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259

2000.11.16

B2B, 판을 새롭게 짜자

  • 입력2005-05-27 11: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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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2B, 판을 새롭게 짜자
    “2B or not 2B(B2B를 할 것인가, 말 것인가).”

    올들어 최고경영자들간에 널리 퍼진 새로운 말이라고 한다. 셰익스피어의 소설 ‘햄릿’을 통해 널리 알려진 “To be or not to be, that is the question”(사느냐 죽느냐, 그것이 문제로다)이라는 말을 흉내낸 것일 게다. 그러나 정작 경영자들에게는 원래 의미처럼 B2B(Business to Business·기업간 전자상거래) 도입 문제가 기업의 사활을 좌우하는 심각한 문제로 받아들여지고 대기업과 중소기업 구분할 것 없이 국내기업들간에 ‘B2B 열풍’이 불다가 최근 들어서는 다소 주춤한 상황이다.

    B2B는 대부분 ‘e-마켓플레이스’(e-Marketplace)라고 하는 기업간 거래를 위한 전자시장을 통해 이뤄진다. 국내에 e-마켓플레이스가 선보인 것은 채 1년이 안되며, 선진국에서의 역사도 2년여에 불과하다. 그런데 빠른 속도로 늘어나 현재 국내에서는 100여개의 e-마켓플레이스가 구축 완료 또는 구축중이며, 올 연말에는 200개 정도로 늘어날 전망이다. 한편 미국 기가인포메이션그룹은 올해 중에 세계적으로 1만여개의 e-마켓플레이스가 등장할 것으로 예측했다.

    다양한 네트워크와 제휴, 수익강화 방안 모색해야

    이같은 e-마켓플레이스 급증의 의미는 무엇인가. 우선 e-마켓플레이스의 개념을 짚어보자. e-마켓플레이스는 다른 말로 ‘전자 시장’(e-market) 또는 ‘전자 장터’라고도 하며, 한 마디로 말하면 불특정 다수의 구매자와 판매자가 가상 공간에서 거래를 하는 ‘가상 시장’(cyber market)이다.



    현실적으로 e-마켓플레이스는 웹상에 사이트의 형태로 나타나며, 참여자는 개인이 아닌 기업들이다. 따라서 기업간 전자상거래가 이뤄지는 B2B 사이트가 e-마켓플레이스와 거의 같은 개념으로 사용되기도 한다.

    그러나 최근 언론보도나 전문가의 의견을 들어보면 국내 e-마켓플레이스에 대한 인식과 평가는 크게 엇갈리고 있다. 대부분의 e-마켓플레이스가 이미 개점휴업 상태인데다 e-마켓플레이스에서 거래가 성사된 뒤 해당기업이 그 e-마켓플레이스에서 벗어나 오프라인채널이나 두 기업간의 별도 연락망을 통해 거래를 계속하고 있는 형편이다.

    당연히 실무자들은 B2B 초창기에 나타나는 이러한 현상을 커다란 문제점으로 지적하고 있다. 반면 하반기 들어 선도적인 10여개 e-마켓플레이스에서는 거래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으며, 그에 따른 수익도 발생하고 있다고 한다.

    이같은 상황 속에서 e-마켓플레이스의 수익을 강화할 수 있는 방안으로 B2BI와 M2M이라는 용어가 등장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B2BI는 B2B통합(Business to Business Integration)을, M2M은 e-마켓플레이스간의 거래(e-Marketplace to e-Marketplace)를 의미한다. 기존에 시스템통합(System Integration)이라고 하면, 한 기업 내에서 전산 시스템을 통합해 효율적으로 운영하는 것을 의미했다. 이를 전자상거래에 응용한 B2BI는 한 기업과 e-마켓플레이스, 그리고 거래 상대기업의 시스템을 통합해 거래의 효율성을 높이자는 것이다.

    M2M은 e-마켓플레이스간의 거래 또는 여러 개의 e-마켓플레이스를 대상으로 하는 거래를 의미한다. 즉 여러 산업별 e-마켓플레이스를 묶어 공통적으로 소요되는 기업소모성간접자재(MRO)를 공급하려는 것이다.

    미국에서는 이미 B2BI와 M2M이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으며, 국내에서는 최근 한국IBM과 핸디소프트 및 외국기업 한국지사 등에 의해 비로소 솔루션이 공급되기 시작했다. e-비즈니스를 넷비즈니스라고도 하는 것처럼 B2B는 이처럼 다양한 형태의 네트워크와 제휴를 통해서만 거듭날 수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는 것이다. 국내 기업들이 이러한 사실을 깨달을 수 있을 때 진정한 사이버 경제가 꽃필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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