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281

2001.04.26

‘외국인 노동자 소식’ 손금 보듯 알지요

  • 입력2005-03-03 11:3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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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국인 노동자 소식’ 손금 보듯 알지요
    “100호라고 해서 큰 의미를 두지는 않았어요.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앞으로도 꾸준히 만들어 나가면 되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지난달 25일 지령 100호를 맞이한 외국인 노동자를 위한 격주 인권 소식지 아시안 워커스 뉴스(Asian Workers News, 이하 AWN) 김민정 제작부장(26)의 담담한 소감이다. ‘부산외국인노동자인권을 위한 모임’(대표 정귀순)에서 1997년 3월부터 발행해 오는 AWN은 한글을 읽지 못하는 외국인 노동자들을 위해 A4 8쪽 분량의 기사 전체를 영문으로 꾸미고 있다. AWN 편집실의 식구는 모두 30여 명. 각기 취재, 번역, 교정, 편집으로 역할을 분담하고 있는 이들은 외국인 노동자, 인권단체 활동가, 대학생 등 그 구성도 다양하다. “직장에 다니는 사람이 반이 넘습니다. 취재비는커녕 월급 한푼 없는 자원 봉사지만 다들 이상하리만큼 열심이에요.” 활동하는 지역이 달라 편집회의는 인터넷을 통해 온라인으로 이루어진다.

    AWN의 주요 내용은 외국인 노동자를 위한 생활 및 법률정보, 각국 환율 등 경제 소식, 임금체불이나 폭행 등 부당한 처우를 받았을 때의 대응방법 등 살아 숨쉬는 상담 사례로 이루어진다. 한글과 영어가 모두 어려운 이들을 위해 한 달에 한 번씩 주요 기사를 중국어 베트남어 인도네시아어로 모아 펴내기도 한다. 지금껏 쓰던 불법 체류자라는 말 대신 자신들이 처음 쓰기 시작한 미등록노동자라는 말이 확산되는 걸 보며, 독자들의 힘을 느꼈다고 하는 이들은, 더 나은 소식지를 위해 ‘기자학교’를 여는 등 실력쌓기에도 한창이다(사진). 부산과 인근 지역 배포를 원칙으로 시작했지만 지금은 우편을 통해 서울-경기 지역으로 발송하는 양이 절반을 넘어선 전국 매체. 보내달라는 외국인 노동자 상담소와 기숙사는 많지만 재정 형편상 매호 1000부밖에 찍어낼 수 없음이 아쉽기만 하다.

    “앞으로는 독자들이 제작에 참여하는 공간을 늘릴 계획입니다. 단순히 그들을 ‘위한’ 소식지가 아니라 그들에 ‘의한’ 소식지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지요.” 젊은 활동가 김민정 부장의 목소리가 당차다.



    이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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