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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포대기, 검정 고무신의 추억
박수근 작품에는 아기를 보는 소녀가 자주 등장합니다. 이 작품은 세로가 긴 화폭으로, 그림 가운데에 배경도 없이 아기를 업은 소녀만 오롯이 서 있습니다. 소녀는 흰색 포대기로 아기를 둘러업고 아기를 받치기 위해 손은 뒷짐을 진 채 …
20160427 2016년 04월 25일 -
우리 어머니의 뒷모습
박수근은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근대화가 가운데 한 명입니다. 이는 그간 개최된 각종 전시회의 관람 인원을 통해서도 여러 차례 확인됐습니다. 학창시절 교과서에서 본 그림이라는 사전교육의 힘일 수도 있고, 역경을 극복한 서민화가 박수…
20160413 2016년 04월 11일 -
새들은 날아가고 딸들은 떠나가네
장욱진(1917~90)의 ‘시골집’은 A4 크기의 작은 작품입니다. 하지만 그림에는 다양한 스토리가 담겨 있습니다. 먼저 동양화의 삼단 구성인 원경, 중경, 근경으로 나누어 살펴보죠. 상단의 산은 원경, 중앙의 마당은 중경, 하단의…
20160330 2016년 03월 28일 -
황금들녘을 지나가는 신사
한국 근현대 미술사의 거목 장욱진(1918~ 90) 화백이 34세 때 그린 자화상입니다. 저는 20년 전 장 화백의 유가족 집에서 처음 이 작품을 보고 놀랐습니다. 먼저 그림이 너무 작아서 놀랐고, 그 작은 그림 속에 있을 것은 다…
20160316 2016년 03월 14일 -
컴퍼스와 곡자를 든 창조의 신
복희(伏羲)라는 남자 신과 여와(女)라는 여자 신을 그린 이 그림은, 고대인의 전통적인 우주관과 천지창조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크기는 세로 189cm, 가로 79cm로 거의 등신 비율입니다. 남자 신 복희와
20160224 2016년 02월 23일 -
꽃단장하고 서커스 구경 가네
수산리 고분벽화, 5세기 후반 무렵.고구려 귀족이 하인들을 거느리고 서커스를 보러 갑니다. 중국 기록에 의하면 고구려인들은 옷을 차려입고 밤이면 남녀가 모여서 다양한 볼거리와 음악을 즐겼다고 합니다. 벽화는 당시 고구려인의 품격 있…
20160203 2016년 02월 02일 -
그림 속으로 들어간 선비들
산수도는 산과 물을 그린 그림입니다. 얼핏 보면 비슷비슷하고 구도도 복잡해 한눈에 잘 들어오지 않을뿐더러, 쓱 훑어보는 식으로 감상하면 감흥을 얻기가 쉽지 않습니다. 옛 화가들은 직업화가와 문인화가로 구분했습니다. 장승업 같은 직업…
20160127 2016년 01월 26일 -
불이 이글이글 김이 모락모락
‘부엌도’라 부르는 이 그림은 황해도 안악군에 소재한 고구려 고분 ‘안악 3호분’에 그려진 벽화입니다. 안악 3호분 안에 고분을 조성한 연유와 사람, 제작연도 등이 한문으로 기록돼 있어 우리는 시공을 넘어 1660년 전 고구려인의 …
20160120 2016년 01월 18일 -
화려하게 치장한 석가불의 위엄
‘청량산 괘불탱’은 얼마 전 미술품 경매에서 약 35억 원에 팔려 화제가 됐던 그림입니다. 국내 미술품 경매사상 최고가를 경신한 불교회화입니다. 2015년 중국에서 명나라 괘불이 약 500억 원에 매매돼 중국 최고가를 경신한 적도 …
20160113 2016년 01월 12일 -
눈이 갠 후 강을 건너다
중국 북송시대 문인화가 곽충서(郭忠恕)의 대표작 ‘설제강행도(雪霽江行圖)’는 눈이 갠 후 강을 건너는 배를 묘사한 작품입니다. 당시 배의 구조가 워낙 세밀하게 묘사돼 있어 마치 설계도를 보는 것 같습니다. 또 곳곳에서 일하고 있는 …
20160106 2016년 01월 06일 -
남성적인 부처와 여성적인 두 보살
국립중앙박물관은 서울 용산 이전 10주년을 기념해 ‘불상, 간다라에서 서라벌까지’라는 특별전을 열었습니다. 각국에서 중요한 유물이 다수 출품돼 볼거리가 많았던 전시입니다. 그중에서 이번에 소개할 작품은 일본 도쿄국립박물관이 소장하고…
20151116 2015년 11월 16일 -
아름다운 육체와 극단적 고통
브래드 피트 주연의 영화 ‘트로이’를 보셨나요. 스파르타의 아름다운 왕비 헬레네를 트로이의 철없는 왕자 파리스가 납치하면서 그리스와 트로이는 대결전을 치르고, 결국 패배한 트로이는 역사에서 사라집니다. 오늘날 터키 영토에 속하는 트…
20151109 2015년 11월 09일 -
승리의 영광 패배의 굴욕
그리스시대 조각 ‘신과 거인들의 싸움’은 제우스의 대제단(또는 페르가몬 제단)을 장식하고자 만든 넓은 띠 모양의 프리즈(frieze) 가운데 하나입니다. 조각가는 하얀 대리석에 신(神)과 거인이 세상에 대한 지배권을 놓고 싸우는 신…
20151019 2015년 10월 19일 -
쾌락과 향락의 도시에 가다
폼페이는 이탈리아 남부 나폴리 만 연안에 있던 고대 도시입니다. 당시 인구 2만5000명이 살던 화려한 휴양도시였는데, 79년 8월 24일 일어난 화산 대폭발로 2~3m 두께의 화산재가 시가지를 덮어버렸습니다. 그리고 15세기까지 …
20151012 2015년 10월 12일 -
아름다운 일상의 순간
프랑스 화가 에드가르 드가(Edgar Degas·1834~1917)는 일상생활에서 주제를 찾아내 정확한 소묘와 화려한 색채로 표현한 그림을 많이 남겼습니다. 특히 인물의 순간적인 동작을 의외의 각도에서 잡아낸 그림들로 유명하죠. 또…
20150824 2015년 08월 24일 -
아름다운 일상의 순간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피아노 치는 소녀들’을 볼 때마다 마음이 설렙니다. 필자의 어린 시절에는 피아노가 있는 집이 드물었습니다. 그래서 피아노를 치는 소녀는 참으로 근사하고 우아할 것이라 상상하곤 했습니다. 실제로 이 작품에 표현…
20150720 2015년 07월 20일 -
춤과 음악 통한 종교적 융화
미국 구겐하임 미술관에 소장돼 있는 샤갈의 ‘바이올린 연주자’입니다. 세로형으로 길이가 거의 2m에 달하는 대작이죠. 마르크 샤갈(Marc Chagall·1887~1985)은 러시아에서 태어났지만 후에 프랑스로 이주해 왕성하게 작품…
20150713 2015년 07월 13일 -
치장하지 않은 일상의 진실
앞에 하얀 도화지 한 장이 있고 거기에 그림을 그린다면 보통은 특별한 모습이나 이상적인 장면을 그립니다. 특히 낭만주의 회화가 유행하던 19세기에는 더욱 그러했습니다. 그런데 귀스타브 쿠르베(Gustave Courbet· 1819~…
20150706 2015년 07월 06일 -
그 여름의 풍경
요즘처럼 화창한 날 오후, 점묘화법으로 우리에게 친숙한 화가 조르주 쇠라(George Seurat·1859~1891)의 ‘아니에르에서 물놀이하는 사람들’을 감상하며 상상 속에서 프랑스 파리 센 강가를 걸어보는 건 어떨까요? 이 그림…
20150629 2015년 06월 29일 -
거미로 표현된 모성애
어린 자녀를 걱정하는 ‘앵그리맘’의 모성애가 화제가 될 때마다 떠오르는 것이 루이즈 부르주아(Louise Bourgeois·1911~2010)가 1999년 제작한 대형 청동 거미입니다. 부르주아는 1911년 프랑스 파리에서 태어나 …
20150622 2015년 06월 22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