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279

2001.04.12

자격증 하나로는 만족 못해!

  • < 이재열/ ㈜윈즈닷컴(www.test4you.co.kr) 대표이사 >

    입력2005-02-23 15:3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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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격증 하나로는 만족 못해!
    현직 고교교사인 전도근씨(39). 그는 무려 31개의 공인자격증을 갖고 있는 ‘자격증 도사’다. 컴퓨터 관련 자격증만 8개. 여기에 자동차분야 자격증 7개, 요리 자격증 2개 등을 보유하고 있다. 전씨는 이들 자격증 덕분에 현재 평생교육과정 프로그램의 요리강사로 활약하는 한편, 인터넷 교육 사이트에서는 IT(정보기술) 자격증 전문강사로 성가를 높이고 있다.

    최근 취업난이 심화하고 자기계발 욕구가 높아지면서 전씨처럼 여러 자격증을 따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의사, 변호사처럼 자격증이 없으면 업무를 맡을 수 없는 ‘업무독점형 자격증’이 있다면 하나라도 충분하겠지만, 대부분 단일 자격증만으로는 경쟁력을 갖추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자격증이 꼭 ‘다다익선’인 것만은 아니다. 자신이 전문가가 되고자 하는 분야 밖의 자격증은 자칫 ‘노력 과소비’가 되기 쉽다. 따라서 여러 자격증에 도전할 때는 서로 보완이 가능한 ‘연관 자격증’들을 겨냥하는 게 필요하다.

    ‘연관자격증’ 노려볼 만 … 일부 과목 면제 등 혜택

    예를 들어 금융자산관리사, 투자상담사, 재무위험관리사(FRM) 등은 금융분야의 대표적인 인기자격증이다. 하나만 보유하고 있어도 금융업종 취업에 매우 유리하다. 하지만 이들 자격증은 업무 관련성이 매우 높아 힘이 닿는 한 모두 따두는 것이 좋다. 자격증들이 해당 분야의 전문성을 객관적으로 입증해주는 ‘보증서’ 구실을 하기 때문이다. 전자상거래관리사와 사이버무역사도 같이 따면 시너지(synergy)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자격증들이다.

    이른바 ‘굴뚝산업’ 쪽에서도 ‘연관 자격증’들이 많이 있다. 앞서의 경우와 다른 점은 겉으로는 무관한 것처럼 보이지만 실은 밀접한 관련이 있는 자격증들이 많다는 사실이다. 보일러 자격증을 보자. 요즘 산업체, 아파트 등의 보일러 가동이 전자동화하면서 자체 인력수요는 주는 대신 센서 등 자동제어에 관한 지식을 갖춘 인력수요가 늘고 있는 추세다. 따라서 보일러 자격증 소지자는 공업계측제어 자격증을 함께 따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한 보일러 분야는 업무가 점차 냉방 및 환경관리(가스배출감시와 폐수처리)와도 연계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 경우 환경 관련 자격증을 따는 것이 시대변화에 대처하는 현명한 방법이 될 수 있다. 열관리 자격증도 보일러 구조의 복잡화, 연료의 다양화 등으로 과거와 업무환경이 많이 달라졌다. 전문가들은 가스-냉방 및 공기조화 관련 자격증을 병행해 딸 것을 충고한다. 농업분야 자격증인 산림산업기사, 산림경영기사 등을 취득한 사람들은 임업지도사 같은 자격증을 함께 취득하면 관련 분야의 기술지도원으로 진출하는 데 매우 유리하다. 수질환경기사도 비슷한 분야인 폐기물-대기환경 분야의 자격증을 함께 갖고 있으면 전문성을 더욱 인정받을 수 있어 취업에 유리하다.



    일부에서는 시간과 비용문제를 들어 복수 자격증 취득에 의문을 제기한다. 그러나 비슷한 자격증은 시험과목이 중복되는 경우가 많고 일부 과목은 면제 혜택도 있어 일단 하나만 따두면 다른 것을 따기가 한결 쉽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일례로 4월 말 실시되는 금융자산관리사 시험의 경우 1종투자상담사 자격증 소지자는 제4과목인 ‘자산운용 및 전략’ 시험을 면제받는다.

    물론 그렇다 하더라도 여러 자격증을 취득하는 데 적지 않은 노력이 필요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최근 대기업들이 신입사원 채용시 회사 업종과 관련 있는 자격증을 많이 딴 지원자일수록 가산점을 많이 주는 추세가 정착되고 있는 점을 생각하면 아까울 것이 없는 투자라 생각한다. 지난해 말 신입사원을 채용한 D증권사 인사담당자는 “자격증이 모두 몇 개인지가 아니라 금융자산관리사나 투자상담사처럼 우리 회사와 관계 있는 자격증을 얼마나 갖고 있는지가 입사자 결정 때 가장 중요한 변수가 됐다”고 말했다. 예비 직장인들이 새겨두어야 할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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