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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망한다, 주식은 답이 없다? 삼성전자·현대차 비중 늘려라”

윤지호 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원/달러 환율 움직임 주목”

  • 최진렬 기자 display@donga.com

“세상 망한다, 주식은 답이 없다? 삼성전자·현대차 비중 늘려라”



“요즘은 유튜브에서 ‘세상이 망한다’고 이야기해야 인기가 많다(웃음). ‘10년 만의 위기다’ ‘주식은 답이 없다’ ‘내년이나 내후년에 기회가 올 것이다’라는 식이다. 주식투자하다 상처받은 분이 많다 보니 부정적 시각에 더 호응하는 분위기다.”

5월 30일 서울 영등포구 사무실에서 만난 윤지호 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이 최근 침체된 투자 분위기를 전하면서 한 말이다. 하지만 윤 센터장의 생각은 반대다. 그는 “사람은 다수 의견에 속하고 싶어 한다. 하지만 주식시장은 소수가 승자가 되는 곳”이라고 말했다. 이어 “주변 사람들이 다 공포에 빠졌을 때 다른 생각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윤지호 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이 5월 30일 서울 영등포구 사무실에서 ‘주간동아’와 인터뷰하고 있다. [지호영 기자]

윤지호 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이 5월 30일 서울 영등포구 사무실에서 ‘주간동아’와 인터뷰하고 있다. [지호영 기자]

“답은 나왔다”

윤 센터장은 브로커, 주식 운용, 애널리스트를 두루 거친 증권가 베테랑이다. 한화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을 지냈고 지금은 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센터를 이끌고 있다. “좋은 주식은 좋은 기업과 좋은 주가의 만남”이라는 것이 그의 일관된 투자 철학이다. 같은 이유로 최근 윤 센터장이 주목하는 회사는 삼성전자다. 삼성전자가 좋은 기업에서 좋은 주식으로 거듭났다고 분석해서다. 그는 “주가가 9만 원일 때 삼성전자는 좋은 기업일지언정 좋은 주식은 아니었다”면서 “주가가 더 떨어진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고 말했다.

윤 센터장은 지난해 7월 ‘주간동아’와 인터뷰에서도 “2021년 상반기처럼 여러 사람이 10만 전자를 이야기한다고 삼성전자에 투자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당시 ‘7만 전자’와 ‘8만 전자’를 넘나들던 시기였지만 “기업가치 평가가 호황기이던 2018년 수준”이라며 투자에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다. 과열된 시장과 반대로 신중한 의견을 낸 것이다. 하지만 이날 인터뷰에서는 “비중을 늘려야 할 시기”라고 말했다.



최근 한국 기업의 주가가 하락 혹은 정체 추세인데.

“이익은 ‘P(가격)×Q(판매량)―C(비용)’이다. 판매량을 늘리기 위해 설비 투자를 크게 강화할 수 있는 기업은 어디일까. 한국은 지난 5년간 유효 법인세율이 가장 많이 높아진 나라 중 하나다. 향후 세금 감면 등 수혜를 입어 이익이 늘어나는 기업을 찾아야 한다. 시장에서 관련 움직임이 꾸물꾸물 나타나고 있다. 다수의 동의를 받지 않았을 뿐, 답은 이미 나왔다.”

답이 나왔다?

“한국은 아주 간단한 나라다. 글로벌 기준에서 표준이 되는 기업이 몇 개 안 된다. 이들 기업에 매수세가 나타날 때 지수가 움직인다. 지난해 삼성전자 비중 축소를 이야기했지만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삼성전자 주가가 (고점 대비) 25~27% 감소했다. 그 사이 원/달러 환율도 1100원에서 1280원으로 올랐다. ‘달러 베이스’인 외국인투자자 입장에서는 주가가 40% 가까이 빠진 상황이다. 매도하기에는 조정 폭이 너무 크다. 원화가 조금만 강세를 보여도 상당히 매력적인 투자처로 느껴질 것이다. 삼성전자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이 역사적 평균값에 도달했다. 주가가 더 내려갈 수 있겠지만, 최소한 이 가격 이상으로 다시 올라올 것이다.”

주목하는 지표가 있나.

“원/달러 환율이다. 여러 악재가 집약돼 상황이 최악으로 치달으면 원/달러 환율이 1300원 근처까지 가곤 한다. 훗날 상황이 지나고 나서 보면 항상 그때가 기회였다. 환율이 1300원 근방에 갔다 1100원으로 떨어지는 국면에서 한국 증시는 상당히 강했다. 외국인들의 매도세가 나타나고 있지만 원화가 조금 강해지면 진정될 것이다. 이때가 성장성 있는 한국 증시가 부각되는 때다. 머지않았다고 본다.”

“유동성 빠지면 기업 실체 드러나”

올해 양적긴축과 금리인상이 동시에 추진된다. ‘위기의 시기’로 보는 시선도 많은데.

“시장 전망이 좋지는 않다. 다만 유동성이 빠지면서 (기업들) 실체가 드러나기 시작할 것이다. 기업이익과 경기가 시장에서 생각하는 것처럼 최악의 상황이 아닐 확률이 높다. 2분기에는 위험을 다소 감수하더라도 주식 비중을 늘려야 한다. 그중에서도 삼성전자, 현대차 등 한국 수출 대형주 비중을 늘려야 할 시기다.”

한국 시장을 추천하는 이유가 있나.

“미국 대비 한국 시장의 변동성 수준이 매우 낮아졌다. 새 정부 역시 친기업 정책을 내놓을 가능성이 높다. 법인세 인하 같은 정책이 나올 수 있다. 오랜만에 한국 증시를 구성하는 대표 기업 또는 대기업 집단에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될 전망이다. 원/달러 환율이 점차 내려가 1200원 근처로 가는 사이클이 올 때 무슨 기업이 주인공이 되느냐는 너무나 뻔하다. 약세를 보이던 원화가 강해질 때, 글로벌 경기가 최악의 상황에서 벗어나려 할 때 한국 증시는 상대적으로 강했다.”

인플레이션이 경기침체로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 보는가.

“공급망 이슈 때문에 물가가 잡히지 않고 있어 사람들이 공포에 사로잡혔다. 경기침체가 오고 금융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는, 너무 앞서나간 우려도 보인다. 물론 향후 여러 경제지표가 전반적으로 좋지 않게 나타날 것이다. 최근 주가가 떨어진 이유이기도 하다. 중요한 것은 1~2년 후 경기가 정말 최악의 상황으로 치달을 것인지 여부다. 공급망 이슈가 어떻게 진정될지에 주목해야 하고, 숲보다 나무에 집중해야 할 시기다. 내년에 경기침체가 올 수 있다며 다들 대비하고 있기도 하다. 경기침체가 오더라도 연착륙 형태일 확률이 높다.”

“단기매매 시대다 말하겠지만…”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왼쪽부터)의 안내를 받으며 5월 20일 경기 평택시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을 시찰하고 있다. [뉴시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왼쪽부터)의 안내를 받으며 5월 20일 경기 평택시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을 시찰하고 있다. [뉴시스]

주목하는 모멘텀이 있나.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격화돼 글로벌 경제위기에 처할 테고, 한국은 더 힘들어질 것’이라는 논리를 펼치는 사람이 많다. 이대로라면 미국과 중국이 공멸할 수 있는 상황이다. 두 나라가 관세정책 등에서 조금씩 손을 내밀 수 있을 것 같다. 지나치게 낙관적인 시각이라 생각하겠지만, 반대로 지금이 지나치게 비관적이다. 미국과 중국이 대만에서 전쟁할 수 있다고 이야기하는데, 두 나라는 이미 경제적으로 너무 많이 엮였다. 4분기 중 미국 중간선거가 끝나고, 중국 시진핑 정부도 새롭게 출범한다. 미국이 중간선거 등 정치적 이슈 때문에 (중국에) 손을 못 내밀고 있는데, 이후 관계가 개선되지 않을까.”

투자할 때 조심해야 할 기업이 있다면.

“지금은 자신 있는 기업은 설비에 투자해야 하고, 그렇지 못한 기업은 비용 축소 노력을 펼쳐야 한다. 비용은 비용대로 늘리고 설비투자도 하지 않는 기업은 더 힘들어질 가능성이 크다. 최근 횡령 문제가 있었지만 아모레퍼시픽은 중국 법인 규모를 축소하며 비용을 줄이려 노력하고 있다. 반면 IT(정보기술) 기업의 경우 인력 스카우트 전쟁을 벌이느라 인건비를 늘리고 있다. 후자는 주가가 부진하지 않을까. 단순히 ‘장기투자하다 보면 과거 주가를 회복할 것’이라는 논리에 매몰돼선 안 된다.”

불안해하는 투자자에게 들려주고 싶은 말은?

“자신의 재무 상황을 제대로 분석하는 것이 먼저다. 돈을 조달할 수 있는 능력이 된다면 지금 무엇이 두렵겠나. 개인이 느끼는 공포는 각자 재무 상황과 연동된다. 또한 요즘 같은 상황에서는 서둘러선 안 된다. ‘단기매매 시대가 왔다’는 말이 유행할 것이다. 서점을 둘러보니 주식 트레이딩 관련 책이 많더라. 하지만 지금은 중장기매매의 시간이다. 변동성이 나타나는 구간에서 좋은 주식이 보인다면 분할해서 사라.”

‘포스트 코로나’ 국면인데 참고해야 할 점은 없나.

“코로나19로 생긴 가장 큰 변화는 무엇일까. ‘물가가 움직이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통제 못 하는 물가는 두려울 수 있지만, 적절한 인플레이션은 주식시장에 나쁘지 않다. ‘적절한 인플레이션은 어느 정도인가’에 대한 기준이 2~3년 사이 달라질 공산이 크다. 이러한 변화 움직임에 맞춰 투자전략을 새로 짠다면 훗날 ‘지금이 기회의 때였다’는 사실을 알게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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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동아 1342호 (p22~24)

최진렬 기자 displ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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