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233

2000.05.11

‘율산 신화’는 부활하는가

  • 입력2005-11-01 11:3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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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율산 신화’는 부활하는가
    70넌대에 제세의 이창우, 원기업의 원길남 등과 함께 ‘무서운 아이들’로 불렸던 율산신화의 주인공 신선호씨(52)가 제3시장에 등장해 화제가 되고 있다. 그가 회장을 맡고 있는 ㈜센트럴시티가 4월28일 제3시장 지정을 받은 것. 신회장은 이 회사 지분 99.9%를 보유하고 있다.

    신씨는 27세였던 75년 율산실업을 창업해 불과 4년만에 14개 계열사를 보유한 재벌로 성장시켜 한때 젊은이들의 우상으로 통했으나 70년대 말 거액의 부도를 내고 좌절한 비운의 주인공. 그의 삶은 드라마화돼 한때 큰 인기를 끌기도 했다.

    신씨는 율산이 남긴 마지막 재산인 서울 강남 고속버스터미널 옆 3만5000여평을 기반으로 20여년만에 재기에 성공한 셈이다. 그 동안 이 부지에 호남고속터미널 임대 사업을 하고 있던 ㈜센트럴시티는 6월 완공을 목표로 호텔 백화점 명품아케이드 극장 예식장 등 각종 편의시설이 한데 어우러진 지상 33층 지하 5층 규모의 초대형 복합생활문화센터 ‘센트럴시티’를 건립하고 있다.

    이 건물 지상 8층부터 지하 4층에 들어서는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은 매장만 1만평 규모로 강남 일대에서는 롯데 잠실점 다음으로 규모가 크다. 하루 100만명이 넘나드는 이 지역 유동인구를 감안하면 롯데와 현대가 장악하고 있는 서울 강남상권에 일대 변화가 일 것으로 보인다.

    68년 3월 설립된 ㈜센트럴시티의 현재 자본금은 2369억원. 4월28일 현재 제3시장에서 거래되고 있는 35개 기업 자본금 합계보다 훨씬 많은 규모지만 ‘대기업’인 ㈜센트럴시티의 참여로 제3시장이 활성화될 수 있을지는 여전히 미지수라는 게 시장 관계자들의 반응. 이 회사의 사업 아이템이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 만한 것인지 불투명한데다 대주주의 지분율이 지나치게 높기 때문. ㈜센트럴시티측은 제3시장 등록을 통해 투자자들에게 주식을 분산시킬 것으로 알려졌다.



    신회장은 율산 부도 이후 공식석상에는 전혀 얼굴을 드러내지 않고 잠행을 계속하고 있다. 그의 한 지인은 “율산 부도 이후 동업했던 친구들과도 소원한 관계가 되면서 사적인 모임에도 전혀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회사에는 매일 출근해 센트럴시티 완공을 위한 마무리 작업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주택은행장을 역임한 아시아개발은행 신명호부총재가 그의 친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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