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410

2003.11.20

실력과 미모 ‘빵빵’사랑스런 그녀

  • 이조년/ 골프 칼럼니스트 huskylee1226@yahoo.co.kr

    입력2003-11-13 14:2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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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심리학에서 말하는 쿨리지 효과라는 게 있다. 이는 수컷들의 심리를 설명한 것으로 배우자가 있든 없든 새로운 이성을 만나면 남성호르몬이 급격히 증가하고 ‘어떻게 하면 잘 보일까’ 하는 생각이 드는 것을 말한다.

    수컷 동물들이 암컷 앞에서 힘자랑 하는 행동을 보이는 게 대표적인 경우. 인간도 마찬가지다. 이성 앞에서는 모든 행동과 언어 표현이 달라진다. 이 같은 경향이 확장되어 나타나는 집단심리를 대표하는 것이 바로 ‘팬(fan)’이다.

    최근 들어 여성 스포츠 스타, 그중에서도 시쳇말로 ‘얼짱’들이 대중 속으로 파고 들고 있다. 이제까진 이효리 신드롬을 비롯해 여자 연예인들이 남성들의 눈길을 끄는 주 대상이었다면 요즘엔 여자 스포츠 선수들이 뭇남성을 설레게 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 급부상한 얼짱은 누가 뭐래도 골프스타 안시현이다. 타고난 미모에다 차분한 성격과 대범한 공격력까지 갖추고 있으니 얼짱이 된 건 당연했다. 11월2일 제주 CJ나인브릿지 골프장에서 열렸던 미LPGA투어 CJ나인브릿지클래식 최종라운드를 방송을 통해 지켜보던 남성 시청자들은 그의 골프실력에 한 번, 미모에 또 한 번 혀를 내둘렀다.

    필자 역시 그가 중학교 다닐 때부터 가까이서 지켜봤지만 이번처럼 감동적이고 뭉클했던 때는 없었다. 수줍음을 머금고 있는 미소와 하얀 치아, 뽀송뽀송한 피부, 운동으로 다져진 몸매와 차분하면서도 환한 얼굴은 누구라도 ‘시현 짱’이라는 탄사를 내뱉을 만했다.



    그동안 얼짱으로 통한 여자 스포츠 스타를 살펴보면 최근 남자 청소년들의 인기를 독차지하다시피 하고 있는 농구의 신혜인을 비롯해 유도의 배은혜, 스케이트의 백은비 등이 있다. 지금은 사람들의 뇌리에서 잊혀진 사격의 강초현은 얼짱의 원조격이다.

    실력과 미모 ‘빵빵’사랑스런 그녀

    ‘누나부대’를 이끌고 다니는 ‘농구 얼짱’ 신혜인과 ‘원조 얼짱’ 강초현(위부터).

    이들은 모두 얼굴만 짱이 아니라 실력까지 뛰어나 많은 사람들의 관심과 사랑을 받았다. ‘예쁜 사람’에 매료되는 것은 남자든 여자든 마찬가지인지 이들은 남성팬뿐만 아니라 적지 않은 열혈 여성팬들도 확보하고 있다.

    그렇다면 왜 사람들은 얼굴 예쁜 스포츠 스타에게 열광할까. 남녀 모두가 이들에게 열광하는 이유는 여성적 아름다움에 남성적 힘이 뒤따라야 하는 스포츠의 이미지가 합쳐졌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스포츠 스타들의 인기는 계속 좋은 실력을 보여주지 못하면 이내 사그라지는 경향이 있다. 강초현이 바로 그랬다. 필자뿐만 아니라 독자들도 ‘스포츠 얼짱’들을 오랫동안 지켜보고 싶은 바람을 갖고 있을 게다.

    강초현의 사례가 입증하듯 이들은 한꺼번에 너무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게 되면 심리적으로 위축된다. 그래서 안시현 신혜인 등이 연예오락프로그램에 게스트로 출연하는 일이 제발 없기를 바란다.

    스포츠 스타는 경기장에 있을 때 가장 아름답다. ‘골프의 신데렐라’ 안시현과 ‘인기짱’ 신혜인이 팬들에게 오랫동안 감동과 희열을 선물할 수 있도록 우리 모두가 조금은 떨어져서 그들을 지켜봤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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