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589

..

뻔하지만 실천 어려운 성공의 법칙

  • 동아일보 출판팀 차장 khmzip@donga.com

    입력2007-06-07 16:14:00

  • 글자크기 설정 닫기
    뻔하지만 실천 어려운 성공의 법칙
    “지금부터 내가 아가씨한테 두 가지 마법을 가르쳐줄게요.” “마법이요?” “그래요, 마법. 이 마법은 아가씨 삶에 새로운 문을 열어줄 거예요.” 필립은 그렇게 말한 뒤 느긋한 걸음으로 레이첼에게 다가갔다. 필립이 알려준 두 가지 마법은 무엇일까.

    마법1. 아침마다 거울에 비친 자신에게 “오늘도 예쁘네”라고 말한다.

    마법2. 날마다 가게에 있는 모든 꽃에 “오늘도 예쁘네”라고 말한다.

    뉴욕 맨해튼의 작은 꽃가게. 레이첼의 삼촌이 운영하는 이 가게는 경영 상태가 엉망이어서 곧 문을 닫을 위기에 처해 있다. 레이첼은 딱 1년의 유예기간을 얻어 꽃가게를 맡기로 결심한다. 먼저 가게 안팎을 깨끗이 청소하고 손님을 기다리던 레이철은 ‘변화는 기다리는 게 아니라 일으키는 것’이라는 말을 떠올린다. 어느 날 노신사가 찾아와 5번가의 고급주택으로 꽃배달을 주문한다. 거베라 꽃다발을 들고 찾아간 레이철은, 전 재산을 자선단체에 기부한 뒤 그것을 자축하기 위해 자신 앞으로 꽃배달을 시킨 필립과 다시 만난다. 필립은 자신이 가르쳐준 마법을 3주일만 실천해도 삶이 극적으로 변할 것이라고 장담한다. 그 뒤의 이야기는 여느 동화처럼 해피엔딩이다.

    사토 도미오의 ‘레이첼의 시크릿 가든’(원제 ‘거베라의 마법’)은 일과 결혼 모두에서 성공하고 싶은 젊은 여성들을 겨냥한 자기계발서다. 저자는 일본에서 ‘입버릇 이론’으로 유명해졌는데, 이 책에서도 같은 주장을 되풀이한다. “입버릇을 바꿔 삶을 변화시켜라.” ‘레이첼의 시크릿 가든’에서 행운을 가져다주는 입버릇은 “오늘도 예쁘네”다.



    사실 가능성은 있지만 아직 성공하지 못한 젊은이와 그를 성공으로 이끌어주는 멘토의 만남이라는 설정은 오늘날 우화형 자기계발서의 공식처럼 돼버리다 못해 진부하기까지 하다. 그럼에도 독자들이 이처럼 뻔한 이야기에 몰리는 까닭은 무엇일까. 역설적으로 심오한 가르침이 아니라 일상의 깨달음과 작은 실천을 말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이 아들에게 내린 글귀 때문에 더욱 유명해진 ‘경청’(조신형·박현찬 지음)의 메시지도 단순하다. ‘귀 기울여 들으면 사람의 마음을 얻을 수 있다(得心).’ 우화형 자기계발서들이 너무 뻔하고 시시하다는 분들, 그런 당신은 그중 한 가지라도 실천에 옮긴 적이 있는가. 자기계발서의 마법은 자신에게 “오늘도 예쁘네”라고 말할 수 있는 용기에서 시작된다.



    댓글 0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