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337

2022.04.29

블록체인 기반 웹 3.0으로 ‘창작자 경제’ 모델 부상

아바타 NFT화 모든 인터넷 공간서 활용… 대기업 플랫폼 독점 견제

  • 김지현 테크라이터

    입력2022-05-03 10: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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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유니콘 기업 ‘지니스’가 개발한 디지털 아바타들. [사진 제공 · 지니스]

    미국 유니콘 기업 ‘지니스’가 개발한 디지털 아바타들. [사진 제공 · 지니스]

    미국 ‘뉴욕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에서 암호화폐와 블록체인 기술 관련 비즈니스에 몰린 투자금은 약 270억 달러(약 34조 원)에 달한다. 이 같은 투자자의 관심은 올해도 계속되고 있다.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토큰 이코노미, 디파이(DeFi: 탈중앙화 금융시스템), NFT(대체 불가능한 토큰), DAO(탈중앙화 자율조직) 등 다양한 비즈니스가 암호화폐 활용 가치를 창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앙집권화’ 기존 웹 한계

    과거 암호화폐가 투기와 욕망의 기술로 오해받으며 암호화폐 거래소 투자 외에 용처가 모호하던 것과는 대비된다. 최근 블록체인 기술은 무역 거래, 탈중앙화된 글로벌 금융서비스, 디지털 예술품의 소유권 보장 및 거래에도 폭넓게 쓰이고 있다. 이 같은 시장 확대에서 특히 주목되는 것이 블록체인을 바탕으로 한 새로운 웹 3.0의 태동이다.

    인터넷 공간이 태동한 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 웹 1.0은 서버-클라이언트 방식이었다. 인터넷 홈페이지 운영자마다 서버를 갖추고 웹 호스팅업체로부터 서버를 임차하는 웹 운영 형태였다. 서버나 시스템 설비에 많은 비용이 드는 것이 한계였다. 뒤이은 웹 2.0은 클라우드 기술을 바탕으로 인터넷 운영시스템을 통합적으로 운영하는 것이 뼈대다. 유튜브, 페이스북 등 다양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등장하면서 인터넷 이용자의 다자 간 소통이 가능해졌다. 다만 기존 웹은 인터넷 공간에서 정보 공유와 소통에 기여했지만 데이터 ‘중앙집권화’라는 문제점이 있었다. 인터넷 플랫폼 기업이 데이터를 독점했고 이용자는 그들이 제공하는 서비스를 일방적으로 소비하는 것에 불과했다. 웹 3.0은 빅테크 기업이 주도한 플랫폼 중심의 기존 웹에 대한 반작용으로 시작됐다. 특정 기업에 의존하지 않는 탈중앙화된 인터넷 공간을 지향한다.

    웹 2.0 시대에는 인터넷 플랫폼 기업이 데이터를 독점했다. 사진은 핀란드 하미나에 위치한 구글 데이터센터. [사진 제공 · 구글]

    웹 2.0 시대에는 인터넷 플랫폼 기업이 데이터를 독점했다. 사진은 핀란드 하미나에 위치한 구글 데이터센터. [사진 제공 · 구글]

    미래 인터넷 생태계 핵심 ‘탈중앙화’

    최근 월트디즈니컴퍼니 CEO(최고경영자)를 지낸 로버트 앨런 아이거가 아바타 스타트업 ‘지니스(Genies)’ 사내이사로 참여해 눈길을 끌었다. 지니스는 창업 3년 만에 기업가치 10억 달러(약 1조2000억 원)를 돌파한 유니콘 기업이다. 해당 업체가 서비스하는 아바타는 어떤 메타버스 플랫폼에서도 사용할 수 있는 높은 호환성이 장점이다. 이용자는 구입한 아바타를 자신의 SNS 프로필 이미지로 활용하는 것은 물론, 영화 같은 새로운 창작물을 만들 때도 적용할 수 있다. 지니스가 제공하는 제작 툴(tool)을 사용해 아바타 아이템을 NFT로 만들어 거래하는 것도 가능하다. 지니스는 아바타에 대한 창작자의 상업화 권리를 보장하는 대신 그 NFT가 거래될 때마다 수수료 5%를 챙긴다. 일종의 ‘창작자 경제’ 모델이라고 할 수 있다. 특정 서비스에 종속되지 않고 웹 공간 어디에서든 이용 가능한 웹 3.0의 대표적 사례다.

    웹 3.0은 새로운 인터넷 바람을 예고하고 있다. 기존 플랫폼 중심의 인터넷 생태계에서는 공유경제나 구독경제 같은 비즈니스 모델이 주목받았다. 웹 3.0 시대에도 웹 공간 특성에 맞는 새로운 ‘가상경제’가 부상할 것으로 보인다. 블록체인에 쓰이는 코인·토큰 중심의 ‘토큰 경제’나 창작자 경제 모델이 당장 대중화를 앞두고 있다. 이처럼 새로운 경제 생태계를 구성하는 핵심 기술 키워드가 바로 토큰, 디파이, NFT, DAO다. 이처럼 다양한 영역에서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웹 3.0의 탈중앙화 가치를 따르는 서비스를 ‘DApp’(디앱: 탈중앙화 애플리케이션)이라고 한다. 여기에 필요한 각종 솔루션을 제공하는 웹 3.0 인프라 기업들도 함께 주목받고 있다. 웹 3.0 공간에서 개인 인증 및 토큰 관리용 가상자산 지갑 기능을 제공하는 ‘메타마스크’나 ‘램퍼’ 같은 업체가 대표적이다. 블록체인을 이용하려는 기업에 개발 플랫폼을 제공하는 ‘BaaS’(Blockchain as a Service: 서비스형 블록체인)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국내 BaaS 서비스로는 두나무 계열사 ‘람다256’의 ‘루니버스’나 블록체인 전문기업 블로코가 출시한 ‘아르고’가 두각을 나타낸다.



    지난 20년 동안 개인용 컴퓨터(PC),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웹과 모바일 생태계가 만들어졌다. 그 과정에서 빅테크 기업이 빠르게 성장해 플랫폼을 독식했다. 앞으로 인터넷 공간의 또 다른 20년은 다양한 사물인터넷 기기와 메타버스에 둥지를 튼 새로운 생태계의 탄생이 예고된다. 미래 인터넷 생태계는 탈중앙화로 대표되는 새로운 가치를 필요로 한다. 이러한 요구와 기대가 응축된 것이 웹 3.0이다. 앞으로 어떤 스타트업과 기업이 웹 3.0 시장을 주도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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