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2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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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태평양 전쟁사 쓴 전문가급 군사마니아

  • 입력2005-03-08 14:5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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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태평양 전쟁사 쓴 전문가급 군사마니아
    호주 북동쪽 남태평양에는 한반도의 7분의 1 정도 면적을 가진 섬(솔로몬 군도)으로 구성된 솔로몬 공화국이 있다. 오랫동안 영국의 식민지로 있다가 1976년 독립한 이곳에는 건축용 자재를 제작하는 이건산업이 세운 현지 법인 ‘이건 패시픽 플랜테이션’이란 회사가 있다. 이 회사 대표이자 이건산업 상무인 권주혁씨(權主赫를·47)는 ‘제1세대 군사 마니아’다.

    권상무는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정도로 독실한 기독교(장로교)인. 어릴 때부터 군사 분야를 좋아했던 그는 군인이 되고 싶었다. 그러나 육군사관학교가 일요일에 시험을 치른다는 것을 알고 응시를 포기했다. 서울대 농대 시절 ROTC가 된 그는 일요일에도 훈련을 받아야 한다는 것 때문에 ROTC도 중도에 포기했다. 이후 그는 꿈을 군사 연구 쪽으로 바꾸었다.

    솔로몬 군도는 2차대전 때 야마모토 이소로쿠(山本五十六)가 이끄는 일본군과 니미츠가 지휘하는 미군이 건곤일척의 승부를 겨뤘던 곳이다. 이때 상당수의 조선인들이 노동자 혹은 일본군으로 이곳까지 끌려와 비참하게 최후를 맞았다. 솔로몬에는 당시 격전지였던 헨더슨 비행장이 남아 있다.

    권상무는 이러한 솔로몬에서 합판용 나무를 벌채하고 벌채한 후의 조림을 위해 무려 20년간 체류했는데, 이를 기회로 치열했던 남태평양 전쟁의 흔적을 낱낱이 추적했다. 그리하여 5년간의 집필 끝에 지난 세밑에 남태평양 전쟁사를 다룬 대형 걸작 ‘헨더슨 비행장’을 내놓았다. 이 책은 사실상 한국인이 쓴 최초의 2차대전사다.

    권상무는 “2차대전에는 상당수의 조선인이 일본군 혹은 노무자로 참여해 목숨을 잃었다. 그리고 이 전쟁의 연장선에서 6·25전쟁이 일어났고, 그 결과가 지금의 우리 삶을 규율하고 있다. 2차대전을 제대로 연구하면 우리가 가야 할 바른 길을 찾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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