시장 전망에 관해 물었다. 증권가 스타 애널리스트 출신인 그는 대신경제연구소 대표이사, 하나대투증권(현 하나금융투자) 부사장, 한국창의투자자문 대표 등을 지냈다.

“진짜 위기는 아직 오지 않았다”는 말은 어떤 의미인가.

“지금 미국 경제에 대해 경기침체에 빠졌느니 안 빠졌느니 논쟁이 한창이다. 올해 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했음에도 소비와 고용은 증가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내 예측으로는 3분기에 약간 플러스 성장을 했다 4분기부터 내년 상반기까지 큰 폭의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할 것 같다. 소비와 고용도 4분기부터는 감소할 거다.”

그럼에도 한국 증시는 일시 반등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왜 그렇게 보나.

“아직 상승 추세는 아니지만 3분기에는 조금 반등할 것으로 판단된다. 지금 단기적으로 주가가 저평가 국면에 들어섰다고 보기 때문이다. 얼마 전 환율이 1320원대까지 갔는데 이것 또한 한국 경제력에 비해 너무 높다. 그래서 외국인이 주식을 사면 주가가 반등할 것이라 생각했고, 7월 들어 매수에 나서면서 주가가 조금 올랐다. 지금 매수량이 줄어들고 있기는 하지만 앞으로 좀 더 사들일 것 같다. 그들이 원하는 만큼 주가가 안 올랐고 환율도 안 떨어졌기 때문이다. 미국 경제전문지 ‘블룸버그’의 컨센서스를 보니 연말 환율을 1260원 정도로 전망했다. 나도 같은 생각이다. 환율이 그 정도가 될 때까지는 외국인들이 주식을 사들여 주가가 오를 거다.



그렇지만 이런 현상이 일시적이라고 말하는 이유는 지금 한국 경기가 수축 국면에 접어들었기 때문이다. 앞으로 경기 흐름을 예측하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주가와 거의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데 올해 11~12월이 되면 또다시 급락하는 것으로 나온다. 그래서 올해 말부터 내년 상반기쯤 한국 주가, 미국 주가 모두 또 급락할 수 있다. 코스피가 2200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보는 이유다. 뒤집어 말하면 주식을 싸게 살 시점이 또다시 오고 있는 셈이다.

사실 미국 10년 국채수익률과 한국 국채수익률은 이미 정점을 찍고 계속 떨어지고 있다. 시장금리가 떨어진다는 것은 앞으로 물가상승률과 경제성장률이 하락한다는 뜻이다. 그래서 이번에 통화긴축 완화 기대로 주가가 반등해도 그다음 기다리는 것은 경기침체다.”

결국 경기침체는 어떻게 해도 온다는 뜻인가.

“그렇다. 사실 중앙은행은 금리를 올리면 경기가 나빠진다는 사실을 안다. 그럼에도 물가 안정을 위해 금리를 올릴 수밖에 없다. 금리를 올리면 올릴수록 시차를 두고 소비와 투자가 줄어든다. 그래서 이미 채권시장에서 발생한 거품이 많이 붕괴됐고 주식시장은 붕괴되는 과정에 있다. 문제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거다. 주식은 내년 상반기 한 번 더 떨어질 수 있고 부동산 거품은 이제 붕괴되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이런 상황에 어떻게 대비해야 하나.

“이 시기가 지나가기를 그냥 기다려야 한다. 주식을 가진 사람이라면 오래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 그래서 지금은 현금을 많이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내년에 많은 기업이 도산한다

[GETTYIMAGES]

[GETTYIMAGES]

상승과 하락, 급등과 폭락을 오가는 주식투자를 계속하는 것이 맞나.

“그렇다. 한국 임금소득은 별로 안 오르고 은행 금리는 너무 낮기 때문이다. 은행에 예금만 해서는 절대 돈을 불릴 수 없는 시대다. 주가는 장기적으로 오른다. 내 경우에는 투자자금의 90%가량을 주식으로 갖고 있는데, 지난해 말부터 인버스를 많이 사 리스크 관리를 했다. 또 3분기에 주가가 많이 오를 것으로 생각해 주식을 많이 사놨다. 10~11월쯤으로 예측하는데 좀 더 빨라질 수도 있다. 그때 주식을 처분해 현금으로 보유하려고 한다. 주식시장이 좋든 나쁘든 배당투자는 꼭 할 것을 권한다. 구체적으로 KT 같은 종목이 좋다고 말씀드렸는데, 올해 코스피는 20% 이상 떨어졌어도 KT는 20% 넘게 올랐다. 나는 돈이 생기면 은행에 맡기지 않는다. KT 같은 주식은 장기적으로는 오르니까 그런 주식을 계속 사놓았다. 배당도 받으면서.”

주식 외에 추천하는 투자상품은 없나.

“두세 달 전부터 10년 만기 국채를 사라고 했는데 3.8%까지 올라갔던 금리가 3.1%까지 떨어졌다. 금리가 떨어지면 채권 가격이 올라가니까 3.8%일 때 산 사람은 지금 돈을 벌고 있다. 물론 지금은 그때에 비해 금리가 낮아졌지만 앞으로 경기가 나빠지면 금리는 더 떨어질 수밖에 없으니 돈을 은행에 맡길 바에야 국채를 사라고 권한다. 10년 만기 3% 국채를 사면 10년 동안 그만큼 이자를 받을 수 있고, 혹시라도 도중에 금리가 떨어지면 팔아서 시세차익도 누릴 수 있다. 만약 내년 상반기에 주가가 많이 떨어진다, 금리도 떨어진다 그러면 그때 채권을 팔아 주식투자를 하면 된다. 국채는 ETF(상장지수펀드)로도 살 수 있다.”

최근 기준금리가 오르면서 저축은행에서는 3.8% 예금상품도 나오고 있다. 이런 것에 투자하는 것은 어떻게 보나.

“원리금 5000만 원까지는 정부가 보장해주니 들어도 된다. 하지만 그 이상 투자하는 것은 위험하다. 나는 내년에 경제가 굉장히 어려워지리라고 본다. 그럼 사람들이 불안해 저축은행에 돈을 맡기지 않게 되고, 유동성 위기가 발생해 저축은행들이 어려워질 수 있다. 게다가 저축은행 상당수가 부동산 관련 투자를 많이 하고 있는데, 내년에 부동산 가격이 떨어지면 부실이 드러날 수밖에 없다. 저축은행에는 정부가 보장해주는 만큼만 넣고 나머지는 국채를 사는 것이 낫다.”

‘경기침체’는 어떤 모습으로 나타날까.

“아마 많은 기업이 도산할 거다. 한국은행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기업 36%가 이자보상배율(기업이 영업이익에서 얼마를 이자비용으로 쓰고 있는지 나타내는 수치)이 1 미만이다. 1년간 발생한 영업이익으로 이자도 못 갚는다는 의미다. 금리는 올라가는데 경기가 나빠지니 이익이 줄어들 수밖에 없어 지금 다들 버티고 있는 거다. 하지만 버티는 데 한계가 있으니, 앞으로 신문에 어떤 기업이 부도가 났네, 구조조정이 됐네라는 보도가 많이 나올 수 있다. 또 지금 한국 가계부채가 약 1860조 원인데 가계 원리금상환부담비율은 40%다. 100만 원을 벌면 40만 원을 원리금 갚는 데 써야 하지만, 경기가 나빠지고 일자리가 줄면 갚을 능력도 없어진다. 최근 빚을 내 집을 산 많은 2030세대가 굉장히 힘들어질 수밖에 없다. 그래서 정부가 나서 부채를 탕감해준다는 말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취약계층의 부채 탕감에 관해 말들이 많다. 이런 부채 탕감이 옳은 것인가.

“경제 원리에는 안 맞다. 형평에도 어긋난다. 그렇게 하면 사람들이 일 안 하고 그냥 대출을 받아서 쓰다 정부가 갚아주겠지 하는 모럴해저드가 확산된다. 그럼에도 정부가 부채 탕감에 나서는 이유는 그들이 빚을 못 갚을 경우 신용불량자가 되고, 살아가면서 다양한 사회 문제를 일으킬 수도 있기 때문이다. 내가 항상 유튜브 경제 채널 등에 나가서 하는 말이 ‘젊은 사람은 근로소득을 얻어야 한다. 은행에 1억 원을 맡기면 한 달 이자가 10만 원이 조금 넘는데 지금 어떤 일을 해서 10만 원을 벌면 금융자산 1억 원을 갖고 있는 것과 똑같은 현금 흐름’이라는 것이다. 지금 시장금리가 떨어지고 있어 기준금리도 조만간 떨어질 거다. 잠시 금리가 올랐지만 우리는 구조적으로 저성장-저금리 시대를 살고 있다. 저금리라는 것은 경제성장률이 떨어진다, 내 임금이 별로 오르지 않는다, 내 일자리가 많지 않다는 의미인데, 그동안 사람들은 금리가 떨어지니 빚을 내 주식, 코인, 부동산을 샀다. 하지만 이제는 모든 상황이 변했다.”

전국 평균 집값 30~40% 과대평가

부동산시장은 어떻게 될까.

“이제 얼마나 떨어지느냐만 남았다. 추세라는 것은 정책으로 못 막는다. 지난 정부가 28번 억제책을 내놨지만 결국 추세를 꺾지 못했다. 자산 가격이 떨어질 때는 연착륙이라는 것이 없다. 지난해 4월 일평균 수출로 봤을 때 주식시장이 과대평가됐다고 판단해 주식을 팔라고 했는데, 현 주가가 최고점 대비 30%, 1000포인트 이상 떨어져 오히려 과소평가 영역으로 들어갔다. 마찬가지로 부동산도 경착륙이다. 소득이나 물가 등을 기준으로 볼 때 전국 평균 집값이 30~40% 과대평가됐다. 그만큼 떨어져야 한다는 얘기다. 무엇보다 소득에 비해 너무 과대평가됐다. 서울 가구소득 대비 주택 가격 비율(PIR)이 지난해 말 19배였는데, 올해 1분기에는 조금 떨어져 18.4배였다. 평균 소득을 가진 사람이 서울의 평균적인 집을 사려면 18~19년간 월급을 한 푼도 쓰지 않고 저축해야 한다는 뜻이다. 과거 장기 평균은 10배였다. 앞으로 소득은 조금씩 오를 거라서, 그 간격을 좁히려면 집값이 많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이번 정부가 주택 250만 호 공급 계획을 세웠는데, 이런 상황에서 다 지을 수도 없겠지만 만일 지으면 미분양이 엄청나게 생길 거다. 부동산시장 하락은 최소 3년, 4~5년까지도 갈 수 있다.”

되짚어보면 모든 자산 가격에 거품이 낄 수 있으나 결과적으로는 평균가로 회귀하는 듯하다.

“그렇다. 결국 적정가로 수렴한다. 유동성이 풍부할 때는 모든 자산의 펀더멘털이 과대평가된다. 하지만 지금은 유동성이 축소되는 국면이다. 이럴 때는 모든 자산 가격이 본질 가치로 돌아오는데, 자산 가격에는 연착륙이 없으니 본질 가치 밑으로 떨어지고, 본질 가치가 없는 것들은 시장에서 사라진다. 일부 코인이 대표적 예다. 그리고 일정 시간이 지나 본질 가치가 있는 것들은 제 가격으로 회복한다. 그것이 사이클이다.”

그럼에도 지난해 10월 ‘주간동아’와 인터뷰에서 “평생 보지 못한 폭락이 온다”고 했을 때는 그 말을 믿지 않는 이가 많았다.

“만유인력의 법칙으로 유명한 아이작 뉴턴은 과학자이면서 금융 관리도 잘했던 인물이다. 그는 ‘남해주식회사 거품’ 초기 돈을 벌었다가 결국 큰돈을 잃고 말았다. 그때 그가 한 말이 ‘천체 움직임은 측정할 수 있지만 인간의 광기는 측정할 수 없다’였다. 사실 그때 비관론을 말하는 사람은 나 혼자뿐이라 욕도 많이 먹었다. 그럼에도 세게 말한 이유는 과거 금융회사를 다니면서 두 번의 실수를 했기 때문이다. 내 이름을 내세워 회사에서 상품을 팔며 투자자를 모을 때 아니라고 생각하면서도 끝까지 말리지 못한 결과 많은 분이 손실을 입었다. 그래서 지난해 그때를 반성하면서 투자자들의 손실을 막아야겠다고 생각했다. 학교로 와서 좋은 점이 합리적인 데이터만 있으면 무슨 말이든 해도 된다는 거다.”

다시 주식으로 돌아가 급반등 시기에 주식을 팔라고 했는데, 모든 주식을 처분하라는 의미는 아닐 것 같다.

“좋은 주식은 오래 가져가도 된다. 하지만 저성장 구조에서는 경제 규모 파이가 줄어드니까 경쟁력 없는 기업은 퇴출된다. 그래서 집사람에게도 갖고 있는 40여 개 종목을 15개로 줄여보자고 했다. 주식투자자는 지금 30~40% 손해를 봤을 텐데 우량 기업이 아니라면 손실을 봤다고 생각지 말고 처분하는 편이 낫다. 내년에는 그 기업이 없어지거나 그 이상 손해가 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 주목해야 하는 시장은 아세안

내년 이후 주식시장은 어떻게 전망하나.

“주가는 떨어지면 반등한다. 하지만 추세적 상승은 아니라서 박스권이 될 것 같다. 2200까지 내려갔던 주가가 내후년에는 3000까지 갈 것이라고 본다. 물론 전고점이던 3300을 넘어야 대세 상승인데, 그것을 넘기는 굉장히 힘들 전망이다. 그래도 기다리면 그 시기는 온다. 그 대신 하락기는 주식을 사놓기에 좋은 시기다. 내년에는 더 떨어질 수 있으니 나도 올해 말 30%, 내년 70%로 분산해 주식을 사려고 계획하고 있다.”

미국 증시에 비관적인 입장을 내비쳤다. 아직도 같은 생각인가.

“국내 투자자들이 사들인 미국 주식 상위 10개 종목의 평균 수익률이 -51%다. 물론 일부 반등도 했지만 내 생각엔 한국 주가는 저평가 영역에 들어선 반면, 미국 주가는 아직도 고평가 영역에 있다. 최소한 10%, 많게는 20% 더 떨어질 수 있다. 지난 10년 동안 미국 주가는 오르기만 했기 때문에 아직도 미국이 좋다고 말하지만, 미국의 호시기는 1990년대 생산성 향상을 이뤄 2007년까지 이어진 고성장-저물가 시절이었다. 이후에는 미국 사람들이 소비를 많이 해 가계가 부실해졌고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오면서 그 기세가 많이 꺾였다. 갈수록 세계경제에서 미국 경제 비중이 낮아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중국 경제성장률도 떨어지고 있다. 이제 주목해야 할 곳은 어디인가.

“소득이 증가하면서 소비가 늘고 한국 무역에서 비중도 큰 곳은 아세안(동남아시아국가연합)이다. 지난해에는 인도와 베트남 주가가 많이 올랐는데 올해는 인도네시아 주가가 플러스다. 인도네시아는 인도 다음으로 인구가 많고 자연자원도 많아 성장 가능성이 크다. 아직 인도네시아 투자를 위한 ETF 상품이 없지만 조만간 많이 나오는 것으로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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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동아 1352호 (p22~25)

이한경 기자 hklee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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