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265

2000.12.28

‘전략적 제휴’ 머니게임 수단 아니다

  • 입력2005-06-13 10:3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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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략적 제휴’ 머니게임 수단 아니다
    코스닥 시장이 호황을 누리던 올해 초까지만 해도 인터넷 업계에서는 전략적 제휴가 붐을 이루었다. 전략적 제휴란 복수의 기업이 독립적인 경영 상태를 유지하면서 기술, 고객, 브랜드, 자본 등의 공유를 통해 시너지 효과를 추구하는 기업간 협력 형태를 의미한다. 사실 기존의 오프라인 기업에 비해 부족한 점이 많은 온라인 기업들은 핵심 역량에 집중하고 나머지는 M&A나 전략적 제휴를 통해 부족한 역량을 보완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특히 M&A가 활성화되지 않은 한국적 기업 풍토에서 전략적 제휴는 소규모 온라인 기업이 단기간에 역량을 보완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었던 셈이다. 콘텐츠 공유, 공동 마케팅을 중심으로 한 온라인 기업들간의 제휴는 물론 수익 모델 다양화, 안정적인 자금 확보, 경영 노하우 습득을 위한 오프라인 기업들과의 제휴도 활발했다. 최근에는 아예 창업 단계에서부터 여러 기업의 인력, 기술, 브랜드 등을 공동 출자를 통해 하나로 묶는 ‘수평적 네트워크 제휴’ 형태가 등장하기도 했다.

    홍보·주가관리 등 위한 제휴는 실패 불보듯

    그러나 최근 들어 무늬만 전략적 제휴일 뿐 막상 속을 들여다보면 실속없는 실패한 전략적 제휴가 많은 것도 사실이다. 제휴에 참여하는 기업 수만 잔뜩 부풀려 놓았지 실제 최소한의 거래나 상호 교류도 없고, 심지어 자신이 제휴사인지도 모르는 경우까지 나타났다. 이처럼 전략적 제휴가 실패하는 가장 큰 이유는 제휴를 사업 확장이나 핵심 역량 강화를 위한 수단으로 보지 않고, 단순히 홍보나 주가 관리를 위한 머니 게임의 수단으로 인식했기 때문이다. 코스닥 시장이 폭락하면서 흐지부지된 전략적 제휴는 이러한 인식에서 출발한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그렇다면 인터넷 비즈니스에서 전략적 제휴를 성공시키기 위해 경영자들이 고려해야 할 요인들은 무엇일까.

    우선, 전략적 제휴에는 상호 독립적인 두 개 이상의 기업이 관여하기 때문에 초기부터 제휴의 목적과 기대 효과, 상호간의 역할 분담을 명확히 해야 한다. 예컨대 미국의 2위 장난감 업체인 케이비토이즈(KBToys)의 경우는 브레인플레이(BrainPlay.com)와의 전략적 제휴를 통해 인터넷 장난감 사업에서 뛰어난 성과를 거두고 있다. 이 경우 브레인플레이는 인터넷 관련 기술과 운영 노하우를 제공하고, 케이비토이즈는 브랜드와 오프라인 유통망을 제공함으로써 인터넷 기업의 장점인 속도와 유연성을 살리면서도 오프라인 기업의 장점인 신뢰와 양질의 서비스를 고객들에게 제공할 수 있었다. 실제 두 회사는 케이비토이즈의 브랜드 인지도를 고려해 온라인 회사명을 케이비키즈(KBKids.com)로 정했으며, 인터넷 상에서 구매한 어떤 제품도 1300여 개의 오프라인 상점에서 교환할 수 있었다.

    또한, 전략적 제휴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제휴 목적과 역할 분담 외에 이를 효과적으로 집행할 수 있는 투명하고 공정한 운영의 메커니즘을 구축해야 한다. 예컨대 미국의 아마존은 수익 배분 프로그램을 중심으로 50만개 이상의 업체와 전략적 제휴를 맺고 있다. 아마존이 이처럼 많은 전략적 제휴를 성공적으로 운영할 수 있었던 비결은 회원 공유라는 온라인의 특성을 살린 제휴 형태를 선택한 점 외에도 제휴를 통해 얻은 이익을 업체들간의 기여도에 따라 공정하게 배분해주는 수익 배분 프로그램이 활성화되었기 때문이다.



    제휴 사이트의 회원이 아마존으로 접속해 제품을 구매하는 경우 아마존은 이들 제휴 업체에 5∼15%의 커미션을 지급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자의적인 조사를 방지하고 제휴 업체들에 신뢰를 주기 위해 제3의 독립적인 기관에 회원 공유 현황과 실적에 대한 조사를 의뢰하고 있다. 명확한 역할 분담과 공정한 운영 메커니즘을 구축할 수만 있다면, 전략적 제휴는 최근의 닷컴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강력한 수단이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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