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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일이 같으면 친근하게 느껴져요 [SynchroniCITY]

레이디 가가 생일도 저랑 같아요!

  • 안현모 동시통역사·김영대 음악평론가

생일이 같으면 친근하게 느껴져요 [SynchroniCITY]



레이디 가가가 주연한 영화 ‘하우스 오브 구찌’의 한 장면. [네이버 영화]

레이디 가가가 주연한 영화 ‘하우스 오브 구찌’의 한 장면. [네이버 영화]

영대 생일 주간은 잘 보냈어요?

현모 ㅎㅎㅎ 말 그대로 ‘주간’이었던 거 같아요. 제일 친한 친구와 제 생일이 5일 차이라서 친구 생일까지 치르고 나니 이제 진짜 생일이 다 끝난 거 같네요.

영대 두 분 평소에도 친한데 생일까지 비슷한 거 보니 천생연분이구나 싶어요.

현모 맞아요. 생일까지 붙어 있으니까 매년 이맘때면 둘이 느끼는 것도 비슷하고, 항상 서로 챙겨주면서 같이 보낸 거 같아요.



영대 어제는 뭐 하셨어요?

현모 아, 친구가 흥미로운 카드를 가져와서 재미있게 놀았어요.

영대 무슨 카드요?

현모 ‘The Box of Emotions’라고, 자기감정을 제대로 인식하게 도와주는 카드예요. 카드는 총 80장이고 각 카드 뒷면에 구체적인 감정이 하나씩 적혀 있어요. 그 뒷면 단어가 보이지 않도록 앞면으로 펼친 다음 앞면 색상과 그림을 보고 카드를 고르는 거예요. 예를 들어 마음속으로 어떤 특정 대상을 떠올리면서 그 사람을 생각할 때 느껴지는 이미지나 분위기와 비슷한 모양의 카드를 고르는 거죠. 그럼 내가 그 대상에게 가지는 깊은 감정을 찾을 수 있어요.

영대 오~, 컬러세러피 같은 원리인가요?

현모 맞아요! 영국의 유명한 의과학 연구재단인 웰컴재단(Wellcome Trust)이 운영하는 출판사에서 나온 거라 원리가 상당히 과학적인 미술치료 상담 목적의 카드예요.

영대 오호, 저도 해보고 싶네요. ㅋㅋㅋㅋ

현모 우리가 보통 좋다, 싫다, 기쁘다, 화난다 정도로 단순하게 감정을 인식하지만 좀 더 자세히 그게 어떤 뿌리에서 비롯됐는지 근원적 정서나 인상을 깨닫게 해주는 건데, 꽤 정확하더라고요.

영대
아… 자기감정을 잘 모르거나 들여다보지 못하는 사람한테 유용하겠네요. 대화 도구로도 좋을 거 같고요.

현모 그죠. 근데 너무나 신기하게도 친구와 제가 각각 서로를 생각하면서 뒤집은 카드가 같더라고요. 친구가 입을 틀어막고 놀라서 사진으로 남겨놓은 자기 카드를 보여주는데, 둘 다 말도 안 된다며 한참 동안 소리 질렀잖아요.

영대 대박이다! 그게 뭐였는데요?

현모 하필이면 다른 것도 아니고 ‘empathy(공감)’ 카드였어요. 친구도 저에게, 저도 친구에게 서로 깊이 공감하는 사이라는 게 또 한 번 증명된 셈이죠.

영대 ‘감쌍’(감정 쌍둥이) 아니랄까봐!!

현모 남편한테도 시켜보고, 조카랑도 해봤는데 진짜 잘 맞더라고요.

영대 전 이번에 현모 님 생일에도 그렇고, 친구분 생일에도 그렇고 최근 카카오톡을 보면서 좀 색다른 기분을 느꼈어요. 카카오톡은 친구 목록에서 그날이 생일인 사람들을 따로 모아 상단에 보여주잖아요.

현모 어쩔 땐 생일이 같은 사람이 좌르르 10명까지도 나열되죠. ㅋㅋㅋ

영대 그러다 보니 예전에는 딱히 묶어서 생각해본 적 없는 사람들이 ‘생일’이라는 하나의 공통점으로 묶여서 나열되는 게 묘한 센세이션을 불러일으키더라고요. 서로 접점이 전혀 없는 사람들인데도 같은 날 태어났다는 사실만으로 새삼 유사해 보이기도 하고요. 게다가 나와 친한 사람하고 생일이 같다고 하면 괜히 더 친밀감도 생기고요.

현모 ㅎㅎㅎ 그런 측면이 있는 거 같아요. 생일이 그저 365일 중에서 하루이긴 해도 왠지 생일이라는 요소가 새로운 연결고리로 작용하긴 하죠.

영대 바로 그거예요! 생일이 일치한다고 해서 반드시 성격이나 생김새가 비슷하다고 일반화할 수 있는 건 절대 아니지만, 상대를 바라볼 때 은근히 나 나름의 관점이 부여되는 거죠. 저 사람도 3월생이구나, 저 사람도 양자리구나 이런 식으로요.

현모 ㅎㅎㅎㅎ 무슨 말인지 알 거 같아요. 저도 제 생일과 비슷한 사람을 보면 친근하게 느껴져요. 특히 유명인 가운데 그런 인물을 보면 굉장히 반갑더라고요.

영대 그죠. 저는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과 생일이 같아요. ㅎㅎ

현모 오오, 아산 김영대 님~. 저는 고등학생 때 가수 머라이어 캐리 언니가 저랑 생일이 하루 차이라서 내심 기뻐했죠. 이후 알고 보니 레이디 가가도 저랑 생일이 같더라고요. ㅎㅎㅎ

영대 ㅋㅋ 현모 님도 가수를 했어야~!!

현모 아, 그리고 지나가다 제 생일 날짜가 들어간 차 번호판이나 전화번호를 보면 다시금 눈을 부릅뜨게 돼요.

영대 어찌 보면 출생일이라는 건 그냥 단순한 우연의 결과이고, 실제적인 영향은 아무것도 없을 수 있지만, 무의식적으로 그 날짜를 하나의 분류나 인식 좌표로 삼게 되는 거 같아요.

현모 영대 님도 그렇다니 의외네요. 40대 중반 남성도 크게 다르지 않다니…. 혹시 우리가 지금 너무 유치하게 미신적인 얘기를 하는 건 아닌가 싶어요.

영대 에이~, 누구나 각자 징크스가 있잖아요. 이런 개인적인 연상체계는 다 있을 거예요. 그게 뇌의 일반적인 작동 프로세스잖아요.

현모 하긴 의외로 훨씬 심하게 미신을 믿고 의지하는 사람도 주변에 많더라고요. 우리는 적어도 별자리, MBTI처럼 스스로 어떤 틀 또는 기준을 갖고 소소하게 받아들이거나 해석하는 거잖아요. 반면 점쟁이나 무당 같은 제삼자의 예측을 전적으로 신봉하고 따르는 이도 예상외로 많아서 깜짝깜짝 놀라곤 해요.

영대
그럼요. 나이가 어리다고 MBTI에 집착하고, 나이가 많다고 이성적이면서 합리적인 건 아니에요. 오히려 나이 들수록, 특히 사업하는 분들이 무속인들 얘기를 많이 듣는다잖아요.

현모 저는 예전부터 영화감독이나 PD가 출연자의 사주팔자를 본다는 얘기는 들었어요. 최근 모 방송국 PD가 프로그램 제목도 전부 무속인한테 물어보고 짓는다는 얘기를 듣고 ‘깜놀’했다니까요. 심지어 외래어 제목이었는데도요!

영대 놀랍네요. ㅋ 어찌 보면 그만큼 간절하고 절실할수록 논리적 판단의 범주를 벗어날 수도 있어요.

영화 ‘하우스 오브 구찌’ 포스터. [네이버 영화]

영화 ‘하우스 오브 구찌’ 포스터. [네이버 영화]

현모 저랑 생일이 같은 레이디 가가가 주연한 영화 ‘하우스 오브 구찌’ 보셨어요?

영대 아뇨. 아직 못 봤어요.

현모 이탈리아 구찌 가문 실화를 영화화한 건데, 모든 사건 배후에 점쟁이가 있어요. 어떻게 저런 짓을 할 수 있을까 싶은 일들을 꾸미도록 뒤에서 살살 부추긴 이가 점쟁이인 거죠. ‘그것이 알고 싶다’ 같은 프로그램만 봐도 사이비 교주나 점쟁이들 말을 듣고 범죄 수준의 행각을 벌이는 사건이 종종 나오잖아요.

영대 캬~, 리들리 스콧 감독에 배우 라인업도 장난 아니네요. 영화 꼭 봐야겠어요.

현모 레이디 가가, 애덤 드라이버, 재러드 레토, 제러미 아이언스, 알 파치노 등 어마어마한 배우들이 나오는데, 극 중에서 잘 안 보일 거예요. 완벽히 캐릭터만 보일 거랍니다. 그러니까 오스카 분장상 후보에도 올랐죠!

영대 참, 재러드 레토는 직접 인터뷰도 하지 않으셨어요?

현모 큭. 그 일화는 또 하루치 수다 분량이니 나중에 얘기해드릴게요.

(계속)


안현모는… 방송인이자 동시통역사. 서울대, 한국외대 통번역대학원 졸업. SBS 기자와 앵커로 활약하며 취재 및 보도 역량을 쌓았다. 뉴스, 예능을 넘나들며 대중과 소통하고 있다. 우주 만물에 대한 관심과 애정으로 본 연재를 시작했다.





김영대는… 음악평론가. 연세대 졸업 후 미국 워싱턴대에서 음악학으로 박사학위 취득. 한국과 미국을 오가며 집필 및 강연 활동을 하고 있다. 저서로 ‘BTS : THE REVIEW’ 등이 있으며 유튜브 ‘김영대 LIVE’를 진행 중이다.





주간동아 1334호 (p60~62)

안현모 동시통역사·김영대 음악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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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345호

2022.0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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