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543

2006.07.11

과학수사 개척자들 뭉쳤다

  • 강지남 기자 layra@donga.com

    입력2006-07-10 11: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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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학수사 개척자들 뭉쳤다


    “우리나라의 과학수사 분야는 너무나 척박합니다. 시스템화된 것이 없어 경찰, 연구원, 교수 등 이 분야 종사자들은 혼자 끙끙대며 공부해왔어요. 이제는 한자리에 모여서 정보를 교류하자는 의도입니다.”

    6월30일 대한수사과학회가 정식으로 출범했다. 초대 회장을 맡은 경북대 의대 법의학교실 곽정식(57) 교수는 “앞으로는 과학적으로 입증된 증거자료가 아니면 재판에서 통하지 않는 시대가 될 것”이라며 과학수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대한수사과학회 창립을 계기로 전국에 흩어져 있는 경찰 수사관, 법의학자, 국립과학수사연구소 연구원, 범죄심리학자 등 200여 명이 모였다. 앞으로 매년 두 차례 학술대회를 열고 학술지도 발간할 계획이다. 학술지를 무대로 과학수사 종사자들이 각종 연구자료를 쏟아내면 우리나라 과학수사의 수준은 한 단계 업그레이드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학회는 세미나, 강연 등을 통해 과학수사 지망자들에게 교육 기회도 제공할 예정이다. 곽 교수는 “과학수사와 관련된 다양한 분야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학회의 역사가 영국, 미국, 일본 등에서는 70~80년에 달한다”며 “출발이 다소 늦었지만 알차게 꾸려갈 생각”이라며 각오를 밝혔다.



    “영국의 법의학회에는 의사, 경찰관, 물리학자, 컴퓨터 전문가, 곤충학자, 변호사 등 과학수사에 관심 있는 사람들 누구나 참여해 활발하게 정보 교류를 하고 있습니다. 거기서 오는 시너지 효과가 매우 큽니다. 대한수사과학회도 과학수사에 관심 있는 사람 모두에게 문을 열어놓을 것입니다.”

    1976년부터 법의학 분야에 종사해온 곽 교수는 우리나라 법의학계의 산증인이다. 실종된 개구리 소년들의 시신이 11년 만에 발견된 2002년 부검을 맡아 타살임을 입증하기도 했다. 공소시효 만료로 더 이상의 수사가 어려워진 현실에 대한 그의 생각은 어떨까.

    “범죄를 저지른 사람은 반드시 응징을 받아야 합니다. 소년들의 두개골을 경북대 박물관에 보존하고 있어요. 훗날 범인이 잡히면 범행 진술을 재현할 수 있는 거죠. 그날을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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