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800

2011.08.16

투표 전쟁 내용과 표지의 조화

  • 이웅현 국제정치칼럼니스트 도쿄대 박사

    입력2011-08-16 10: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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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투표 전쟁 내용과 표지의 조화
    오랜만에 ‘정치’가, 그것도 대립구도의 선봉에 선 두 사람의 인터뷰 기사가 얼굴이 됐다. 이번 커버스토리는 한국사회의 극단적 이념 양극화의 골이 내일을 위해서는 그 어떤 세심한 주의도 아깝지 않을 차세대의 교육과 건강 영역에도 깊이 파여 있음을 선명하게 보여줬다. 투표‘전쟁’의 직접적 원인이 ‘격돌’한 두 사람의 당파성에 있다는 점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다. 쟁점과 절차를 정리한 내용도 좋았고, 고전적 수법이긴 하지만 깨끗한 바탕에 대치 중인 두 사람의 단호한 얼굴을 담은 표지도 조화로웠다.

    무상급식이 이토록 정치적 문제이자 투표 ‘전쟁’을 치르면서까지 승부를 가려야 할 문제일까. 정치적 수사(修辭) 이면에 도사린 야심과 흑심을 알 수 있다면 이 의문이 다소나마 풀릴 텐데, 불편부당하게 전달하려는 ‘그야말로 바람직한’ 언론의 자세가 앞서다 보니, 잘 알려진 이야기 말고 치열한 ‘전쟁’‘격돌’의 한복판에 도사리고 있을 주인공들의 야망과 미망(迷妄)이 잘 보이지 않아건조한 느낌도 없지 않았다.

    커버스토리 외에도 인터뷰 내지 인터뷰 성격의 기사가 꽤 있었다. ‘광주 출마(이정현)’ ‘G2시대 한국(박진)’ ‘사상디지털밸리(송숙희)’ ‘사람과 삶(박술녀)’ ‘오래된 보컬(박완규)’ 등 여러 인터뷰이가 등장했고, 흔히 접하기 어려운 각계각층의 전문가와 그들의 일을 당사자의 목소리로 직접 들었다. 인물사진도 화려하면서 다양해졌고, 생동감이 있었다. 말 그대로 ‘종합지’로서의 역량을 과시한 호였다.

    다만 인터뷰이에게 호의적으로 접근함으로써 홍보성이 역동성을 웃돌거나(이정현, 송숙희, 박술녀) 제목을 밑도는 알맹이의 부족함(박진, 박완규)이 엿보였다. 사실 표지의 두 인물 말고는 ‘분노하는 마음으로’(저명한 인터뷰어 오리아나 팔라치의 말) 모든 것을 파헤치겠다는 자세로 인터뷰해야 할 이슈메이커는 아니었다. 그럼에도 정형화한 질문과 준비된 대답보다 진의와 내면을 자극하는 질문과 인간적이면서도 즉흥적인 대답이 가미됐더라면 좋았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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