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328

2002.04.04

여성 골퍼, 반바지 못 입던 시절

  • < 안성찬/ 스포츠투데이 골프전문 기자 > golfahn@sportstoday.co.kr

    입력2004-10-26 14: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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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성 골퍼, 반바지 못 입던 시절
    요즘 미국이나 국내 여자선수들의 골프 경기를 보면 무척이나 시원하다. 다름 아닌 섹시한 골프웨어 때문이다. 수년 전까지만 해도 필드에서는 깃 없는 라운드 티셔츠는 물론 반바지도 상상할 수 없었다. 목 부분이 팬 옷은 퍼팅할 때 속이 들여다보일 수 있으므로 무조건 금지. 그러나 골프도 시대에 따라 변하는 법이다.

    옛날 여성 골퍼들은 어떤 복장을 입고 필드에 섰을까. 잠시 서부영화를 떠올려보자. 대부분의 여배우들은 물결치는 긴 스커트와 꽉 죄는 코르셋을 입고 있다. 재미있는 것은 이런 비활동적인 복장을 입고 골프를 친 시절도 있었다는 사실이다. 경기할 때는 고무줄로 긴 치마를 발목에 붙들어 매기도 했다. 물론 1890년대 미국 이야기지만 골프 경기복에서 여성들이 자유를 얻은 것은 그리 오래된 일이 아니다. 1930년대 들어서야 반팔 티셔츠와 무릎을 겨우 가리는 치마가 등장했으니까. 그러던 것이 요즘에는 민소매에 배꼽티까지 선보여 갤러리들을 흥분(?)시키는 경우가 생긴다. 종종 배꼽을 보여주는 박지은의 파격 노출이나 스웨덴의 카트린 닐스마크가 핫팬츠 차림으로 샷을 하는 모습을 보고 현기증을 느끼는 게 필자만은 아닐 것이다.

    여성 골퍼들이 갤러리들의 눈요기를 위해 화려하고 자유로운 패션을 추구하는 걸까. 아마도 본인 스스로 느끼기에 편하고 자신감을 느낄 수 있는 복장을 찾은 결과가 아닌가 싶다. 옷에 따라 기량도 달라질 수 있는 것이다. 골프웨어의 변화로 전반적인 골프 수준이 향상됐다는 사실은 누구도 부인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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