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350

2022.07.29

김명철·설채현 수의사에게 듣는 슬기로운 반려동물 피서법

  • 구희언 기자

    hawkeye@donga.com

    입력2022-08-03 10: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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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름철 반려동물과 함께 건강을 챙기며 슬기롭게 생활하는 방법을 전문가들로부터 들었다. [GETTYIMAGES]

    여름철 반려동물과 함께 건강을 챙기며 슬기롭게 생활하는 방법을 전문가들로부터 들었다. [GETTYIMAGES]

    그냥 앉아만 있어도 푹푹 찌고, 습해서 기운 빠지고, 불쾌지수까지 올라가는 계절이다. 사람도 이런데 말 못하는 동물은 오죽할까. 눈빛만 봐도 반려동물이 지금 어떤 생각을 하고 뭘 필요로 하는지 알 수 있다면 좋겠지만 그럴 수 없는 이가 더 많기에 준비했다. 고양이 전문 수의사 ‘미야옹철’ 김명철 N동물의료센터 노원점 원장과 ‘수레이너’ 설채현 놀로 행동클리닉 원장으로부터 직접 들은 반려묘·반려견 여름철 건강관리 꿀팁이다. 김 원장은 유튜브 채널 ‘미야옹철의 냥냥펀치’, 설 원장은 유튜브 채널 ‘설채현의 놀로와’를 운영하며 많은 반려동물 가족에게 노하우를 전수하고 있다.

    고양이 집사를 위한 꿀팁
    [도움말 김명철]

    반려묘가 더위를 타는지, 더위를 먹었는지 어떻게 알 수 있을까요.

    “반려동물이 더위를 타는 상황인지는 쉬는 장소의 변화를 보면 알 수 있습니다. 화장실 타일 바닥, 현관 출입구 대리석 등에서 자거나 쉰다면 더위를 타기 시작했다는 의미죠. 또 온종일 움직임과 식욕이 줄고 자주 입을 벌려 숨을 쉰다면 더위가 견디기 힘들 정도가 됐다는 뜻입니다.

    다만 이 정도라면 실내 평균 온도 관리만 잘 해도 상태가 개선되니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다만 활력 저하와 체중 감소가 동반되면 컨디션 이상이 의심되니 진료를 받으세요. 또한 밀폐된 차량에 방치됐다면 열사병이 의심될 수 있어 응급 내원이 필요한데요. 이럴 때는 큰 타월을 물에 적셔 반려동물을 감싼 뒤 시원한 바람을 쐐주면서 체온을 낮추는 기본 처치를 해주세요.”

    반려묘 목욕은 얼마나 자주 시키는 게 좋나요. 털 관리는 어떻게 하면 좋은지 알려주세요. 여름에 빗질을 더 자주 해주는 게 체온 조절에 좋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실제로 도움이 될까요.

    “반려동물은 사람처럼 전신에 땀샘이 있지 않아 여름철이라고 해서 다른 계절보다 더 자주 목욕할 필요는 없습니다. 게다가 고양이는 매일 많은 시간을 그루밍에 할애하기 때문에 평소에도 목욕의 필요성은 없어요. 다만 여름철에 털을 잘 말리지 않으면 습하고 높은 기온 탓에 피부 습진이 발생할 수 있으니 목욕 후에는 털을 꼼꼼히 말려줘야 합니다. 아무래도 여름철에 털이 뭉쳐 있으면 통풍이 잘 안 되고 날씨도 덥고 습해 피부 손상이 생길 수 있으니 평소보다 신경 써서 빗질을 해주면 좋겠죠. 더위를 많이 타는 종이라면 털을 미는 게 체온 관리에 도움이 되기도 합니다.”

    반려묘와 함께 생활하고 있다면 실내 온도를 일정하게 유지하고 털을 자주 빗기는 게 좋다. [GETTYIMAGES]

    반려묘와 함께 생활하고 있다면 실내 온도를 일정하게 유지하고 털을 자주 빗기는 게 좋다. [GETTYIMAGES]

    에어컨을 너무 오래 켜두면 반려동물에게 안 좋을까요. 반려묘와 사는 집에서 냉방할 때 주의할 점은 무엇인가요.

    “단순히 에어컨 바람만으로 반려묘에게 문제가 되지는 않습니다. 다만 실내 온도가 너무 낮거나, 보호자 부재 시에는 너무 덥다가 보호자가 오면 너무 추워지는 식으로 실내 온도가 종잡을 수 없는 상황이 반려묘에게는 더욱 힘듭니다. 항상 실내 온도는 27~28도로 일정하게 유지하고, 냉방 중에는 3~4시간마다 10분씩 환기해주세요. 에어컨 사용 전에는 미리 잘 청소해서 유해 세균이나 곰팡이균이 증식해 반려묘의 호흡기를 위협하는 걸 예방해야 합니다.”



    더운 여름엔 반려묘도 사람처럼 물을 자주 마시게 해야 할까요.

    “여름철 음수는 반려묘가 마시고 싶을 때 언제든 마실 수 있도록 해주는 걸로 충분합니다. 사람처럼 여름에 차가운 물을 너무 많이 마셔서 배탈이 나거나 하지는 않습니다. 가끔 물그릇에 얼음을 한두 개 띄워준다면 반려묘의 즐거운 놀이터이자 음수 장소가 될 수 있습니다.”

    습식 사료를 주는데 날이 덥고 습해서 신경이 쓰이는데요. 반려묘 밥을 줄 때 주의할 점을 알려주세요.

    “여름철 습식 사료 급여 시 주의가 꼭 필요합니다. 급여 후 반나절 이상 실온에 방치하면 부패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죠. 습식 사료는 보호자가 함께 있을 때 급여하고, 남은 사료는 2시간 이상 방치하지 말아야 합니다. 대용량 건식 사료도 개봉하고 오래 방치해두면 변패하거나 곰팡이도 생길 수 있으니 소포장 제품을 구입하거나 소분 후 밀폐 관리를 해야 합니다.”

    여름에 반려동물이 꼭 먹어야 할 약이나 맞아야 할 주사가 있을까요.

    “여름철에는 모기가 기승을 부리는데, 심장사상충은 모기를 매개로 해 개와 고양이가 모두 감염될 수 있으니 주의가 필요합니다. 특히 매달 바르는 종합구충제(심장사상충 예방 효과 포함)를 잘 사용하고, 야외 활동이 많은 개의 경우 외부 기생충 예방을 위해 구충 범위가 넓은 종합구충제를 선택하는 게 좋습니다.”

    강아지 집사를 위한 꿀팁 
    [도움말 설채현]

    강아지와 산책할 때는 그늘로만 다니거나 해뜨기 전후로 산책 시간을 조정하는 게 좋다. [GETTYIMAGES]

    강아지와 산책할 때는 그늘로만 다니거나 해뜨기 전후로 산책 시간을 조정하는 게 좋다. [GETTYIMAGES]

    반려견과 산책할 때 햇볕이 너무 뜨거우면 신발을 신기는 게 나을까요. 아니면 산책을 쉬거나 경로 또는 시간을 바꾸는 게 나을까요.

    “반려견과 산책할 때는 딱딱한 신발보다 발을 모양대로 잘 감싸주는 코반이나 양말을 신기는 게 좋습니다. 하지만 이 방법 역시 아스팔트의 열기를 막아줄 수는 없고 발의 땀 증발을 방해하기에 해가 들지 않는 그늘로만 산책하거나 해뜨기 전후 바닥이 뜨겁지 않은 시간에 맞춰 산책하는 게 낫습니다. 또한 더운 여름에는 무리하게 산책하지 말고, 적절한 휴식시간을 가지면서 물을 마실 수 있게 해주세요.”

    반려견이 더위를 먹은 상태인지 어떻게 알 수 있을까요. 병원에 데려가야 할 증상에는 어떤 게 있을까요.

    “반려견이 더위를 먹으면 초기에는 평소보다 체온이 높아지고 무기력, 과도한 헥헥거림으로 인한 호흡 곤란은 물론, 침이 끈적거리고 입안의 점막이 마르거나 색이 짙은 적색, 보라색, 청색 혹은 창백하게 변할 수 있습니다. 그대로 방치하면 구토나 설사, 심박수 증가, 의식불명, 근육 떨림, 발작 등이 나타나기도 하니 빨리 병원에서 진료를 받아야 합니다.

    증상이 심하지 않다면 즉시 더운 환경에서 벗어나 적당히 시원한 물을 마시고 싶은 만큼 마시게 하고 물에 적신 타월을 사용해 반려견의 몸을 닦아줘야 합니다. 이때 타월을 몸에 두르면 오히려 열을 가두기에 적시듯이 닦기만 하세요. 또한 축축해진 털에 약간의 바람을 불어주면 체온을 낮추는 데 도움을 줍니다.”

    반려견 목욕물 온도는 어떻게 맞추는 게 좋을까요. 여름철 털 관리 팁도 궁금합니다.

    “반려견의 체온은 38~39도 정도라 사람이 느꼈을 때 적당히 따뜻한 온도로 목욕시키는 게 좋습니다. 산책 후 너무 더운 것 같아 차가운 물로 목욕시키면 혈관이 수축해 오히려 열 발산이 방해돼 좋지 않습니다. 목욕 주기는 털 상태에 따라 다른데 2~3주에 한 번, 털이 짧은 반려견은 한 달에 한 번이 적당합니다. 너무 자주 목욕해도 피부 오일층이 손실돼 피부가 약해지고 간지러움을 타거나 털이 건조해질 수 있습니다. 털은 반드시 잘 말려주시고요.

    털을 너무 바짝 밀면 오히려 햇빛에 피부가 그대로 노출돼 자극을 받고 더 더울 수도 있습니다. 특히 이중모 반려견은 겉털이 햇빛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하고 속털이 빠지면서 공간 사이로 바람이 잘 통해 시원할 수 있기 때문에 한 번에 밀어버리면 오히려 나중에 엉키면서 자라 좋지 않습니다.”

    날이 너무 더워서 에어컨을 종일 켜두고 있는데 반려견 건강에 안 좋을까 걱정입니다. 에어컨보다 선풍기를 쓰는 게 나을까요.

    “반려견은 사람보다 체온이 1~2도 높기에 에어컨을 너무 낮은 온도로 설정하면 체온이 떨어질 수 있어요. 여름철 실내 적정 온도는 이중모와 장모종은 23도, 단모종은 25도입니다(겨울에는 20~22도). 실내 온도가 조금 낮다면 얇은 옷을 입히고 담요도 준비해주세요. 사람은 땀이 나기에 선풍기의 미지근한 바람으로도 시원함을 느낄 수 있지만 반려견은 몸 전체적으로 땀이 나지 않아 큰 효과는 없습니다. 헥헥거릴 때 입을 벌리는 경우 선풍기 바람으로 입안의 열을 더 빨리 내보낼 수는 있겠지만 냉풍기나 에어컨을 쓰는 편이 낫습니다.”

    하루에 물은 얼마나 자주 마시게 하는 게 좋을까요.

    “반려견이 하루에 마셔야 하는 물 적정량은 ㎏당 50~70㎖입니다. 반려견은 헥헥거리면서 입안의 침을 증발시켜 체온 조절을 하기에 더운 여름철에 산책할 때는 평소보다 물을 약간 더 마실 수 있습니다. 다만 100㎖ 이상 마신다면 당뇨나 쿠싱 같은 질병을 의심해봐야 합니다.”

    여름철 반려견 밥을 줄 때 신경 써야 할 부분은 무엇인가요.

    “습식 사료는 세균이 자라기 쉽고 금방 상하기 때문에 더운 여름철 실온에 2시간 이상 두면 안 됩니다. 건식 사료도 하루 이상 실온에 두면 상할 우려가 있으니 관리에 주의하세요.”

    반려견이 여름에 꼭 챙겨 먹어야 할 약이나 맞아야 할 주사가 있나요.

    “심장사상충은 모기가 심장사상충에 걸린 강아지의 피를 빨아먹은 뒤 또 다른 강아지의 피를 빨아먹을 때 유충이 전염돼 생깁니다. 성충이 되기까지 평균 50일 정도가 걸리는데, 유충 상태일 때만 예방약으로 치료할 수 있으니 한 달에 한 번씩은 예방을 해주는 게 좋습니다. 특히 모기가 많은 여름철이나 초가을에는 반드시 예방이 필요합니다. 습하고 더운 날씨 때문에 아토피성 피부염이 심해진다면 병원에서 원인을 찾아 증상을 완화하는 약이나 주사를 처방받아 치료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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