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512

2005.11.29

부동산 침체기엔 경매 참으시죠

  • 고준석/ 신한은행 부동산재테크팀장

    입력2005-11-23 15: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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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동산 침체기엔 경매 참으시죠

    서울 마포구 서부지원에서 열린 경매 법정.

    부동산 경매는 기원전 82년 고대 로마제국에서 처음으로 시작됐다. 로마제국이 지중해를 평정하면서 국제정치는 태평성대를 누리게 되지만 국내는 치열한 권력투쟁으로 혼란기를 맞이하게 된다. 결국 원로원파(派)인 술라(Sulla)가 정권을 잡으면서 국가 공권력을 이용해 민중파 사람들이 소유하고 있던 전 재산을 몰수한다. 물론 몰수한 재산은 술라의 측근들이 경매를 통해 헐값에 사들여 막대한 이익을 챙긴다. 이것이 오늘날 경매의 시초인 셈이다.

    오늘날의 부동산 경매도 국가 공권력을 이용해 담보로 잡아둔 부동산을, 매매 시세보다 비교적 싼값에 처분해 빌려준 돈을 회수하는 방법이다. 때문에 실수요자를 비롯한 투자자들에게 내 집 마련이나 부동산 재테크 수단으로 각광받고 있다. 하지만 부정적인 시각도 상존한다. ‘경매’ 하면 쫓겨나가는 집주인, 절규하는 세입자, 거리로 내몰리는 영세상인 등이 연상되는 탓이다. 무엇보다 경매에 참가한다 해서 무조건 돈을 버는 것은 아니다. 경매 투자에도 엄연히 원칙이 있다.

    경매에서 돈을 벌려면 먼저 경매가 어떤 절차를 거쳐 이뤄지는지 알아야 한다. 경매를 진행하기 위해서는 물건 감정 등 제반 법률적 절차가 따른다. 이 때문에 부동산이 경매에 부쳐져 처분되기까지 기간은 6개월에서 길면 1년을 넘기기도 한다. 경매 투자의 기본은 부동산 가격이 오르기 전에 사서 평가차익을 남기는 것이다. 그런 만큼 부동산 시장이 숨죽이고 있는 침체기에는 경매를 하지 않는 것이 유리하다. 예를 들어 최고 가격이 형성된 시점에 법원 감정가격이 매겨지고 그 뒤 계속 부동산 가격이 떨어지면, 아무리 시가의 85~95% 수준에서 법원 감정이 이루어진다 해도 비싸게 살 수밖에 없는 구조적 문제가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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