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422

2004.02.19

특소세 내년 폐지? … 국민 스포츠 go!

  • 이조년/ 골프칼럼니스트 huskylee1226@yahoo.co.kr

    입력2004-02-13 14: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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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특소세 내년 폐지? … 국민 스포츠 go!

    미국에서 골프는 대중스포츠다. 3월 개장하는 난지도 대중 골프장(아래).

    10년 전 미국 유타 주 솔트레이크시티에 갔을 때다. 골프용품을 둘러보겠다는 요량으로 시내로 나갔다. 100여평 규모의 골프숍에서 한참 동안 클럽과 액세서리, 옷 등을 고르는데 30대 초반의 한국인 부부가 필자에게 “한국 사람이냐”고 물어왔다. 한국에서 관광차 왔다고 답하자 “골프를 칠 줄 아느냐”고 했다. 골프를 친다고 하니 젊은 부부는 “클럽을 고르려는데 어떤 것이 좋으냐”고 조언을 구했다.

    부부에게 클럽 세트와 장갑 옷 신발 백 등을 골라줬다. 부부는 고맙다면서 필자에게 커피 한잔을 샀다. 부부는 미국에 온 지 6개월이 됐으며, 남편은 중국음식점에서 주방장으로 일한다고 했다. 주변에 아는 사람도 없고 오로지 부부끼리 시간을 보내야 하는데 딱히 할 것이 없어 골프를 시작하려고 한다고 했다. 달리 할 일이 없어 골프를 친다는 것은 요즘도 한국에선 상상조차 하기 어려운 일이다.

    단돈 1만원만 있어도 즐길 수 있는 골프는 미국에서 여느 스포츠보다 싸게 할 수 있는 운동이다. 최근 재정경제부(이하 재경부)가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골프클럽 등에 붙는 특소세를 내년부터 폐지키로 하겠다고 보고했다. 골프에 붙어왔던 ‘사치성’이라는 꼬리표가 무려 30년 만에 없어지게 된 것. 그동안 한국에선 사치성 스포츠라는 느낌을 줘 장삼이사(張三李四)가 운동으로 골프를 즐기기엔 무리가 따랐다.

    특소세 내년 폐지? … 국민 스포츠 go!
    재경부의 이번 계획은 총선을 앞두고 선심성으로 조금씩 세제와 규제를 푸는 과정에서 이뤄졌다는 지적도 없지 않다. 따라서 앞으로는 툭하면 골퍼들 세무조사 운운하는 엄포식 기강잡기를 지양하고 퍼블릭 골프장을 많이 건설해야 한다. 특히 대중적인 골프장 확보는 매우 시급하다. 올 3월 개장하는 난지도 대중 골프장처럼 1회 그린피가 1만5000원 정도인 스포츠 시설이 많이 건설돼야 한다.

    1만5000원으로 골프장을 이용할 수 있다면 분명 국내에서도 미국 중국집 주방장처럼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이 골프를 즐길 것이다. 박세리 박지은 김미현 최경주 허석호 등 세계적 골프스타를 대거 배출한 나라에서 특소세니 골퍼 세무조사니 하는 것들은 시대에 역행하는 행정이었다. 정부의 특소세 면제 조치는 골프가 진정한 국민 스포츠로 다시 태어나는 데 디딤돌 구실을 할 것이다. 부모의 손을 잡고 아이들이 싱그러운 바람을 맞으며 건강관리를 할 수 있는 날이 빨리 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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