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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의 홈리스 3총사 유기兒 부모찾기 대작전
도쿄의 홈리스(homeless) 사내 긴, 여자 되기를 소망하는 하나와 가출 소녀 미유키는 크리스마스 때도 버려진 삼각주먹밥과 묘지에 남겨진 술을 먹으며 하루를 보낸다. 쓰레기 수북한 뒷골목에서 싸움질을 멈추지 못하던 세 사람. 그…
20071225 2007년 12월 19일 -
뚱녀들의 유쾌한 반란 & 인종차별주의에 똥침 놓기
일명 쓰레기의 제왕, 세상 속 저급한 것들의 열혈 광신도였던 감독 존 워터스는 1970년대 모든 조악함을 모아 주류 영화를 무장해제시켰다. 그의 걸작으로 평가받는 ‘핑크 플라밍고’에서 주인공들은 주사기로 자가 인공수정을 하는가 하면…
20071211 2007년 12월 05일 -
계산된 유혹, 욕망의 경계
리안이 다시 중국으로 돌아왔다. 기차가 나오지 않는 서부극 ‘브로크백 마운틴’을 만든 지 1년. 고전주의적 서부극에 동성애를 차용해 미국과 서부극에 관한 신화를 해체했던 그가 이번에는 몸이 교감하는 욕정의 세상, 그러나 악마와 싸워…
20071127 2007년 11월 21일 -
40년대 누아르 스타일로 잔혹 살인사건 재구성
로스앤젤레스(LA)의 밤. 폭동이 휩쓸고 간 거리에는 군인과 시민 간의 주먹다짐이 오가고, 경찰은 싸움 장면을 구경하며 내기 걸기에 바쁘다. 밤은 험하고 길은 멀다. 그리고 이때 경찰 출신의 두 사내 미스터 아이스와 미스터 화이어가…
20071113 2007년 11월 07일 -
우직한 바른생활 경찰 배꼽 빼는 은행강도 되다
장진 영화에 늘 나오던 그 남자, 동치성이 아니다. 이번엔 정도만이다. 정도만 걷고, 정도만 본다. 그래서 작은 항구 삼포시에 경찰서장이 부임해오던 날도 “나 경찰서장이야”라는 한마디에 꾸벅 인사를 한 사내는 어김없이 서울내기 서장…
20071030 2007년 10월 24일 -
운명처럼 찾아온 사랑 흔들린 오만과 편견
제인 오스틴은 18세기 영국 문학에 로맨스의 향기를 불어넣은 작가였다. 21세기에 태어났더라면 ‘파리의 연인’ 같은 멋진 연애 드라마를 써서 떼돈을 벌었을지 모르고,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 같은 자작 시나리오를 써 영화감독으로…
20071016 2007년 10월 15일 -
詩로 무장한 ‘사랑의 포로’ 이라크서 필사의 연애작전
솔직히 전작에서 피노키오 분장을 했던 로베르토 베니니 아저씨는 너무한 면이 있었다. 깡마른 체격과 장난기어린 두 눈, 거짓말과 창의력을 혼동하는 ‘아저씨’ 피노키오는 할아버지가 랩댄스 추는 격이요, 1t짜리 아가씨가 신데렐라가 된 …
20070925 2007년 09월 28일 -
문제아 소년의 악취미 관음증에 관한 보고서
아무것도 없는 무지화면(無地畵面)에 낚시하는 아버지와 아들의 목소리만이 잡힌다. “우리를 볼 수 있나요?”“아니, 못 본단다. 하지만 우리가 보고 있다는 걸 느끼고는 있지.”영화의 모든 것을 집약한 첫 대사이자 앞으로 일어날 일을 …
20070911 2007년 09월 05일 -
은밀한 욕구 해결 뒷골목 여인의 일기장
1989년이던가, 대학을 막 졸업했을 때 일이다. 영타운 문예극장이라고, 평소 자주 가서 시간을 때우던 신촌의 극장에서 ‘걸 온 더 모터사이클’이라는 영화를 봤다. 알랭 들롱이 나오는 옛날 영화라기에 별 기대 없이 보고 있는데, 영…
20070828 2007년 08월 22일 -
아름답지만 섬뜩한 비극적 사랑의 공포
지나친 애정은 늘 인간의 마음에 그림자의 함정을 판다. 아이는 부모를 살해하고 부모는 아이를 낙태시키며 귀신은 자신이 사람인 줄 안다. 모두 공포영화 속 이야기지만, 영화에 나타난 지나친 애정 문제는 현실의 우리 마음속에서도 현재진…
20070814 2007년 08월 08일 -
80년 광주의 그 아픔 가슴은 눈물을 흘린다
평론가로서 가장 고민이 되는 순간은 ‘스스로가 옳다’고 생각하는 영화를 비평해야 할 때다. ‘성웅 이순신’ ‘이재수의 난’ ‘유관순 언니’에 대한 비평을 써야 하는 것처럼. 하지만 역사를 다루는 어떤 영화들은 역사에 대한 태도가 정…
20070731 2007년 07월 25일 -
아날로그 형사 디지털 테러에 맞서다
20세기 폭스사의 로고가 사라지면, 곧이어 컴퓨터그래픽(CG)이 삭제되듯 영화 타이틀이 뜬다. ‘다이하드 4.0’. 테러 시대의 영웅, 욕 잘하고 웃기 잘하는 인간적인 경찰, 질기고 죽이기 어려운 놈 브루스 윌리스가 돌아온 것이다.…
20070717 2007년 07월 11일 -
시골 시댁 vs 도시 며느리 ‘좌충우돌’ 문화갈등 겪다
도회지에 나가 성공한 큰아들이 아름다운 연상의 신부를 데려왔다. 외교관의 딸로 세계를 여행한 미국 시카고의 여피 화랑 주인 메들린. 사실 메들린은 노스캐롤라이나에 사는 아웃사이더 아트 화가 데이비드 워크의 작품에 반해 신랑 조지의 …
20070703 2007년 06월 27일 -
쩔쩔 사장, 당당한 직원 사무실 풍경 뒤집기
우리는 모두 그의 영화를 알고 있다. 덴마크의 한 병원에서 일어나는 유령 소동을 그린 ‘킹덤’, 눈이 점점 멀어가는 사형수 여인의 슬픈 아메리칸드림을 보여준 ‘어둠 속의 댄서’, 한 마을의 노예로 전락하고 마는 미국인 아가씨의 수난…
20070619 2007년 06월 13일 -
성장통 사춘기 소녀 아주 섬세한 시간여행
‘백 투 더 퓨처’ ‘클릭’ ‘타임머신’ ‘12 몽키즈’…. 시간여행을 모티프로 한 공상과학(SF) 영화는 언제나 호기심을 자극한다. ‘그때 그곳에서 내 삶을 다시 시작할 수 있다면’ ‘미래의 나는 어떤 모습일까?’ 같은 궁금증이 …
20070605 2007년 05월 29일 -
눈부시게 화창한 날 잔뜩 찌푸린 여인의 삶
결론적으로 말해 이창동 감독의 신작 ‘밀양’은 날씨에 관한 영화다. 정말이지 모두가 ‘밀양’을 보고 용서와 구원에 대해 이야기할 때 내 눈에는 해와 구름, 비가 보였다. 영화를 자세히 보시라. 영화에는 비 오는 장면이 딱 한 번 나…
20070522 2007년 05월 16일 -
슬픈 사랑의 미학 고독한 예인들의 숙명
임권택 감독의 영화 ‘만다라’를 보면, 햇볕 드는 절 마루에 쪼그리고 앉아 나무로 부처 조각을 깎는 ‘땡중’ 지산이 나온다. 그는 다음과 같은 대사를 읊는다.“천년을 두고 사람들은 부처의 미소가 신비하다느니 불가사의하다느니 이야기해…
20070508 2007년 05월 02일 -
에도시대 사무라이 유쾌·상쾌한 복수극
‘꽃은 벚꽃, 사람은 무사.’유명한 일본 속담에도 여실히 드러나듯, 일본 문화에서 사무라이는 역사의 핵심에 놓인 거대한 기호이며 두 개의 검이 호위하는 일본 자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요즘 들어 일본 감독들 사이에서 일본의 상징적…
20070424 2007년 04월 18일 -
톰 티크베어 감독의 ‘향수’
주관론적 인식론에 따르면, 개가 지각하는 세상과 인간이 지각하는 세상, 꿀벌이 지각하는 주관적 세상은 모두 다르다고 한다. 예를 들어 달팽이에게 세상의 움직이는 모든 것은 어지러울 만큼 고속의 물체로 느껴진다. 결국 달팽이나 거북은…
20070410 2007년 04월 04일 -
존 커란 감독의 ‘페인티드 베일’
인류 역사에서 남편의 손에 서서히 죽어갔던, 혹은 남편에 대한 불만으로 결국 파멸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했던 푸른 수염의 희생자 목록은 꽤 긴 편이다. 보바리 부인, 프란체스카 다 리미니(단테의 ‘신곡’에 나오는 여성으로 시동생과 …
20070327 2007년 03월 2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