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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에서 동해까지…굴·아귀·양미리 찍고
학창시절 사계절이 뚜렷해서 좋다는 우리 땅 예찬을 들으면 “에이, 애국심 때문에 근거 없이 하는 소리지”라고 했다. 특히 찬바람 씽씽 부는 겨울이 무려 4개월 넘는다는 사실이 어린 내게 ‘우리 땅은 거친 곳’이라는 편견을 각인시켰다…
20070116 2007년 01월 10일 -
청어 통말이 과메기 맛 진짜 궁금
과메기철이 돌아왔다. 해산물 음식을 파는 식당들은 이제 겨울이면 으레 과메기를 낸다. 20년 전만 해도 포항에나 가야 먹을 수 있었던 음식인데 짧은 시간에 참 많이도 퍼졌다. 게다가 굽거나 찌지 않은 날것 그대로의 생선이라며 먹기 …
20070109 2007년 01월 08일 -
부대찌개가 국적 불명이라니…
네가 좋아하는 음식을 말하면 네가 어떤 사람인지 말할 수 있다.’ 서양에서 전해지는 격언으로, 100%는 아니지만 정말 맞는 말이다. 좋아하는 음식 하나로 그 사람의 출생지, 가족 관계, 가정환경, 성격 등을 대충 맞힐 수 있다. …
20070102 2007년 01월 02일 -
10년 맛 공부 아직도 오리무중
나는 세상의 어떤 일에든 제각각 ‘경지’와 ‘깨침’이 있다고 믿는다. 불교에서 말하는 득도의 경지가 아닌 “아하, 그게 그렇구나”라며 무릎을 탁 치게 만드는 그 순간!10여 년 전 어느 가을날 강원도 백담사 계곡에 단풍 사진을 찍으…
20061226 2006년 12월 26일 -
‘된장찌개’ 기준 통일될 날 오려나
처음 가는 음식점에서 나는 차림표를 들고 꼬치꼬치 묻는 버릇이 있다. 만둣국이라면 “육수는 뭘로 내나요? 북한식인가요? 피는 어느 정도 얇은가요? 부추는 넣나요?” 등을 묻는다. 동행자가 있다면 속으로 이렇게 비웃을 수도 있다. “…
20061219 2006년 12월 13일 -
아줌마 따라 그때그때 맛이 달라요
지난 호 ‘주간동아’ 커버스토리는 ‘디지털족 음식남녀 행복찾기’였다. 인터넷 공간에서의 음식에 대한 열기는 정말 대단하다. 맛 칼럼니스트인 나도 입이 딱 벌어질 정도로 온갖 식당을 섭렵해 시시콜콜 음식평을 올리는 사람들이 수없이 많…
20061212 2006년 12월 11일 -
내 입맛 키운 8할은 밥상 앞 푸념
주변 사람들은 맛 칼럼니스트로서의 내 미각을 의심한다. 맛있는 음식과 맛없는 음식을 가려낼 줄은 알고 쓰느냐는 것이다. 나를 설핏 아는 사람들은 더 그런다. 거의 매일 술 마시고 담배 피우는 사람이 어떻게 음식을 감별하는지 의아해한…
20061205 2006년 11월 30일 -
맛있는 콩은 재배하기 나름!
몇 달 전 이 칼럼을 통해 발해농원에서 전두부(콩을 통째로 곱게 갈아 굳힌 두부)를 만든다는 얘기를 언뜻 내비쳤다. 소비자 선호조사니 샘플링이니 하는 것을 통해 나온 반응이 워낙 좋아 사실 나는 요즘 기분이 ‘업’되어 있다. 일본 …
20061128 2006년 11월 22일 -
조리법 따라 변화무쌍 … 꼬불꼬불한 맛의 세계
1. 일본에는 ‘일본 라면’이 없다라면은 일본에서 유래했다는 것이 일반적인 상식이다. 그래서 대부분의 생라면 식당이 간판에 ‘일본 라면’이라는 말을 적고 있다. 그런데 일본에 가면 라면은 온통 ‘중화 라면’뿐이다. ‘일본 전통 라면…
20061121 2006년 11월 15일 -
진한 복국 육수 희한하게 개운하네
오피스타운에는 반드시 복집이 있다. 크게 신경 쓰지 않고 그런대로 편안하게 밥을 먹으면서 대화할 수 있는 식당으로 딱 알맞기 때문이다. 이 칼럼의 연재 제의를 받고 ‘주간동아’ 편집장과 첫 미팅을 한 자리도 서대문 네거리에 있는 복…
20061114 2006년 11월 09일 -
신토불이 국수 설 땅 좁아졌네!
우리가 흔히 먹는 국수는 칼국수, 냉면, 막국수, 라면, 자장면, 짬뽕, 우동, 스파게티, 온면, 비빔국수 등이다. 최근에는 이탈리아 파스타 전문점, 일본식 우동, 태국식 해물국수, 말레이식 튀김국수 등을 파는 식당들도 속속 생겨나…
20061107 2006년 11월 06일 -
해산물이 당기는 것은 ‘원초적 본능’
나는 남녘 바닷가 소도시에서 나고 자랐다. 집에서 걸어서 10분 거리에 바다가 있고, 어시장이 있었다. 30여 년 전만 해도 내 고향 바다는 맑디맑았다. 고향을 떠난 지 20여 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어릴 때 먹고 자란 이 ‘바닷것’…
20061031 2006년 10월 25일 -
쇠고기는 싱싱하고 고소해야 최고인가
한국 사람 대부분은 붉은 살 사이에 하얀 기름이 실처럼 촘촘히 박혀 있는 상강육을 최고의 고기로 여긴다. 마치 서리가 내린 상강(霜降) 모습 같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다. 정육점에서도 상강이 잘된 고기가 제일 비싸다. 서울 강남의 잘…
20061024 2006년 10월 18일 -
소주가 소주다워야 소주인데…
나는 소주를 잘 마시지 않는다. 소주의 독특한 향이 음식 맛을 죽이기 때문이다. 삼겹살쌈이나 매운탕같이 마늘, 된장, 고춧가루 등 양념의 맛이 강한 음식에는 소주가 그런 대로 어울리지만 회라든지 수육 같은 ‘심심한’ 음식에는 소주가…
20061017 2006년 10월 16일 -
푸근한 고향엔 먹을 것 지천
가을은 냄새로 다가온다. 출근하려고 아파트 현관문을 나서면 싸한 향이 가을임을 알린다. 여름내 머금었던 물기를 분사하면서 내는 나무들의 무채색 향 같기도 하고, 따가운 햇살이 하늘을 말리면서 증발시키는 파르스름한 향인 듯도 하다.가…
20061010 2006년 10월 09일 -
달착지근한 된장이 맛있습니까?
개념이란 사고할 수 있는 틀을 제공하는 구실을 한다. 그런데 이 개념이 경우에 따라 전혀 엉뚱한 형식으로 정립되어, 단어가 가리키는 사물에 대해 혼란을 야기하기도 한다. ‘된장’을 국어사전에서 찾아보면 “메주로 간장을 담근 뒤에 장…
20060926 2006년 09월 21일 -
다이어트 아이스크림 끝내주네
내가 아주 어렸을 땐 아이스크림이라는 말도 없었다. 막대기에 깡깡 얼린 찝찔한 팥물의 아이스케이크도 참 귀했다. 여름밤 “아이스께끼~” 하고 외치는 소리가 얼마나 달콤했던지…. “이번 딱 한 번만”이라며 엄마랑 손가락을 건 뒤 10…
20060919 2006년 09월 13일 -
순수한 맛에는 마음이 통하거든요
어떤 일이든 ‘경지’와 ‘깨우침’이 있다. 불교에서 말하는 ‘득도의 경지’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세상의 아주 작은 일들에도 제각각의 깨우침이 있다고 생각한다. “아, 그게 그렇구나”라며 무릎을 탁 치게 만드는 바로 그 순간이다.…
20060912 2006년 09월 11일 -
너희가 제주 토장 맛을 알아?
10년 전 전국을 돌아다니며 향토음식에 대해 취재하던 때다. 당시 나의 이런 일은 눈에 띄는 작업이 아니었다. 매체에서는 식당을 소개하는 단문 기사들이 주류를 이루었지만, 향토음식의 유래나 문화적 해석에는 별 관심이 없었다. 이런 …
20060905 2006년 08월 30일 -
한국에 온 일본 음식은 짝퉁?
일제강점기 때 내 외할머니는 일본에서 반찬가게를 하셨다. 물론 일본 반찬이다. 어머니와 아버지도 일본에서 청년기를 보내셨다. 그래서 나는 어렸을 때 한식과 일식이 묘하게 ‘짬뽕’된 음식을 먹고 자랐다. 이런 얘기를 주위 사람들에게 …
20060829 2006년 08월 28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