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474

2005.03.01

“생긴 대로 산다고요? 사는 대로 생겨요!

  • 정호재 기자 demian@donga.com

    입력2005-02-24 16:5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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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긴 대로 산다고요? 사는 대로 생겨요!
    ‘얼굴 경영?!’ 국내 제1호 인상학 박사인 주선희 씨(46)의 첫 번째 대중서적 제목은 ‘얼굴 경영’이다.

    주 박사는 인상학(人相學)에 대한 자신의 지론을 “생긴 대로 사는 게 아니라, 사는 대로 얼굴이 변한다”고 정리한다. 그의 분석에 따르면 얼굴은 ‘타고나는’ 것보다 후천적 환경이나 노력에 의해 만들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우리의 전통적인 관상은 생긴 대로 산다는 ‘운명론’이지만, 인상은 살아가는 방법에 의해 근육이 자리를 잡아가는 ‘개운론(開運論)’에 해당하는 셈이다. 세인들의 관심은 ‘인상학’이라는 남다른 학문을 연구해온 저자의 삶에 쏠려 있게 마련이다. 과연 그의 밝고 화사한 인상과 인생은 서로 영향을 주고받았을까.

    조선시대 관상감(觀象監ㆍ천문 지리 역수 등을 맡아보던 관청)에서 일했던 증조할아버지의 영향을 받은 집안 분위기 때문인지 그 역시 아버지의 엄격한 도제식 교육을 통해 상대방의 인상을 읽는 훈련을 받았다. 그것이 적성에 맞았던지 그는 친구들의 손금이나 관상을 봐주며 스스로 깨우쳐가는 조숙한 어린 시절을 보냈다고 말한다.

    “말 그대로 피를 물려받아서인지 사람의 인상을 보고 그의 삶과 대조해보는 게 그저 좋았어요.” 대학에서는 성악을 전공했고, 집안 어르신들이 점지해준 남편과 결혼하는 등 남들과 크게 다를 것 없는 젊은 시절을 보냈지만 운명은 그를 좀더 새로운 길로 인도했다. 결혼 뒤에 잠시 학생들에게 논술과 화술을 가르치면서 아이들의 얼굴과 글, 그리고 말 속에 응집돼 있는 성격을 읽게 되었다. 내친김에 1989년부터 ‘인상학 연구가’라는 명함으로 첫 일을 시작했고, 지역 문화센터에서 인상학 강의가 크게 인기를 끌면서 본격적인 학문의 길로 들어섰다.

    처음엔 그는 인상학을 동양학에서부터 접근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어느 순간부터 인상학은 동양학이 아닌 사회학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언상(言象)이나 심상(心象)보다 ‘사회적 관계의 상’이 훨씬 중요하다는 것을 느꼈기 때문이다. 유전적 기질에 의한 인상보다는 스스로 노력하고 깨우치는, 인생의 한 부분으로서의 얼굴 경영을 깨우친 셈이다.



    드디어 2004년 8월, 그는 인상학이라는 테마를 가지고 사회학 박사로 거듭났다. 그가 펼친 ‘심리학적인 요소를 넘어선 사회학적인 인상학론’은 학계에 큰 반향을 일으켰다. 현재 국내외 수많은 기업들과 경영자들이 그의 인상학 강의를 애타게 기다릴 정도.

    “삶의 자세에 따라 인상은 얼마든지 바뀔 수 있고, 실제로 바뀝니다. 자신의 인생 컨설팅 지표를 인상으로 잡으시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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