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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님이 가위 들고 조리 이보다 원초적일 순 없다
올봄 ‘미슐랭 가이드’ 한국판이 나와 화제가 됐다. 음식점에 별점을 주는 ‘레드 가이드’가 아니라, 한국의 여러 관광지를 소개하는 ‘그린 가이드’로 여기에 실린 음식점들도 덩달아 화제로 떠올랐다. ‘미슐랭 가이드’라는 이름 자체가 …
20110829 2011년 08월 29일 -
음료와 구연산 육수가 비장의 양념법인가
여름이 지나고 있다. 바닷가에서 먹었던 시원한 물회 이야기를 나누며 추억을 되새기는 시간이다. 이런 말을 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물회 먹고 나면 말이야, 입안이 노래지더라.” “나는 오줌이 노랗던데?”물회는 생선과 푸성귀에 고…
20110822 2011년 08월 22일 -
왁자지껄 그곳엔 사람 사는 냄새가 난다
인천 강화도에 가면 풍물시장이 있다. 2, 7일에 서는 오일장이지만 장날이 아닌 날에도 건물 안 상설시장은 문을 연다. 장날에는 건물 밖 야외에 많은 장꾼이 모인다. 강화의 할머니 농민들이 채소 조금, 곡물 조금 쌓아놓고 파는데 하…
20110816 2011년 08월 16일 -
100% 메밀 면발 고집에 공장 육수가 웬 말이냐
여름 휴가철이면 강원도 막국수 식당이 호황을 누린다. 누구든 이 지역에 가면 으레 ‘막국수 한 그릇은 먹고 와야 한다’는 생각을 한다. 나 역시 강원도에 가면 막국수를 찾는다. 웬만큼 알려진 막국숫집은 다 다닌 터라 이제는 시장통에…
20110808 2011년 08월 08일 -
살아 있는 것 ‘회’쳐야 쫄깃하고 맛있다고?
최근 농촌진흥청이 쇠고기 포장지에 맛 예측 정보를 표시하겠다고 밝혔다. 마블링을 중심으로 한 현재의 등급 제도를 보완하겠다는 것이다. 맛 예측 정보 중 가장 중요한 것이 숙성도 표시다. 쇠고기는 일정 기간 숙성해야 맛이 좋아지는데 …
20110801 2011년 08월 01일 -
평양냉면이 담백? 수많은 맛 있거든요
우리말의 장점 중 하나가 맛을 형용하는 단어가 많다는 것이다. 정확히는 맛을 표현하는 단어의 변용이 많다는 것이지만. 예를 들면 ‘달다’라는 표현은 달콤하다, 달큼하다, 들큼하다, 달달하다 등으로 변용할 수 있다. 짜다, 맵다, 시…
20110725 2011년 07월 25일 -
유명 인사 왔다 가면 음식이 맛있어지나?
옛날 외식업계에 떠돌던 우스갯소리가 있다. 지방자치단체의 위생계, 소방서, 세무서 공무원이 모여 식당에서 밥을 먹었다. 누가 계산할까. 잘 알고 있겠지만, 정답은 식당 주인이다(옛날이라고 한 것은 요즘에는 그런 일이 없으리라 믿기 …
20110718 2011년 07월 18일 -
연하고 작은 참외가 훨씬 더 맛있다
참외는 7월이 제철이다. 그러니까 노지에서 재배하면 7월에 수확한다는 말이다. 그러나 요즘엔 7월 참외도 비닐하우스에서 재배한 것이다. 농민들은 노지 참외를 재배할 수 없는 것이 오염 탓이라고 말한다. 껍질이 연한 참외는 산성비를 …
20110711 2011년 07월 11일 -
욕먹을 각오로 묻는다 조미료 쓰십니까?
최근 기획한 일이 있어 서울의 오래된 음식점을 돌고 있다. 음식점 주인이나 그곳에서 오랫동안 일한 분들을 인터뷰하고, 가능하면 주방도 살펴본다. 오래된 유명 음식점은 섭외하기가 쉽지 않다. 주인과 통화하기도 어렵다. 전화받은 직원이…
20110627 2011년 06월 27일 -
쌀밥에 ‘성게소 젓갈’ 진짜 끝내줍니다
성게는 한반도 연안에서 흔히 잡힌다. 그 ‘성게 알’이 예전에는 귀했다. 고급 일식집에나 가야 나무상자에 모셔진 성게 알을 볼 수 있었다. 국내산 대부분이 일본으로 수출돼 우리나라 사람은 먹을 몫이 없었다. 요즘은 사정이 달라졌다.…
20110613 2011년 06월 13일 -
아릿하고 쿰쿰해야 진짜 감자 음식이지
예전엔 강원도에 가야 먹을 수 있던 감자떡이 고속도로 휴게소에서도 팔린다. 웬만한 시장 좌판에도 있고 분식집에도 있다. 그런데 그 감자떡 맛이 요상하다. 쫀득하면서 약간 서걱거리는 식감이 있었는데 요즘의 그 감자떡은 고무 씹는 것처…
20110607 2011년 06월 07일 -
한번 버린 입맛이 쉽게 돌아올 수 있나
요즘 다큐영화가 ‘트루맛쇼’ 화제다. MBC PD 출신 김재환 감독의 작품으로 ‘방송에 나오는 맛집이 조작됐다’는 것을 몰래카메라에 담았다. 맛집 방송에 돈이 오가고 엉터리 음식이 특별난 음식으로 소개된다. 나는 이 다큐영화에 등장…
20110530 2011년 05월 30일 -
식후 커피 한잔 끊기 힘드시죠?
민족마다 습관성 음료가 있다. 서양 각국의 커피나 홍차, 남미의 마테, 중국과 일본의 차 같은 것 말이다. 이런 음료는 각 민족의 음식문화를 특징적으로 보여준다. 그렇다면 한민족의 습관성 음료는 무엇일까. 녹차나 식혜, 아니면 수정…
20110523 2011년 05월 23일 -
난 음식 만드는 기계…맛을 바라는 것은 사치다
요즘 텔레비전에 요리사가 많이 등장한다. 대체로 멋있게 생긴 젊은 남성으로, 하얀색 조리복을 입고 음식 만드는 모습이 마치 예술가처럼 보인다. 드라마나 영화에서도 요리사의 이런 멋진 이미지를 반복해서 보여준다. 그래서인지 요즘 학생…
20110516 2011년 05월 16일 -
기념품 스테인리스 공기 외국인 시선 왜곡할라
2010년 한식 세계화 관련 전시회장에서 희한한 일이 있었다. 한국인의 주식인 밥이 세계 여러 나라의 그릇에 담겨도 다 어울린다며, 서양의 유명 브랜드 식기에 담아 전시했다. 그 그릇이 서양의 어떤 음식을 담는 데 쓰이는지 알지 못…
20110509 2011년 05월 09일 -
막걸리 한 잔에 빈대떡 이보다 좋을 순 없다
어느 날 텔레비전에서 한국에 거주하거나 관광 온 외국인, 특히 일본인을 대상으로 막걸리에 어울리는 안주에 대해 묻는 것을 봤다. 대답은 단연 ‘지짐이’ ‘부침개’ ‘전’이었다. 많은 사람이 이 대답에 동의할 것이다. 그러나 나는 이…
20110502 2011년 05월 02일 -
하얀 쌀밥에 가자미찜 봄날 별미가 꽃보다 좋다
선우사(膳友辭)낡은 나조반에 흰밥도 가재미도 나도 나와 앉어서 쓸쓸한 저녁을 맞는다흰밥과 가재미와 나는 우리들은 그 무슨 이야기라도 다 할 것 같다 우리들은 서로 미덥고 정답고 그리고 서로 좋구나우리들은 맑은 물밑 해정한 모래톱에서…
20110418 2011년 04월 18일 -
기름기가 좔좔 흘러야 최고의 쇠고기인가
사람들은 쇠고기에 마블링이 있어야 맛있다고 생각한다. 마블링이란 지방이 촘촘히 박힌 ‘쇠고기의 때깔이 대리석 문양 같다’ 해서 생긴 말이다. 지방이 촘촘히 박힌 정도를 가리키는 공식 단어는 근내지방도다. 이 근내지방도가 좋으면 등급…
20110411 2011년 04월 11일 -
고소하고 쫀득쫀득 내 어린 시절 어묵 돌리도
필자는 마산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 걸음마 배우고 나서부터(내 기억은 그렇다) 어머니가 시장에 가면 졸래졸래 따라다녔다. 어머니는 명절 전 대목장을 보실 때면 미아가 될 수 있다며 나를 떼어놓으려고 하셨지만 그때도 악착같이 따라붙…
20110404 2011년 04월 04일 -
고기에 싸먹는 산마늘 원산지를 아십니까?
우리는 단군신화에서 곰이 사람이 되려고 동굴에서 삼칠일 동안 먹은 것이 쑥과 마늘이라고 배웠다. ‘삼국유사’에서 마늘에 해당하는 한자는 산(蒜)이다. 산은 달래, 파, 마늘, 부추 등을 이른다. 그러니 굳이 마늘이라 번역하지 않아도…
20110328 2011년 03월 28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