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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대놀음인가, 정치놀음인가
왕의 남자’의 원작은 김태웅의 희곡 ‘이(爾)’. 연산군의 눈에 들어 권력의 맛에 빠진 광대 이야기다. 하지만 영화는 주인공들의 비중을 바꾸고 이야기를 변형시켜 희곡과는 상당히 다른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었다. 원작 역시 지금 재상연…
20060103 2006년 01월 02일 -
재미 만점! 괴물의 부활
피터 잭슨에게 ‘킹콩’은 ‘내 인생의 영화’다. 그는 어렸을 때 이 영화를 처음 본 뒤로 영화감독이 되기로 결심했다고 한다. 그러니 그가 ‘킹콩’의 리메이크 계획을 떠올린 것도 비슷한 시기였을 것이다. 자기가 좋아하는 영화를 리메이…
20051227 2005년 12월 26일 -
러시아 팬터지 세계로의 초대
20세기 영화사에서 가장 큰 낭비는 슬라브 문화권에서 팬터지와 호러 장르가 제대로 기를 펴지 못한 것이다. 어떻게 보면 유럽 문화권에서 가장 막강한 호러와 환상물의 자산을 가지고 있던 문화권이 사회주의 정권 밑에서 건전하기 짝이 없…
20051220 2005년 12월 19일 -
열네 살 연상 이혼녀를 사랑한다고?
벤 영거의 ‘프라임 러브’는 근사하게 캐스팅된 배우들과 생산성 높은 설정들, 흥미로운 주제를 갖춘 로맨틱 코미디다. 그러나 언제나 문제는 이것들만 가지고 훌륭한 영화가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프라임 러브’에는 진짜로 훌…
20051213 2005년 12월 07일 -
완벽한 그래픽, 흥행 마법 또 걸까
해리 포터 시리즈는 이제 ‘스타워즈’처럼 현대인들에게 하나의 신화가 되었다. 조앤 K. 롤링의 소설을 원작으로 ‘해리 포터와 마법사의 돌’이 처음 개봉됐을 때만 해도 ‘해리 포터’는 아이들을 위한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해리 포터…
20051206 2005년 11월 30일 -
韓日의 어제, 오늘 그리고 내일
눈부신 하루’는 광복 60주년을 맞아 기획된 디지털 옴니버스 영화다. 이런 영화들이 대부분 그렇듯, 이들을 묶는 것은 일관된 예술적 주제가 아니라 게임의 규칙이다. 세 명의 독립영화 감독에게 디지털 카메라와 제작비가 주어진다. 그들…
20051129 2005년 11월 28일 -
마법과 동화의 나라로 초대
‘그림 형제: 마르바덴 숲의 전설’에서, 테리 길리엄은 80년대 말 그가 자의 반 타의 반으로 떠났던 세계로 돌아온다. 시대는 18세기 말, 주인공은 이성의 시대를 방황하는 환상가들이다. 이 영화에서 그 환상가들은 바로 그림 형제다…
20051122 2005년 11월 16일 -
경상도 싸나이 우즈벡 신부 구하기
‘나의 결혼원정기’는 KBS 인간극장 ‘노총각, 우즈벡 가다’에서 모티브를 얻어 영화화된 작품이다. 원작은 다큐멘터리지만 영화의 각본에는 직접 같은 행사에 따라갔던 감독의 경험도 어느 정도 들어 있다고 한다. 제목과 포스터만 봐도 …
20051115 2005년 11월 09일 -
사랑스런 명콤비의 패러디 향연
월래스와 그로밋이 돌아왔다. 그것도 장편으로. 애니메이션 팬들은 예의 차리지 않고 고함을 질러대도 된다. 월래스와 그로밋이 누군지 모르는 일반인들을 위해 그들에 대한 간단한 소개를 덧붙이는 것이 예의일 것이다. 월래스는 웨스트 …
20051108 2005년 11월 07일 -
눈 뜬 그녀는 누굴 사랑할까
이계벽 감독의 ‘야수와 미녀’는 고 이은주 주연의 코미디 ‘안녕! 유에프오’와 같은 소재를 담고 있다. 두 영화 모두 씩씩하고 귀여운 시각 장애인 여자 주인공을 남자 주인공이 사랑하는데, 그만 남자 쪽이 상대방이 앞을 보지 못하는 …
20051101 2005년 10월 31일 -
네 쌍의 커플, 네 개의 이별
새드무비’는 가을 영화다. 이 영화가 의도하는 것은 빠른 스토리로 관객들을 자극시키거나 무거운 주제로 그들을 각성시키는 게 아니다. 가을 영화들이 무엇보다 중요시하는 것은 분위기다. 한마디로 자연 세계에서 일조량 부족이 신체에 일으…
20051025 2005년 10월 24일 -
헉! 동굴 속 괴물이 깨어났다
동굴’이란 뜻을 가진 영화 ‘케이브’의 무대는 루마니아 카르파티아 산맥 아래, 지상에서 3400m 내려간 땅속의 거대한 동굴이다. 날개 달린 악마와 싸운 템플 기사단의 전설이 어린 성당 밑에서 발견된 동굴이니 마땅히 뱀파이어의 소굴…
20051018 2005년 10월 17일 -
연하 소년과 ‘쿨’한 사랑 이야기
서른 살 학원강사 여성과 열일곱 살 남학생의 사랑. 이렇게 기본 설정만 놓고 보면 ‘사랑니’는 얼마 전에 개봉된 ‘녹색의자’와 마구 비교하고 싶어진다. 그러나 재미있는 건 영화를 보고 난 뒤엔 ‘녹색의자’와의 연관성을 탐구하고 싶은…
20051004 2005년 09월 28일 -
통속적 러브 스토리에 새 옷 입히다
박진표 감독의 두 번째 장편영화 ‘너는 내 운명’은 70대 노인 커플의 솔직한 성 묘사로 유명해진 첫 번째 장편영화 ‘죽어도 좋아’와 마찬가지로 실존 인물들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영화는 시작하기 전에 앞으로 펼쳐질 내용이…
20050920 2005년 09월 14일 -
잠깐의 로맨스, 기나긴 서스펜스
웨스 크레이븐의 신작 ‘나이트 플라이트’의 도입부는 나쁘지 않은 로맨스의 시작처럼 보인다. 비행기가 계속 연착되고 취소되는 동안, 비행기를 기다리던 두 남녀가 눈이 맞는다. 남자는 여자에게 호감이 있는 것처럼 보이고 여자 역시 남자…
20050913 2005년 09월 07일 -
뻔한 불륜 너무 깔끔한 포장
허진호는 지금까지 멜로드라마만을 만들어왔다. 그의 작품 ‘8월의 크리스마스’ ‘봄날은 간다’ ‘따로 또 같이’ ‘나의 새 남자친구’는 설정만 본다면 가장 통속적인 드라마다. 그러나 허진호는 시한부 인생, 실연, 삼각관계, 이별과 같…
20050906 2005년 08월 31일 -
가볍고 유쾌한 ‘노출과 섹스’
훌리오 메뎀의 ‘섹스와 루시아’가 ‘루시아’라는 제목으로 개봉된다. 왜 국내 제목에서 ‘섹스’라는 단어를 빼버렸는지는 모르겠다. 흥행에 장애가 될 단어는 절대로 아닌데 말이다. 하여간 이 작품은 우리나라에 정식 소개되는 메뎀의 첫 …
20050830 2005년 08월 25일 -
연쇄살인 부르는 ‘바흐의 멜로디’
‘첼로’(부제: 홍미주 일가 살인사건)를 보고 나니, 올여름 한국 공포영화의 주제가 분명해졌다. 2004년 한국 공포영화의 주제와 목표가 ‘나도 사다코(영화 ‘링’의 검은 머리 귀신 주인공)가 되고 싶어’였다면, 이번 해의 주제는 …
20050823 2005년 08월 18일 -
머리카락의 저주는 끝나지 않았어!
최근 한국 호러 영화들은 마치 바이킹을 탄 사람들처럼 한쪽에서 다른 한쪽으로 우르르 몰려다니고 있다. 2004년 한국 호러 영화들의 제1 목표는 영화 ‘링’에서 검은 머리를 풀어헤치고 나온 ‘사다코 베끼기’였다. 그런데 올해 한국 …
20050816 2005년 08월 11일 -
폐차장 자동차 ‘모험 레이싱’
강아지 정도의 지능과 자기만의 영혼을 가진 자동차 허비는 디즈니사가 중저예산의 가족용 실사 영화에 집중하던 1960년대 말에 탄생했다. 몇 편의 속편과 텔레비전 시리즈를 낳은 이 53번 회색 폴크스바겐 비틀은 영화사상 가장 유명한 …
20050809 2005년 08월 04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