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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노래, 그를 생각하며 부른 노래
지난해 10월 27일 저녁, 나는 제주도 협재에 있었다. 게스트하우스 거실에서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다 신해철의 사망 소식을 접했다. 멍했다. 함께 어울리던 사람들을 뒤로하고 인근 포구로 나갔다. 한 손에는 소주 몇 병을 담은 비닐봉지…
20151102 2015년 11월 02일 -
세상을 바꾼 재능의 처연한 그늘
가정을 하나 해보자. 에이미 와인하우스(사진)가 없었다면? 분명히 말할 수 있다. 아델도, 더피도 없었을 거라고. 그의 두 번째 앨범이자 생전 마지막 앨범 ‘Back To Black’은 21세기 음악 흐름을 완전히 바꿔놓았다. 재즈…
20151026 2015년 10월 26일 -
새소리, 물소리, 바람소리의 ‘4분 33초’
국보 제67호 각황전 앞에 선 무대를 보는 순간, 야니의 타지마할 라이브를 체험할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 지리산 자락에 위치한 천년고찰 화엄사에서 열린 ‘2015 화엄음악제’의 무대였다. 누가 나오는지도 몰랐다. 확인했던들 모르는…
20151019 2015년 10월 19일 -
서로를 힘겹게 부축하는 음표와 단어와 목소리
지난 일을 기념하고 또 기억할 때는 5년이나 10년이 하나의 단위다. 하지만 동양문화권에서는 12년도 의미 있는 숫자일 것이다. 지금과 같은 띠였던 때의 일들을 떠올리면서 그해 일기장을 꺼내볼 수 있으니까. 찬바람이 부는 날이 오면…
20151012 2015년 10월 12일 -
당신의 심장이 비트에 반응할 때
혼자 있을 때는 늘 음악을 듣는다. 새로 나온 음악을 모니터링하기도 하고 듣고 싶은 음악을 골라 듣기도 한다. 보통은 그때그때 기분 따라 곡을 고른다. 하지만 선곡 범위가 제한될 때가 있다. 운동할 때다.태초의 음악은 리듬이었다. …
20151005 2015년 10월 05일 -
춘추전국, 비로소 자유로운 음악의 시대
밴드 혁오의 인기가 시들 줄 모른다. ‘무한도전 : 2015 무한도전 가요제’ 이후에도 ‘위잉위잉’ 같은 노래는 음원 차트 상위에 머물고 있다. 이 노래가 실린 이들의 데뷔 앨범 ‘20’이 얼마 전 재발매됐고, 15초 만에 품절됐다…
20150921 2015년 09월 21일 -
시대는 변한다, 선곡도 변한다
한국인의 유흥문화를 코스별로 나눈다면 대개 이렇다. 1차 술집, 2차 술집, 3차 노래방. 혹은 1차 술집, 2차 노래방. 어쨌든 노래방으로 끝나기 마련이다. 술집에 갈 수 없는 중고교생은 시험이 끝나면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노래방…
20150914 2015년 09월 14일 -
배려하되 자아 숨기지 않는 앙상블
9월 첫날 밤 비가 내리더니 귀뚜라미가 한결 크게 울어댄다. 저녁은 선선하고 밤에는 얇은 카디건이라도 걸쳐야 할 것 같다. 낮 햇살은 따갑지만 덥지는 않다. 짧았던 봄에 잠시 입었던 춘추복을 꺼내 손질할 채비를 한다. 그러고 보니 …
20150907 2015년 09월 07일 -
음악계에는 왜 애연가가 많을까
금연을 시도하고 있다. 20년 동안 피우던 담배를 끊는 게 쉬울 리가 없다. 그것도 꽤 많이 피운 편이니 단숨에 이별을 고하지는 못하고 있다. 애인과 헤어지기로 하면 좋았던 나날들이 많이 생각나는 것처럼, 늘 옆에 두고 애용하던 기…
20150831 2015년 08월 31일 -
‘오바마 리스트’에서 읽는 미국의 저력
대통령의 휴가철 계획은 세계 각국에서 매년 여름마다 빠지지 않는 뉴스다. 휴가 기간 읽은 책도 익숙한 소식이다. 올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하나를 더 보탰다. 휴가철 들을 음악, 그것도 낮과 밤으로 나눠 각각 20곡씩 총 40…
20150824 2015년 08월 24일 -
주말 예능이라는 양날의 칼
‘무한도전’은 한국 대중문화의 최대 파워 콘텐츠다. 이견의 여지가 없을 것이다. 황금 같은 주말, 최소 수백만 명의 시청자가 실시간으로 여섯 남자의 좌충우돌을 지켜본다. 케이블채널을 돌리다 보면 언제든, 어느 채널에서든 재방송을 볼…
20150817 2015년 08월 17일 -
음악이 아날로그였던 시절을 추억함
최근 서울 홍대 앞에서 가장 핫한 구역은 ‘연트럴파크’다. 예전 경의선 기찻길 자리에 새롭게 들어선 이 공원(사진)은 개장과 동시에 사람이 몰리고 있다. 연남동에 있어 연트럴파크라는 별명을 얻었다. 격세지감이다. 홍대 앞 문화의 역…
20150810 2015년 08월 10일 -
세대에서 세대로 이어지는 10년의 역사
질문을 던져본다. 만약 펜타포트록페스티벌(펜타포트)이 없었다면 한국 페스티벌의 지형도는 지금과 많이 달랐을지도 모른다. 페스티벌이 특별한 이벤트에서 일상의 영역으로 들어오는 데 좀 더 시간이 걸렸을 거라는 얘기다. 2006년 7월 …
20150803 2015년 08월 03일 -
힙스터스럽게, 나른하고 무심한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 : 2015 무한도전 가요제’로 밴드 혁오가 확 뜨면서 종종 이런 질문을 받는다. 지금 혁오 말고 주목할 만한 팀이 또 있느냐는. 어느 한 팀을 꼽기는 힘들다. 하지만 최근 앨범을 낸 팀 가운데 하나만…
20150727 2015년 07월 27일 -
‘록페’의 계절이 돌아왔다
페스티벌의 계절이 왔다. 1999년 폭우로 중간에 취소된 전설의 트라이포트록페스티벌을 시작으로, 2006년 펜타포트록페스티벌 이래 하나 둘씩 늘어난 여름 축제는 한 달 남짓 다섯 개가 열리는 거품의 절정을 찍기도 했다. 시장은 한정…
20150720 2015년 07월 20일 -
무엇이든 새롭다 93년생 네 남자
아는 사람은 알고 있었다. 그들이 긁지 않은 당첨 복권이라는 것을. 그래도 몰랐다. 이렇게 빨리 터질지, 이렇게 강하게 터질지. 밴드 혁오(사진) 얘기다. 올해도 어김없이 돌아온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 : 2015 무한도전 …
20150713 2015년 07월 13일 -
소유, 그 흐뭇한 ‘사람의 얼굴’
스트리밍이 음악 청취의 대세가 되면서 인류는 그 어느 때보다 편하게 음악에 접근할 수 있게 됐다. 음반을 사는 수고는 물론, 다운로드해 하드디스크에 저장하는 일조차 불필요해졌다. 인터넷만 연결돼 있다면, 필요한 애플리케이션만 깔려 …
20150706 2015년 07월 06일 -
같은 멤버, 한자리 지킨 한국 유일의 밴드
“숭고한 밤이네. 숭고해.” 6월 20일과 21일, 서울 홍대 앞 레진코믹스 브이홀에서 열린 크라잉넛 콘서트가 끝난 후 밴드 더 모노톤즈의 차승우는 내뱉듯 말했다. 그럴 만했다. 여느 공연이 아니었다. 20주년 기념 공연이었다. 결…
20150629 2015년 06월 29일 -
마약에 맛들이면 이런 기분일까
자주 다니는 인터넷 커뮤니티에 사연이 올라왔다. 남편이 사온 보급형 카메라를 실수로 떨어뜨렸단다. 남편이 알기 전에 수리를 맡겨야 하는데 카메라 가격은 얼마이고 수리 견적은 얼마나 나오겠느냐는 거였다. 문제는 그 카메라가 ‘보급형’…
20150615 2015년 06월 15일 -
비틀스가 녹음한 스튜디오에 당신이 설 수 있다면
대중음악 역사는 곧 레코딩의 역사다. 악보로 기록되던 명곡들은 레코딩을 통해 소리가 돼 우리에게 기억된다. 그 소리들이 녹음된 곳, 바로 스튜디오다. 명반이 탄생할 때마다 명문 스튜디오 역시 탄생하곤 했다. 새로운 사운드에 대한 실…
20150608 2015년 06월 08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