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241

2000.07.06

댄스곡 열풍 잠재운 ‘발라드 미녀’ J

  • 입력2005-07-12 10:3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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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댄스곡 열풍 잠재운 ‘발라드 미녀’ J
    가수에게 가장 중요한 선택은 무엇일까.

    이정현, 백지영, 김현정, 베이비복스, 샤크라 등 상반기 가요계를 점령한 댄스 여가수 틈바구니에서 유독 차분한 발라드로 인기 탑을 쌓아 가는 J(24·본명 정재영)를 보노라면 가수의 의식있는 선택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확인하게 된다.

    98년 11월 데뷔앨범 ‘굿바이‘를 발표했던 J는 결과적으로 실패한 가수였다. 인기그룹 DJ DOC와 유승준이 포진한 음반기획사 베스트미디어의 루키로 신보를 냈던 그는 처음부터 매스컴의 각광을 받았다. 재미동포 ‘미스 워싱턴 선‘ 출신과 화려한 음악가족 배경, ‘여자 유승준‘이란 닉네임을 얻을 만큼 현란한 춤실력… . 하지만 섹시한 분위기의 댄스가수라는 컨셉트는 한창 주가를 올리던 엄정화, 박미경, 김현정 등에게 밀려 별반 빛을 보지 못했다.

    1년이 넘도록 모습을 감췄던 그는 지난 2월 2집을 발표했다. 예상을 깨고 J는 힙합 R&B풍의 발라드 ‘어제처럼‘을 불렀고, 최근에는 공중파 방송 3사의 가요순위 프로그램 1위를 비롯해 음반 판매량 20만장을 돌파했다. 이같은 성과는 자신에게 맞는 적절한 변화를 선택했기에 가능했다.

    ”미국에서부터 R&B를 추구했어요. 하지만 신인이니까 댄스곡을 밀자는 소속사의 입장을 받아들였던 거죠. 좋은 결과가 나오지 않아 아쉬웠어요. 마음 아픈 경험이었지만 힘들 때 배우는 것 같아요.”



    두번째 음반을 준비하며 소속사와의 줄다리기에서 고집을 톡톡히 부려 기선을 잡았다. 공동 프로듀서도 참가해 작곡가 선정에서 곡 수집, 음반 재킷 컨셉트, 전체적인 이미지를 스스로 정해 나갔다. 특히 ‘어제처럼‘ 은 팝송으로 착각이 드는 고급스러운 곡 구성과 편곡, J의 정교하고 섬세한 목소리가 가요팬들을 놀라게 했다.

    이 여세를 몰아 해외 음악시장 진츨도 차근차근 추진하는 중이다.

    60년대 인기그룹 히식스의 리더 정희택씨가 J의 아버지고, 70년대를 풍미했던 여가수 정훈희씨가 그의 전 고모다. 할아버지는 가수겸 피아니스트인 정근수씨. J가 돌이 되기 전 일가족이 미국 샌프란시스코로 이민을 해 12세부터는 버지니아에서 성장했다. 노바(Nova)대학에서 재즈 역사를 전공하던 95년, 미스 워싱턴 선발대회 장기자랑 무대에서 흑인 여가수 모니카의 노래를 불렀는데 그 모습이 음반기획자의 눈에 띄어 발탁돼 이듬해 모국으로 U턴하게 됐다.

    1m70. 46kg. 장래 희망은 음악 프로듀서. 기회가 되면 미국으로 건너가 음대에 진학해 작곡을 공부하고 싶단다.



    이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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