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477

2005.03.22

‘황제’는 이겼노라! 자신을

  • 문승진/ 골프전문기자 sjmoon@hot.co.kr

    입력2005-03-18 11: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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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타이거 우즈(미국)가 3월7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의 도랄리조트골프장 블루코스(파72·7266야드)에서 끝난 미국프로골프(PGA)투어 포드챔피언십에서 우승을 거두며 6개월 만에 ‘황제’ 자리에 복귀했다.

    우즈는 특히 올 시즌 2승을 거두며 상승세를 타고 있는 필 미켈슨(미국)을 상대로 역전 우승을 일궈내 더욱 빛을 발했다. 우즈는 2타차 2위로 출발한 마지막 라운드에서 예전의 강한 승부욕과 폭발적인 드라이버 샷을 앞세워 1타차로 역전승에 성공했다.

    우즈의 이번 우승은 많은 의미를 갖고 있다. 지난해 우즈는 극심한 슬럼프에 빠졌다. 2003년 영원한 스승 부치 하먼과의 결별, 무릎 수술 등으로 슬럼프 조짐을 보이더니 지난해에는 3월에 열린 월드매치플레이챔피언십 우승 이후 스트로크 방식으로 열린 정규 투어에서 단 1승도 거두지 못하며 ‘최악의 한 해’를 보냈다. 264주 동안 지켜오던 ‘황제’ 자리도 빼앗겼다.

    일부 호사가들의 입에서는 “코치와의 결별 후유증” “우즈의 시대는 끝났다”는 말이 흘러나왔다. 심지어는 완벽한 스윙이라며 극찬하던 우즈의 스윙을 놓고 문제점이 많다는 지적도 쏟아졌다.

    비난 속에서 우즈는 지난해 10월 자신의 약혼녀 엘렌 노르데그렌(스웨덴)과 결혼식을 올렸다. 이를 두고도 결혼 때문에 성적이 더욱 나빠질 것이라고 전망하는 이도 있었다.



    하지만 우즈는 흔들리지 않았다. 황제에서 하루아침에 ‘넘버3’로 추락한 우즈는 오히려 기다림의 미학을 택했다.

    하먼과 결별한 뒤 우즈는 9개월간 남몰래 행크 헤이니와 스윙을 교정해왔다. 자신의 문제점을 잘 알고 있는 우즈는 결국 슬럼프 탈출도 자신의 몫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이런 노력의 결실은 의외로 빨리 나타났다. 우즈는 지난해 11월 일본에서 열린 던롭피닉스토너먼트와 12월에 열린 PGA투어 챌린지 대회인 타깃월드챌린지에서 우승하며 슬럼프 탈출의 청신호를 쏘아올렸다.

    올 시즌 우즈는 완전히 제 모습을 되찾았다. 올 시즌 세 번째 대회인 뷰익인비테이셔널(총상금 480만 달러)에서 정상에 오른 뒤 포드 챔피언십에서 예전의 카리스마 넘치는 플레이로 세계랭킹 1위 자리마저 탈환했다.

    슬럼프는 모든 골퍼들에게 찾아온다. 문제는 슬럼프를 어떻게, 얼마나 빨리 극복하느냐다. 조급해할수록 슬럼프는 더욱 골퍼들의 발목을 잡는다.

    어떤 골퍼들은 라운드 전부터 ‘전날 술을 너무 많이 마셔서’ ‘잠을 충분히 자지 못해서’ ‘아내와 잠자리를 해서’ 등의 이유를 들면서 걱정한다. 이러한 부정적인 생각은 결국 스스로를 부진에 빠뜨린다. 또한 플레이가 좀 안 풀린다고 해서 멀쩡한 클럽을 교체하거나 캐디들의 탓으로 돌리는 골퍼들도 있다. 그러나 이런 골퍼들일수록 부진의 기간은 더욱 길어진다.

    골프는 멘탈 스포츠다. 긍정적 사고를 갖고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기는 것이 슬럼프 탈출의 지름길이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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