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219

2000.01.27

‘신명나는 교육개혁’ 가능할까

  • 입력2006-06-21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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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명나는 교육개혁’ 가능할까
    문용린 신임 교육부장관의 자녀 교육법은 독특하다. 구 소련의 교육이념인 ‘복종’과 미국의 교육이념인 ‘자립’을 강조한다. 초등학생 시절에는 부모의 말이 다소 틀리더라도 복종할 수 있도록 아이를 기르고 이후 자립심을 점차 강조한다는 것. 문장관의 독특한 자녀교육법만큼이나 교육계에도 새 바람이 불지 지켜볼 일이다.

    문용린 신임 교육부장관(53)은 11월13일 교체된 장관급 인사 9명 가운데 가장 나이가 적다.

    문장관은 김대중대통령의 취임사 준비위원으로 교육 분야를 맡았으며, 이후 대통령정책기획자문위원으로도 활동하면서 조각과 개각이 있을 때마다 교육부장관 후보군에 들었다.

    김대통령은 이번 개각에서 문장관을 직접 발탁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규향 교육문화수석비서관도 TV를 보고 문장관의 입각을 처음 알았을 정도.

    문장관은 대표적인 교육개혁정책으로 꼽히는 교원의 정년단축과 2002년 대학입시제도, 새 학교 문화 창조 등과 관련해 비판적인 글을 신문에 쓰기도 했다.



    그는 이에 대해 “이제 장관으로서 이론과 실무가 조화를 이루도록 하겠다”면서 “교육개혁의 방향은 옳았지만 실행 방법에 문제가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교원정년 단축 등 교육개혁은 사회적 합의를 얻은 국가 전체의 결정이라 바꿀 수 없는 일”이라며 “교육개혁의 속도가 다른 분야에 비해 늦다”고 지적했다.

    그는 교육현장에서 뭔가 할 수 있고 해야 한다는 정신이 살아 숨쉬는 ‘신명나는 교육개혁’을 구상하고 있다. 그는 교원의 ‘사랑과 헌신’ 회복을 가장 힘든 과제로 보고 있다.

    문장관은 동료 교수들 사이에서 ‘적극적인 사람’ ‘아이디어 맨’ ‘마당발’ 등으로 불린다. 그러나 그의 업무능력은 미지수라는 게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다. 교육개혁을 추진했던 이해찬 김덕중 전직 교육부장관들은 “교육부 장관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행정능력”이라고 말했다. 문장관과 함께 일했던 한 동료 교수는 “아이디어는 많지만 그것을 챙겨줄 사람이 필요한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문장관은 아동 도덕의 형성과 측정을 전공한 교육심리학자로 다양한 활동을 해왔다. 김영삼정부 시절 교육개혁위원회 상임위원으로 120개 개혁과제를 만드는 데 산파역을 했다. 또 서울대 의대생들을 대상으로 윤리적 의사를 만드는 ‘의사 백신 프로그램’을 개발하기도 했으며, 김덕중 전임 장관 시절 교사의 윤리성을 제고하는 ‘교사 백신 프로그램’을 제안하기도 했다. 그는 장관 취임 이후 “장관으로서 교사를 ‘개혁’의 대상으로 삼는 프로그램을 만들 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

    문장관은 만주에서 태어나 돌이 되기 전에 귀국, 경기 여주군에서 성장해 여주농고와 서울대 교육학과를 졸업했다. 그는 공군장교를 거쳐 세종대 전임강사를 하다 미국 미네소타대학으로 유학을 가 박사학위를 받았다. 귀국 후 한국교육개발원 책임연구원으로 일하다 서울대 교육학과 교수에 임용됐다.

    1남1녀를 둔 그의 자녀 교육법은 독특하다. 구 소련의 교육이념인 ‘복종’과 미국의 교육이념인 ‘자립’을 강조한다. 초등학생 시절에는 부모의 말이 다소 틀리더라도 복종할 수 있도록 아이를 기르고 이후 자립심을 점차 강조한다는 것.

    문장관의 부인 구경모씨(50)는 문장관을 뒷바라지하다 뒤늦게 다시 공부를 시작해 현재 한양여대 유아교육과 시간강사로 일하고 있다.

    문장관은 교육학자로 도덕과 감성 등을 중시한다. 그의 독특한 감성중시 경향이 활력을 잃은 교육계에 훈풍을 불어넣을 수 있을지 관심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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