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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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이제 한 수 아래”

  • 문승진/ 굿데이신문 골프전문기자 sjmoon@hot.co.kr

    입력2003-12-19 11:4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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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은 더 이상 한국의 상대가 아니다.

    코리아 낭자들이 12월6일부터 이틀 동안 제주 핀크스GC(파72)에서 열린 ‘2003 우리금융-핀크스컵’ 한일여자프로골프대항전(총상금 50만 달러)에서 한 수 위의 기량을 선보이며 ‘숙적’ 일본을 28대 20으로 눌렀다. 이로써 한국은 지난해 일본에서 치러진 대회에서 완승을 거둔 이래 2년 연속 이 대회 우승을 차지하며 세계 여자프로골프 최강국의 위상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드림팀 4기’ 멤버는 그야말로 한국 최고의 여자 골퍼들로 구성됐다. 올해 미국여자프로골프협회(LPGA) 투어 상금랭킹 2, 3위에 오른 ‘골프여왕’ 박세리(26·CJ)와 ‘버디 퀸’ 박지은(24·나이키골프)을 필두로 올해 두 차례 우승과 상금랭킹 4위에 오른 한희원(25·휠라코리아)이 삼각편대를 이뤘다.

    또한 ‘슈퍼땅콩’ 김미현(26·KTF)을 비롯해 장정(23), 강수연(27·아스트라), 김영(23·신세계) 등이 가세했다.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에서 활동하며 일본 선수들의 장단점을 속속들이 꿰고 있는 ‘영원한 주장’ 구옥희(47·MU)를 포함해 일본 상금랭킹 2위를 달리고 있는 이지희(24·LG화재), 고우순(39·혼마) 등도 합류했다. 여기에 국내파로는 상금왕과 신인왕, 올해의 선수상, 다승왕 등 4관왕을 싹쓸이하며 올 시즌 최고의 기량을 선보인 김주미(19·하이마트)와 ‘신데렐라’ 안시현(19·코오롱)을 비롯해 전미정(21·테일러메이드), 이선화(17·CJ) 등 ‘영건’들이 총출동했다.

    일본도 지난해 패배를 설욕하기 위해 정예 멤버로 팀을 구성했다. 올해 JLPGA 남녀 골프 사상 처음으로 한 시즌 10승 고지를 넘으며 4년 연속 상금왕을 차지한 에이스 후도 유리가 1999년 1회 대회 이후 4년 만에 출전했다. 또한 지난해 불참했던 하토리 미치코(5위), 오야마 시호(8위), 야마구치 히로코(10위) 등 상위 상금 랭커들이 비장한 각오로 대한해협을 건너왔다.



    하지만 결과는 한국팀의 일방적 승리로 끝났다. 특히 ‘태극여전사’들은 악천후 속에서도 다양한 샷을 선보이며 일본선수들을 압도했다. 첫날 싱글 홀매치플레이로 펼쳐진 경기에서 한국은 12명이 나서 7승2무3패로 승점 16을 기록, 승점 8에 그친 일본에 더블스코어로 앞섰다. ‘매치플레이의 여왕’ 박지은은 일본의 에이스 유리에게 2홀차로 승리했다. 박지은은 지난해 매치플레이 대회인 시스코챔피언십 등 그동안 유리와의 세 차례 대결에서 모두 승리해 ‘확실한 유리 킬러’임을 입증했다.

    매치플레이 경험이 없는 국내파 젊은 선수들도 안정된 기량을 펼치며 우승을 이끌었다. 한국은 싱글스트로크매치플레이 방식으로 치러진 이틀째 경기에서도 초반부터 일본을 몰아붙여 일찌감치 우승을 확정지었다. 박세리는 ‘한국 타도’의 선봉장으로 나섰던 유리와의 맞대결에서 6타차 완승을 거둬 세계 최강의 실력을 유감없이 과시했다. 또한 박세리는 이날 유일하게 언더파(2언더파 70타)를 치는 등 절정의 기량을 뽐냈다. 그동안 이 대회에서 1무3패로 단 1승도 거두지 못했던 고우순은 이번 대회에서는 이틀 동안 한국팀에 승리를 안기며 대회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다.

    일본팀의 주장 오카모토 아야코는 “바람이 부는 상황에서도 한국 선수들의 샷은 정확한 임팩트가 이루어졌다. 그동안 한국 선수들은 꾸준히 해외무대로 진출하며 실력이 급성장한 반면 일본 선수들은 국내에 안주하려는 경향이 강했다. 이러한 현상이 바로 이번 대회에서 참담한 결과로 나타났다”며 실력 차이를 인정했다.

    실제로 한국 선수들은 일본과 처음 대결한 1999년 대회에서 바람에 적응하지 못하고 무릎을 꿇었다. 주장 구옥희는 “후배들의 실력이 몰라보게 좋아졌다. 특히 어린 선수들의 기량이 세계 정상급 선수들과 비교해 전혀 손색이 없다”고 평가했다. 한 골프 관계자도 “이제 일본과의 대결은 재미가 없다”면서 “앞으로는 미국이나 호주 등과의 대결을 추진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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