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221

2000.02.10

북극서 남극까지 “나도야 간다” 최재웅군

  • 입력2006-07-12 13:5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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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극서 남극까지 “나도야 간다”  최재웅군
    대학생 최재웅군(19·서강대 자연과학부 1년)은 요즘 북극에서 남극까지 지구촌을 누빌 생각으로 마음이 설렌다.

    지난 연말 지구촌 밀레니엄 행사의 하나인 ‘극에서 극까지 2000’(pole to pole 2000)에 참가할 한국 대표로 뽑힌 최군은 장장 9개월간에 걸친 2만4000km의 대장정 돌입에 앞서 적응훈련을 위해 2월11일 캐나다 밴쿠버로 떠난다.

    ‘극에서 극까지 2000’은 세계 12개국에서 한명씩 뽑힌 16∼24세의 청소년 12명이 참가하는 행사. 4월 1일 북극을 출발, 미주 대륙을 거쳐 남극까지 가는 동안 각국의 비정부기구(NGO)가 주관하는 각종 행사에 동참한 뒤 2001년 1월1일 남극에서 첫 해돋이를 맞게 된다. 영국 출신의 극지역 탐험가 마틴 윌리엄스가 기획했다. 청소년들은 스키, 썰매, 사이클, 카약 등을 이용해 매일 8시간씩 강행군을 하게 된다.

    최군이 이 행사에 참가하게 된 것은 우연히 보게 된 신문 기사 덕분이었다. 지난해 11월 동아일보에 실린 이 행사 소개 기사에서 한국인 참가자를 모집한다는 내용을 보자마자 그는 곧바로 주최측에 E메일을 띄워 참가 신청을 했다.

    “생후 10개월 때 신장암을 앓아 신장 한 개를 떼어냈습니다. 이 병력 때문에 군대를 면제받게 될 것 같아 그 대신 이 행사에 참가해 넓은 세계도 보고 몸으로 부닥치는 고생도 하면서 남자다움을 키워보고 싶었습니다.”



    한국에서 수백명이 지원했으나 기획자인 윌리엄스와 수 차례 E메일을 주고받은 끝에 최군은 최종 후보로 선발됐다. 9개월 내내 외국 청소년들과 공동생활을 해야 하는 데다 NGO 활동 참여도 영어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영어 실력은 필수. 최군은 여섯 살 때 아버지(최승훈·연세대 영동세브란스병원 소아외과 교수)를 따라 미국에서 2년간 거주했던 덕분에 영어에 능통하다.

    스키 실력과 20kg의 짐을 짊어지고 하루 8시간씩 행군할 수 있을 정도의 체력, 컴퓨터 실력, 사회참여 의식 등도 주요 조건이었다. 키 178cm, 몸무게 65kg인 최군은 주최측에서 요구하는 조건을 두루 갖췄다. 특히 초등학교 때부터 배운 알파인 스키 실력은 고난도 코스도 두렵지 않을 정도다.

    선발이 확정된 뒤 최군은 최영호대장을 찾아가 영하 45도를 밑도는 극지방 강추위 속에서 알아두어야 할 사항 등에 대한 조언도 받았다. 최군의 참가비용(10만달러)은 국내 인터넷 정보제공업체인 쉘파가 후원하기로 했다. 최군은 내년 초 귀국한 뒤 쉘파의 1년 전속 모델로 활동할 계획이다.

    북극에서 남극까지 9개월에 걸친 최군의 여정은 2부작 다큐멘터리로 제작돼 내년 초 KBS에서 방영된다.



    이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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