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244

2000.07.27

상한가 윤현정 / 하한가 박 모씨

  • 조용준 기자 abraxas@donga.com

    입력2005-08-03 11:5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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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직 결혼을 하지 않아 “선생님 결혼하는 게 소원”이라는 학생들을 사고로 잃은 선생님은 결국 오열할 수밖에 없었다. 7월14일 수학여행 길의 부일외고 학생 13명의 목숨을 앗아간 경부고속도로에서의 대형 교통사고 현장에서 독일어과 1년 담임 윤현정(31) 교사는 헌신적인 노력으로 20여명의 생명을 구했다.

    그녀도 사고 순간 좌석에서 튕겨나가 바닥을 뒹굴었지만 자신마저 정신을 잃으면 아이들을 구할 수 없다는 생각에 불길이 번지는 가운데서도 침착한 구조 활동을 벌였던 것. 그녀는 자신이 탄 버스에서 구할 만한 학생을 다 탈출시키고 난 뒤 다른 버스로 달려갔지만 이미 화마(火魔)는 버스를 삼키고 난 뒤였다.

    윤교사는 병원으로 옮겨진 뒤에도 “내 힘이 모자라서 다른 학생들을 구할 수 없었다”고 오열했다. 학부형이 임신 여교사까지 폭행하는 현실이지만 아직 사도(師道)는 살아 있다.

    ▼ 하한가 박 모씨

    세상이 참 많이 바뀌긴 바뀌었다.



    광주지법 형사3 단독 문정현 판사는 7월14일 남편을 폭행해 전치 3주의 상처를 입힌 혐의(폭력행위처벌 등에 관한 법률)로 불구속 기소된 박모(46·주부)씨에게 징역 1년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박씨는 지난해 6월 남편 김모(48·노동)씨를 발로 걷어차 전치 3주의 고환좌상을 입혔다가 고소당했다. 남편을 걷어찬 이유는 단지 성관계를 요구했으나 거절당했기 때문.

    정확한 속사정이야 알 길이 없지만 성관계 거부했다고 남편이 폭행까지 당하는 것이 오늘날 세태라면, 고환좌상 걱정해야 할 남편들 많을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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