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769

2011.01.03

죽은 사람 프라이버시 지켜주어야

  • 조은주 호남대 의상디자인학과 교수

    입력2011-01-03 13:4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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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죽은 사람 프라이버시 지켜주어야
    768호 커버스토리는 ‘숨소리까지 마녀사냥’이라는 소름 돋는 제목을 달았다. 이전에도 인터넷은 유명인의 사적인 일상을 찾아내고 폭로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스마트폰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유행하면서 일반인의 ‘신상 털기’가 유행하고 있다. 인터넷이 대중화되면서 정보 양은 많아졌지만 그만큼 부작용도 커진 것이다.

    ‘커지고 세지는 TGIF 부메랑’은 웹에 개인의 신상을 올리는 일이 얼마나 위험한지를 일깨워줬다. ‘어디서 뭐 하든 톡톡 하면 다 나와!’는 웹상에 한번 퍼지면 쉽사리 지워지지 않는다는 점에서 당사자에겐 악몽처럼 끔찍한 ‘주홍글씨’가 새겨지는 것과 같다. 그럼에도 ‘신상 털기’가 범죄라는 인식이 부족한 이유는 사생활과 인권에 대한 우리의 인식이 아직 낮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이런, 디지털 유산 저승까지 따라간다’는 디지털 자산의 사후관리라는 생소한 주제를 다루었다. 하지만 죽은 사람의 프라이버시도 존중해야 한다는 점에서는 수긍이 갔다.

    조지 오웰은 ‘1984’에서 독재 권력이 ‘빅 브라더’라는 허상으로 인권을 감시, 통제하는 세계를 그렸다. 주체는 다르지만 감시, 통제가 일상의 영역으로 확대됐다는 점에서 조지 오웰의 혜안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다. 개인이 자신의 신상을 웹에 무분별하게 올리는 것도 지양해야 하겠지만, 개인정보는 본인 요청에 따라 일괄적으로 삭제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무엇보다 시급하다고 본다.

    한 몸에 머리가 둘이면 몸이 머리를 다루기 힘들어질 것이다. 이 같은 고민을 한나라당 의원들도 하는가 보다. ‘낮엔 친이계, 밤엔 친박계… 복잡한 계산에 죽을 맛’은 19대 공천을 대비하는 한나라당 의원들의 험난한 길을 잘 보여줬다.

    원래 자신의 잘못은 눈에 안 보이는 법. ‘2011년 의료수가 인상은 대국민 기만 행위’는 ‘난 바담 풍이라 해도 넌 바람 풍이라 하라’는 식의 건강보험료 인상의 진상을 파헤쳤다. 내 호주머니 아니라고 국민과의 약속을 헌신짝처럼 버리는 공공기관의 행태는 언제쯤 사라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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