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282

2001.05.03

3D 자격증, 우습게 보지 말라

  • < 이재열 / (주)윈즈닷컴 (www.test4you.co.kr) 대표이사 >

    입력2005-01-21 11: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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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D 자격증, 우습게 보지 말라
    요즘 ‘신(新) 3D 직종’은 잘 나가는 직업의 대명사다. 신 3D란 정보통신(Digital), 바이오(DNA), 디자인(Design)을 말한다. 원래 3D 직종은 어렵고(Difficult), 더럽고(Dirty), 위험한(Dangerous) 직업을 뜻하지만, 신 3D 직종이 각광을 받으면서 3D의 의미가 많이 바뀐 것이다.

    하지만 지금도 전통의 3D 직종은 취업준비생들에게서 ‘왕따’ 신세다. 자격증도 마찬가지. 기계`-`금속`-`화공 같은 분야의 많은 자격증이 단지 3D 자격증이란 이름으로 외면당한다. 그러나 3D 자격증을 우습게 볼 일은 아니다. 요즘 같은 시대에는 남들이 외면하는 이들 자격증으로 취업난을 정면 돌파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산업의 변화로 과거에는 3D라고 하던 ‘미운 오리새끼’ 자격증이 ‘백조’ 자격증으로 탈바꿈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런 자격증들을 살펴보자.

    ‘염색가공 자격증’이 대표적인 사례다. 염색분야는 근무환경이 특히 열악해 제조업에서 3D 중의 3D로 꼽혀왔다. 자격증 응시생도 드물었다. 염색가공 기사의 경우 1995년 이후 연평균 응시생이 15명선에 그쳤고, 최근 4년 동안 합격자 수도 통틀어 13명에 지나지 않았다.

    염색가공, 버섯종균 기능사 등 적극 노려볼 만

    그러나 염색가공 분야를 단순 3D로 치부하는 것은 잘못된 생각이다. 우선 섬유 중심 분야가 의류에서 자동차, 항공 등의 최첨단 섬유류로 옮겨가면서 사양산업이란 이미지가 바뀌었다. 또한 과거의 고된 수작업에서 염색공정의 설비 자동화, 컴퓨터로 인한 중앙집중관리 방식으로 탈바꿈하면서 작업환경도 크게 개선되었다. 여기에다 최근 패션과 디자인 산업의 발달에 따라 고기능성 부가가치산업으로 변신하는 과정에 있다. 이제는 3D라고 하기가 무색할 정도다. 물론 아직 화학약품 등을 다루어야 하는 어려움이 있기는 하지만, 최근 기능 훈련생들의 30~40% 가량이 여성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무조건 고된 업종이라고 단정하는 것은 선입견에 지나지 않는다.



    지적(地籍)분야도 마찬가지다. 그동안 지적 측량업무가 3D 업무라는 선입견 때문에 관련 자격증이 외면을 받은 측면이 없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 지적 자료의 정비, 국가지리정보체계 구축 등으로 과거보다는 업무가 한결 쉬워졌다. 이와 함께 인력 수요가 꾸준히 늘어날 전망이어서 지금은 떠오르는 유망 자격증의 하나로 꼽힌다.

    가스 기사 등 가스 관련 자격증도 새롭게 주목받는 3D 자격증이다. 가스 분야 역시 유해 위험물질을 취급하는 탓에 대표적인 3D 직종으로 꼽혀왔다. 그러나 지금은 장치, 설비를 자동 제어하는 연속공정, 공정의 시스템화로 작업상 위험도가 크게 낮아졌다. 최근 가스 분야 자격증에 도전하는 여성 응시생의 숫자가 크게 느는 것도 육체노동 강도의 약화와 직접 관련이 있다.

    농업`-`임업 자격증도 대부분 3D 자격증으로 푸대접을 받았지만, ‘흙 속의 진주’같은 자격증도 드물지 않다. 버섯종균 기능사가 대표적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버섯 재배는 수작업이나 하우스 재배가 대부분이어서 많은 육체노동을 필요로 했다. 하지만 지금은 상당부분 대량생산체제를 구축하여 생산작업이 수월해졌다. 앞으로는 초음파 가습기, 열교환기, 제어기 등을 이용한 과학적 재배공법이 보편화할 것으로 예상한다. 버섯에 관심을 두는 바이오 벤처 기업들이 늘어나는 사실도 이 자격증의 매력 포인트다. 버섯 관련 신물질`-`신제품 개발업체가 늘었지만, 아직 전문 기능인력의 배출은 부족한 상황이다. 현재 이 자격증 응시자들이 연 200~300여 명에 지나지 않기 때문에 지금부터 도전해도 늦지 않는다.

    이처럼 과거의 3D 자격증 중에는 응시자들의 외면으로 자격 취득자 수가 적은 반면, 인력 수요는 꾸준히 늘고 있는 것들이 적지 않다. 그만큼 자격증을 취득하면 취업에 유리하다는 얘기다. 용접관련 자격증을 보자. 현재 국내 대기업의 용접인력 가운데 자격증 보유비율은 20%선에 지나지 않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이에 따라 많은 기업들이 직원들에게 해당 자격증 취득을 독려, 지원한다. 따라서 취업 예정자들이 관련 자격증을 취득하면 취업에 유리하다는 것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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