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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 멈춘 중세 동화의 나라로 초대
이른 아침, 북해 연안에서 몰려온 안개가 한 겹씩 베일을 벗으면서 중세의 역사문화도시 브뤼헤(Brugge·2000년 도시 전체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의 아름다운 자태가 햇볕 속에 모습을 드러낸다. 아침부터 마르크트 광장에…
20070703 2007년 06월 27일 -
佛心은 사라지고 ‘무술 관광지’만 남았다
중국 뤄양(洛陽)에서 험준한 암벽으로 둘러싸인 산세를 끼고 힘겹게 달려온 버스는 쑹산 소림사(少林寺) 앞 버스 정류장에 우리를 내려놓았다. 중국 제일의 선종(禪宗) 사찰이자 소림파 무술의 본고장인 소림사에 말이다.아, 드디어 내가 …
20070619 2007년 06월 13일 -
‘시베리아 진주’에 영혼의 목 축이다
시베리아 횡단열차가 러시아 이르쿠츠크역에 도착했다. 350여 년의 역사를 지닌 이르쿠츠크는 시베리아 지역에서 오래된 도시 중 하나다.‘시베리아의 파리’라 불리는 이르쿠츠크는 바이칼호에서 서쪽으로 65km 떨어진 앙가라 강을 배경으로…
20070605 2007년 05월 29일 -
자작나무 사열, 잠 못 드는 감동
몽골 고비를 지나 이제 러시아 바이칼로 떠나야 한다. 그곳까지 가기 위해 우리가 선택한 교통수단은 시베리아 횡단열차. 이름만 들어도 설레는 것은 ‘시베리아’라는 단어에서 느껴지는 아련한 그리움 때문일까. 아니면 무려 9000km가 …
20070522 2007년 05월 16일 -
황톳빛 여신이 만든 ‘과일 천국’
한자로는 월남(越南)이라고 쓰는 베트남.우리로서는 1960년대 베트남전 파병과 관련된 슬픈 현대사의 인연 때문에 그곳을 방문하며 막연히 긴장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막상 베트남 땅을 밟아보면 동남아시아 여느 여행지와 크게 다르지 …
20070508 2007년 05월 02일 -
性 편견 사라진 트랜스젠더들의 낙원
비행기가 푸껫 국제공항에 가까이 이르자 태국인 스튜어디스의 안내방송이 나온다. 귀에 소곤거리는 사랑의 속삭임처럼 그녀의 목소리는 나른하다. ‘태국은 조용한 나라겠구나!’라고 생각하는 순간, 경쾌한 한국인 여승무원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20070424 2007년 04월 18일 -
고산 증세에 숨 막히고, 절경에 숨 멎을 듯
실크로드의 발자취를 따라 중국을 헤매다 서역의 끝자락에서 만나는 카슈가르. 사람들은 흔히 이곳을 여행의 종착지로 삼지만, 모험을 즐기는 사람들은 이곳을 시발점으로 해 파미르 고원으로 떠난다.카슈가르에서 파키스탄으로 이어지는 중파공로…
20070410 2007년 04월 04일 -
중세 풍경 간직한 ‘동화의 나라’
내가 어렸을 적에는 책이 귀한 편이었다. 지성의 양식보다는 당장 일용할 양식이 더 중요했던 그 시절, 책이라곤 1년에 한 차례 부모님이 사주신 베개 크기만한 전과가 전부였다. 그러던 어느 날 부자 친척이 잠깐 짐을 맡긴 일이 있었는…
20070327 2007년 03월 26일 -
구명튜브 끼고 바다 속에서 와인 한 잔
베트남 중부에 있는 작은 도시 호이안에서 야간버스를 타고 휴양지 냐짱의 호텔에 도착한 시각은 아침 6시30분. 이날 냐짱의 하늘은 성난 듯 잔뜩 찌푸려 있었다. 짐과 사람들로 가득 차 좁디좁은 야간버스에서 12시간이나 보내야 하는 …
20070313 2007년 03월 12일 -
시간 멈춘 골목길 사람들 추억 간직
대만 하면 생각나는 게 무엇이냐”고 물으면 많은 사람들은 세계에서 가장 높은 101층 빌딩이나 야시장 등을 떠올릴 것이다. 하지만 나는 마음 한쪽에 뭉클하게 간직한 영화 ‘비정성시(悲情城市)’를 떠올린다.대만의 ‘지우펀’이라는 작은…
20070227 2007년 02월 16일 -
중세 건축에 반하고 환상 해변에 취할라
1998년 프랑스월드컵은 ‘크로아티아’라는 신생국을 전 세계에 알린 국제무대였다. 옛 유고연방에서 독립한 이 나라는 처음 출전한 월드컵에서 독일을 3대 0으로 꺾었으며, 3~4위전에서 히딩크가 이끈 네덜란드를 제쳐 당당히 3위를 차…
20070206 2007년 02월 05일 -
낡은 공장지대에 꽃핀 젊은 예술혼
온통 붉은색으로 치장한 거리의 모습, 밋밋하게 뻗은 도로, 특색 없는 건물들…. 몇 년 만에 방문했지만 중국 베이징의 모습은 예전과 별로 다르지 않다. 단지 길을 물어봤을 뿐인데 따지듯 대답하는 중국인의 말투도 그렇고, 구름 한 점…
20070123 2007년 01월 17일 -
작고 아담한 도시, 가을 닮은 거리
불가리아는 지난 밤부터 비가 추적추적 내리고 있었다. 10월 초순의 새벽. 전날 저녁 9시 터키 이스탄불을 출발해 불가리아의 수도 소피아로 달리는 나이트 버스는 두 나라의 국경 검문소에서 멈췄다. 앞자리에 앉은 백인 숙녀가 “Pas…
20070109 2007년 01월 08일 -
동화 속 풍광, 행복이 덜컹~덜컹
알프스의 산봉우리들이 아침 햇살에 새하얀 자태를 드러내기 시작할 무렵, 열차는 몽트뢰(Montreux)에 도착했다. 지난밤 로마에서 시작된 열차여행은 같은 칸에 탄 이탈리아 여행자들과의 긴 대화 탓에 어느 때보다 짙은 피로감을 주었…
20061226 2006년 12월 26일 -
그 유명한 ‘오줌싸개 소년’ 키가 왜 이리 작아
“벨기에에서 유명한 것이 무엇입니까?” 누군가 이런 질문을 던진다면, 벨지안조차 처음에는 고개를 갸우뚱할 것이다. 그러나 잠시 후 우리는 그에게서 장시간에 걸쳐 벨기에의 유명한 것들에 대한 지루한 설교를 들어야만 한다. 가령 그는 …
20061212 2006년 12월 11일 -
14세기 왕국 흔적 깃든 석조유적 전시장
인도 남서부 카르나타카 주(州)에 자리한 함피(Hampi)로 향하는 기차에는 ‘친절하게 다가오는 사람을 주의하고 그들이 주는 음식은 절대 먹지 말며, 음식은 오로지 스스로 구입한 것만 먹으라’는 안내문구가 붙어 있다.만나는 사람을 …
20061128 2006년 11월 22일 -
태초의 풍광, 바람을 닮은 사람들
인천국제공항에서 3시간을 날아가 도착한 몽골의 수도 울란바토르. 고비사막을 가기 위해서는 여기서 지프를 타고 도시를 빠져나가야 한다. 현지인 가이드 겸 운전사가 우리와 한 팀이 되어 지프에 올랐다. 사막은 밤이 되면 급속도로 기온이…
20061114 2006년 11월 13일 -
도심에도 숲에도 佛心이 흐른다
현대인은 아무 일도 하지 않고 있으면 쉽게 불안해진다. 하지만 아름다운 자연 풍경 속을 여행하다 보면 주변을 쳐다보는 것만으로도 할 일을 다 한 듯 편안한 기분을 느낀다. 내게는 미얀마의 인레 호수가 그랬다. 인레 호수는 해발 13…
20061031 2006년 10월 25일 -
볼거리 천국, 젊음의 거리로 탈바꿈
일본 도쿄의 최대 전자상가 아키하바라의 역사를 간략하게 살펴보면, 이곳은 전후 암시장이었다. 초기에는 인근 대학생들에게 전자제품을 팔던 곳으로 시작, 각종 전자제품을 파는 지역으로 급성장했다. 1980년대 후반 도쿄 교외지역에 대형…
20061017 2006년 10월 16일 -
상상 속 원시 자연, 살아 있는 이상향
인도 최북단 잠무 카슈미르(Jammu and Kashmir) 주의 동쪽 지역에 ‘나닥’이라는 곳이 있다. 지금은 인도에 속하지만 과거에는 티베트 땅이었다. 옛 티베트 땅의 대부분은 중국이 점령하고 일부는 인도가 차지했는데, 나닥이 …
20060926 2006년 09월 2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