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8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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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사 지원자도 회사를 면접하라

면접의 정석

  • 정혜원 커리어케어 수석컨설턴트

    입력2013-05-24 16:4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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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사 지원자도 회사를 면접하라
    “인터뷰를 진행하실 때 잊지 말고 당신도 반드시 회사를 면접하셔야 합니다.”

    면접을 앞둔 지원자를 만나는 자리에서 매번 잊지 않고 하는 말이다. 면접은 신입사원뿐 아니라 경력직에게도 매우 긴장되는 자리가 아닐 수 없다. 그렇듯 긴장되는 자리에서 심지어 회사를 면접하라니, 이 같은 말은 지원자에게 다소 황당한 조언으로 들릴 수도 있다. 그러나 이직을 진행할 때는 지원할 회사에 대해 꼼꼼하고 면밀하게 확인한 후 지원 여부를 결정하고, 인터뷰 중에도 이런 자세를 일관성 있게 유지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얼마 전 평소 알고 지내던 회사원 A씨로부터 갑자기 연락이 왔다. 직장을 옮긴 지 갓 일주일이 됐는데 당장 이직하고 싶다며 더 나은 포지션이 있으면 추천을 부탁한다고 했다. 정황을 상세히 들어보니, 현재 직장은 꽤 이름 있는 곳이라 기회가 있을 때 지원해보자는 생각으로 서둘렀고, 이직 진행도 빨리 이뤄져 퇴사 결심 후 불과 3주 만에 입사하게 됐다고 한다. 그런데 막상 입사해보니 신생 팀이라는 사실을 고려하더라도 업무 시스템이 너무 미비해 해당 업무를 당장 수행할 수 없는 상태였으며, 이 같은 상황을 누구보다 상세히 인지하고 있는 직속 상사마저 업무 처리 방식이 매우 독단적이라 당황스러운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고 한다. 결국 A씨는 이직한 지 일주일 만에 다시 이직을 결심했고, 직장 경력에 치명적인 오점을 남기게 됐다.

    A씨의 성급했던 이직 이야기를 들으며 몇 가지 아쉬운 점이 남았다. A씨는 원래 직장생활에 큰 문제가 없었기 때문에 이직을 서두를 필요가 없었다. 좀 더 신중한 자세로 지원할 회사와 직무에 대해 알아봤다면, 그리고 면접 자리에서라도 업무 환경과 조직 분위기가 어떤지 확인했다면 일주일 만에 재이직을 결심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면접관의 질문에 효과적으로 대답하는 것이 면접의 첫째 덕목이겠지만, 질문을 잘하는 것도 회사로부터 많은 정보를 이끌어내는 중요한 기술이다. 면접 시 입사 후 자신이 맡게 될 구체적인 업무와 업무 환경에 대해 자세히 확인해볼 것을 권한다. 이 부분은 보통 잡 디스크립션(Job Description·직무명세서)에 설명돼 있지만, 이를 통해 확인할 수 없는 내용은 인터뷰 자리에서 문의하는 게 바람직하다. 예를 들어, 입사 후 맡게 될 업무 간 비중에 대한 질문은 지원자 처지에선 포지션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를 얻을 수 있고, 면접관에겐 전문적이고 사려 깊은 지원자라는 인상을 심어주는 일거양득의 질문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자신의 주요 업무를 확인했다면 이를 진행할 수 있는 인프라는 어느 정도 구축됐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둘째, 같이 일하게 될 상사나 동료의 성향을 가늠해본다. 실무 면접의 경우, 입사 후 함께 일할 해당 팀 팀장이나 부문장 등이 면접관으로 들어온다. 질문 내용이나 말하는 어조 등을 바탕으로 대략적인 성격 및 업무 스타일을 짐작할 수 있다. 따라서 면접관 질문에 답하는 데만 집중할 것이 아니라, 면접관은 물론 면접 현장 분위기를 두루 살펴 자신과 잘 맞을 만한 곳인지 가늠할 필요가 있다. 물론 이를 위해서는 평소 많은 사람과의 접촉을 통해 자신과 업무적으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성향을 대략적으로라도 파악해둬야 한다.

    한편, 인터뷰 자리에서 연봉이나 처우에 대해 질문하는 지원자가 간혹 있는데, 이는 그리 바람직한 모습이 아니다. 오히려 면접관으로부터 처우 관련 질문을 받게 되더라도 인터뷰 이후 논의하기를 원한다고 얘기하는 등 슬기롭게 대처하는 것이 좋다.

    요즘은 회사에서 경력직 사원을 영입하기 전 해당 사원의 평판(레퍼런스)을 확인하는 것이 일반적 추세다. 마찬가지로 지원자도 이직 예정 회사의 레퍼런스를 확인한다는 마음자세를 가질 필요가 있다. 특히 면접은 오고가는 질문 속에서 회사에 대한 여러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이런 면접이라는 좋은 기회를 놓치고 뒤늦게 후회하기보다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후회 없는 이직을 도모하는 것이 현명한 태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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