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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대중음악의 찬란한 영웅서사
음악 하는 사람, 말하는 사람, 그리고 생각하는 사람. 이 세 가지 지표를 모두 충족시킨 사람은 누구일까. 나는 신해철을 꼽는다. ‘그대에게’의 전주가 울려 퍼지자마자 심사위원들 모두 ‘올해 대상은 정해졌다’고 생각했다던 1987년…
대중음악평론가 2018년 06월 12일 -
made in Korea로 일군 팝 역사의 전환
빌보드 차트는 음악시장의 나스닥 같은 존재다. 세계 음악 산업의 흐름을 매주 보여주고, 다양한 기록을 통해 실시간으로 팝의 역사를 정리해나간다. 음반의 시대가 저물고 다운로드를 거쳐 스트리밍으로 음악 산업 주도권이 바뀔 때마다 새로…
대중음악평론가 2018년 06월 05일 -
방탄소년단의 ‘LOVE YOURSELF 轉 ‘ Tear’’
5월 18일 오후 6시 공개된 방탄소년단(BTS)의 ‘LOVE YOURSELF 轉 ‘Tear’ ’는 ‘학교 3부작’에 이은 ‘기승전결 4부작’의 정점이다. 그에 걸맞은 기록도 세우고 있다. 웬만한 A급 아이돌 컴백의 꼬리표처럼 돼버…
대중음악평론가 2018년 05월 29일 -
저고리시스터, 김시스터즈, 블루리본… 한국 걸그룹의 선구자들
9인조 걸그룹 하면 대부분 트와이스, 그 이전은 소녀시대를 떠올리겠지만 아이돌이라는 말이 등장하기 한참 전 이미 9인조 걸그룹이 존재했다는 것을 아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그것도 노래하고 춤추는 걸 넘어 직접 악기까지 연주한 걸밴드…
대중음악평론가 2018년 05월 22일 -
영어 ‘솔(Soul)’ 보다 한국어 ‘영혼’이 어울리는 앨범
5월 6일 서울 연세대 노천극장. 이른 오후까지 내리던 비가 그쳤다. 오랜만에 하늘이 청명했다. 바람은 쾌청했다. 휴일이라 한적한 캠퍼스에 마치 등교시간처럼 사람이 몰려들었다. ‘브라운 아이드 소울’이 3년 만에 공연을 열었기 때문…
대중음악평론가 2018년 05월 14일 -
스스로 문화를 창조하던 인디는 어디로 갔을까
여전히 홍대 앞을 ‘젊음의 거리’라 칭하는 게 일반적이지만 꼭 그렇지는 않다. 뭔가 ‘핫’하고 ‘힙’한 곳을 찾아다니는 이들은 서울 연남동과 망원동으로 발걸음을 돌린 지 오래다. 그런데 요즘 뜨는 동네와 한창 뜨던 시절의 홍대 앞을…
대중음악평론가 2018년 04월 30일 -
라디오헤드는 왜 최대 히트곡 ‘Creep’를 부르지 않나
1990년대를 강타한 브릿팝의 화려한 시대는 오래가지 않았다. 97년 오아시스, 펄프 같은 브릿팝 맹주들이 발표한 새 앨범은 전작의 활기와 날카로움을 잃었다. 마약 파티가 끝난 후의 허무와 혼란이 덕지덕지 묻었다. 이 그늘을 채운 …
대중음악평론가 2018년 04월 24일 -
팝의 근원인 블루스에 그루브를 얹은 댄스음악
블루스에 대한 한국 젊은 음악 팬들의 인식을 바꾼 이가 있다면 하헌진을 꼽지 않을 수 없다. 하헌진 이전, 새로운 세대(그 약간 이전 세대까지도)에게 블루스란 낡디 낡은 음악이었다. ‘꼰대’ 아저씨가 인상을 찌푸리며 영원히 끝나지 …
대중음악평론가 2018년 04월 18일 -
불꽃처럼 피어오르고 사라진 밴드에 대한 봄날 아지랑이 같은 기록
음악 다큐멘터리 ‘인투 더 나잇’은 밴드를 다룬 일반 작품들과 궤도를 달리한다. 보통의 작품은 대개 이런 흐름을 거친다. ‘밴드가 있다 → 위기를 맞는다 → 갈등이 증폭된다 → 갈등을 해결한다 → 다시 빛나는 순간을 맞이한다.’ 이…
대중음악평론가 2018년 04월 10일 -
세계 최대 음악축제 프로그래머가 기획한 평화의 꿈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 날, 서울 홍대 앞에서는 커다란 이벤트가 열렸다. 크라잉넛 베이시스트 한경록의 생일(2월 11일)을 기념한 경록절. 지난해 이 칼럼을 통해서도 소개한 ‘홍대 앞 3대 명절’ 중 하나다. 그날 가장 화제가 됐던 …
대중음악평론가 2018년 04월 03일 -
‘여행 같은 공연’을 꿈꾸던 음악공동체는 왜 사라졌나
제주는 서울 다음으로 많이 머무르는 곳이다. 한창 빠졌을 때는 한 달에 일주일씩 내려가 있을 정도였다. 고교 수학여행 때도 안 와본 이 섬에 처음 발을 디딘 건 2011년 초였다. 만화가인 친구가 서울 생활을 접고 제주로 간다 해 …
대중음악평론가 2018년 03월 27일 -
아이돌 스스로 콘텐츠 생태계이자 플랫폼이 되다
얼마 전 부장급 아저씨들과 함께 한 자리에서 “너 방탄소년단이라고 들어봤어? 걔들이 왜 미국에서 그렇게 인기야?”라는 질문을 들었다. 생전 남자 아이돌에 관심이 없을 법한 사람들이 이런 질문을 하다니, 대세는 대세구나 싶었다. 방탄…
대중음악평론가 2018년 03월 20일 -
스트리밍 이후의 음악을 상상하다
2월 28일 서울 구로아트밸리 예술극장에서 열린 제15회 한국대중음악상의 주인공은 강태구였다. 그의 첫 정규 앨범인 ‘bleu’는 최우수 포크 앨범과 노래, 그리고 가장 의미 있는 상으로 여겨지는 ‘올해의 앨범’을 수상했다. 이에 …
대중음악평론가 2018년 03월 13일 -
공연 대미를 장식한 이문세의 노래는?
많은 출연자가 나와 많은 명곡을 불렀다. 마지막 출연자는 이문세였다. F코드로 시작하는 피아노 전주가 흘렀다. ‘소녀’였다. 윤도현, 한영애, 전제덕, 김범수, 박정현 등 명가수들이 이미 무대에 올라와 ‘옛사랑’ ‘나는 아직 모르잖…
대중음악평론가 2018년 03월 06일 -
해체와 사망 못지않게 강력한 문화상품, 추억
음악산업은 공백을 좋아하지 않는다. 한 시대의 스타가 다음 시대의 스타에게 자연스럽게 바통을 넘겨줄 때 산업은 기뻐한다. 해체와 사망은 그래서, 음악산업의 가장 큰 상품이지만 유효기간이 짧은 상품이기도 하다. 기한이 지나기 전 다른…
대중음악평론가 2018년 02월 27일 -
‘순간’ 앞에서 더 진지했던 2세대 펑크밴드를 기리며
다시 돌아오지 않을 청춘을 끝나지 않을 여름처럼 산 자들이 있다. 누구의 눈도 의식하지 않고 그들만의 정글을 구축한 자들이 있다. 2세대 펑크밴드와 그 주변인이다. 굳이 2세대 펑크라고 지칭한 이유는 노브레인, 크라잉넛 등 1세대 …
대중음악평론가 2018년 02월 13일 -
2010년대 그래미가 가장 사랑하는 남성 아티스트
압도적 승리다. 올해의 앨범 · 올해의 레코드 · 올해의 노래까지, 신인상을 제외한 본상 3개를 휩쓸었다. 이로써 아델과 함께 2010년대 그래미 어워드(그래미)가 가장 사랑하는 아티스트 자리에 올랐다 해도 과언은 아니다. …
대중음악평론가 2018년 02월 06일 -
리드싱어 돌로레스 오리어든을 추모하며
지금 와서 1990년대 차트를 들여다보면 가끔 이런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어떻게 이렇게 어두운 음악들이 그렇게 인기가 많았지?’ 낙오자의 정서가 그득하고 어린 시절 상처가 지배한다. 세상에 대한 불만과 좌절이 음표 사이를 비집고…
대중음악평론가 2018년 01월 30일 -
앨범 커버를 예술의 경지로 끌어올린 힙노시스의 시대를 그리며
단순히 이 앨범이 누구 작품인지를 보여주기 위한 ‘포장재’였던 앨범 커버가 하나의 예술로 승화된 건 1967년 발매된 비틀스의 ‘Sgt Pepper’s Lonely Hearts Club Band’부터다. 카를 마르크스에서부터 밥 딜…
대중음악평론가 2018년 01월 23일 -
전통의 브루노 마스냐, 파격의 켄드릭 라마냐
1월 28일(현지시각) 그래미 어워드(그래미)가 열린다. 그래미가 미국에서 가장 권위적인 음악상으로 꼽히는 이유는 두 가지다. 첫째, 제작자부터 DJ까지 미국 음악 산업 관계자를 망라한 미국레코딩예술과학아카미(NARAS) 회원들의 …
대중음악평론가 2018년 01월 16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