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025

2016.02.17

회사가 절대 알려주지 않는 직장인 성공전략

기업이 찾는 인재

스펙 쌓기보다 열정적인 삶을 살아라

  • 김성래 하이드릭 앤 스트러글스 한국법인 대표 | mkim@heidrick.com

    입력2016-02-16 16: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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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업은 어떤 기준으로 인재를 채용할까. 국내외 유명 대학 또는 MBA(경영대학원) 출신의 소위 스펙 좋은 사람, 대기업 또는 글로벌 기업에서 좋은 성과를 낸 사람, 매력적이고 인상이 좋은 사람, 적극적이고 언변이 좋은 사람, 자신감 넘치는 사람, 아니면 코드가 맞는 사람. 전부 맞는 이야기일 수 있지만 전부 아닐 수도 있다.
    기업이 기본적으로 찾는 인재는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이다. 각 사회와 기업이 처한 상황에 따라 필요한 인재상이

    조금씩 다르지만 기본적으로 믿고 일을 맡길 수 있는 사람을 원한다. 도덕성(integrity)도 중요하나, 이는 협상이불가능한 기본 전제 조건이기 때문에 두말할 필요가 없다. 도덕성은 지난 호에 소개한 평판조회 및 종합조사(background check) 단계에서 검증되고 걸러진다.
    신입사원의 경우 평판이나 성과 같은 다면평가를 하기 어렵고 인력풀도 크다 보니 학력, 학점, 영어 같은 스펙의비중이 높은 편이지만, 정작 채용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것은 이력서에 나타나지 않는 열정과 모티베이션(motivation) 같은 요소다. 지원한 회사에 얼마나 관심을 갖고 있는지, 헝그리 정신이 있는지, 지원하는 동기가 무엇인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지식과 정보가 넘쳐나는 사회에서는 어설프게 많이 아는 것보다 열정과 끈기를 지닌 전문가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이 더 중요하다.
    이러한 트렌드를 바탕으로 최근 기업이 찾는 인재가 갖춰야 할 역량을 다음 세 가지로 정리해봤다. 첫째 리더십과 다양성, 둘째 글로벌 경험과 사고방식(mind-set), 셋째 커뮤니케이션 스킬 등이다.  



    한 우물보다 다양한 경험

    조직원을 한 방향으로 이끌면서 다른 부서와 협업해 조직을 성장시킬 수 있는 사람을 우리는 리더라 부르고, 그런 역량을 리더십이라 한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한 조직을 믿고 맡길 만한 최고경영자(CEO)가 턱없이 부족하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그중 하나가 우리 사회에 스페셜리스트(specialist)는 많은데 제너럴리스트(generalist)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즉 산업사회에서 특정 분야의 전문가를 만드는 데 집중하다 보니 어느 정도 경력을 쌓은 후 기업 단위 조직을 이끌 만큼 두루두루 경험이 풍부한 리더를 양성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전문가가 곧 리더는 아니다. 업무 전문성이 있더라도 일정 규모의 조직을 이끌어본 경험이 없으면 CEO 채용에서 결격 사유가 된다.
    상위 직급으로 올라갈수록 왜 다양한 경험이 중요할까. 특정 분야에서 단일 직무만 해온 사람은 ‘독창적인 생각(Think Out-of-Box)’을 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최근 기업들은 혁신(innovation)과 변화를 위해 기존 산업에서 똑같은 업무를 수년간 해온 전문가보다 유연한 사고를 할 수 있는 사람을 선호한다. 예를 들어 오랫동안 마케팅은 ‘기업의 꽃’이라 불렸고 마케터 출신이 본부장으로 승진하는 사례가 많았다. 또 1990년대 후반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관리형 리더가 각광받는 시절도 있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유통이 강조되면서 영업 경력 없이는 본부장, 나아가 CEO가 되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D사의 경우 마케팅 본부장을 스카우트하면서 마케팅 업무만 20년 이상 해온 사람 대신 마케팅 15년에 영업 또는 전략기획 업무를 4~5년간 해온 사람을 찾았다. E사는 인사총괄 임원을 채용할 때 인사 업무는 6년 정도면 충분하고 나머지는 영업 등 현장에서 일해본 경험이 있는 사람을 원했다. 이러한 추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므로 경력 관리를 위해 직장 내에서 다양한 업무를 경험하는 것이 필요하다. 특히 영업은 반드시 해볼 것을 권한다.
    또 과거에는 인재를 영입할 때 동종업계나 해당 산업에서 잔뼈가 굵은 사람을 선호했다면 이제는 다양한 분야에서 경험을 쌓은 인재를 찾는 사례가 많아졌다. 한 우물만 판 성실한 사람보다 여러 분야에서 경험을 쌓으면서 창의적인 생각과 유연한 사고방식을 가진 인재가 더 각광받는다. 그럴수록 다양한 경험을 통해 전략적 사고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기업이 두 번째로 원하는 것은 글로벌한 경험과 사고방식이다. 국내 시장이 포화 상태에 이른 만큼 해외 진출을 모색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 이런 기업들은 외국에서 공부했거나 직장생활 경력이 있는 사람을 선호한다. 이들이 지닌 문화적 다양성과 유연성(flexibility)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특히 글로벌 기업의 아시아본부 또는 본사 근무 경력이 있는 사람을 찾는 기업이 증가하고 있다. 여기서 중요한 건 해외에서 일한 경험 자체이지 전 직장의 규모나 형태(정규직, 계약직, 봉사활동)는 상대적으로 그리 중요하지 않다. 따라서 젊은 시절 유학과 연수, 해외 근무 기회를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세 번째는 커뮤니케이션 스킬이다. 지난 몇 년간 소통의 장이 다변화하면서 커뮤니케이션 스킬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개성을 존중하는 시대인 만큼 개개인의 생각과 아이디어를 제대로 표현하고 발표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 아무리 좋은 성과를 내고 업무에서 전문성을 갖춰다 해도 커뮤니케이션 스킬이 약하면 사회적으로 인정받고 성공하기 어렵다. 프레젠테이션과 면접에 자신 없다면 성격 탓을 하며 시간 낭비만 하지 말고 관련 교육 프로그램에 등록해 훈련을 하는 것이 낫다.





    젊을수록 열정과 자신감

    리더십과 다양성, 글로벌한 경험, 커뮤니케이션 스킬까지 갖췄다면 기업이 원하는 주요 조건을 충족한 것이지만, 만약 열정(passion)과 자신감이 빠져 있다면 아무런 의미도 없다. 달리 말해 요즘 기업이 지원자들에게 가장 원하는 것이 열정과 자신감이다.  
    물론 항상 열정적인 삶을 살기는 쉽지 않다. 그러나 기업은 맡은 업무를 열정적으로 수행하는 사람을 선호한다. 그래야 좋은 성과로 이어질 개연성이 높기 때문이다. 스스로 지금 회사에서 얼마나 열정적으로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지 평가해보자. 구직자나 이직자라면 현재 면접을 앞둔 회사와 조직에 대해 얼마나 관심을 갖고 준비했는지 자문자답해보자. 그 회사에 대한 관심이 곧 일에 대한 열정으로 나타나고, 준비한 만큼 자신감도 생긴다. 면접에서는 당신의 불타는 열정과 넘치는 자신감을 보여줘야 한다. 특히 젊을수록 열정이 더 중요하다. 20, 30대 지원자에게 열정과 자신감이 느껴지지 않는다면 그런 사람을 선택할 회사는 없다.   
    그런데 구직에 실패를 거듭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위축되고 자신감도 떨어진다. 그럴수록 머릿속으로 성공했을 때를 떠올리며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재도전해야 한다. 안타깝게도 취업 또는 재취업의 쓴맛을 여러 차례 본 사람일수록 낮은 자신감이 면접관에게도 감지된다. 따라서 자신감 회복을 위한 작은 도전부터 시도해야 한다. 반드시 한라산에 오를 필요는 없다. 집 주변 낮은 산의 정상부터 도전하라. 일단 작은 도전에 성공하면 자신감이 밀려온다. 최근 당신은 무엇에 도전했는가, 자신의 꿈을 위해 무엇을 하고 있는가, 미래를 위해 열정적으로 도전하고 있는 분야가 무엇인가 등을 자문자답해보자. 겸손한 것도 좋지만 면접에서는 자신의 장점을 비롯해 열정적인 모습과 향후 성장 가능성을 적극적으로 보여줘야 한다. 회사는 어떤 업무든 믿고 맡길 수 있는 자신감 있는 프로(professional)를 찾는다. 스스로 자신감이 없다면 절대 합격 통지를 받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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