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294

2001.07.26

라운딩 후 한잔… 무면허가상팔자

  • < 안성찬/ 스포츠투데이 골프전문 기자 > golfahn@sportstoday.co.kr

    입력2005-01-12 14: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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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골프는 특성상 차가 필요하다. 골프클럽도 실어야 하고 먼 거리를 이동해야 하기 때문. 특히 골프로 생계를 유지해야 하는 프로골퍼들에게 차는 필수 불가결한 품목이다. 하지만 꼭 그런 것일까. 김승학 한국프로골프협회 회장과 선세호 이사는 면허증조차 없다. 김승학 회장은 연덕춘-한장상으로 이어지는 스타 플레이어였다. 선세호 이사도 뉴코리아 사단의 대선배로 최상호·조호상 등 많은 선수들을 지도한 당사자. 1970년대에서 80년대 초까지만 하더라도 프로들은 자신의 후원을 맡은 사람의 승용차를 얻어 타거나 삼삼오오 짝을 지어 차 한 대로 이동했다. 그만큼 차가 귀했고 프로들의 생활능력도 차를 살만큼 여유롭지는 않았다.

    선세호 이사가 면허증을 따지 않은 이유는 기사가 따로 있었기 때문이다. 딸려 있던 차가 없어진 지금도 선이사는 주로 택시를 이용한다. 김승학 회장도 선수시절에는 운동하느라, 이후에는 딸 필요성을 크게 느끼지 못해 면허가 없다고 말한다. 레슨프로 부장을 지낸 최성 프로도 무면허. 어느 날 그랜저를 뽑아 면허증 없이 끌고 다녔다. 운전에 능숙하면서 면허증을 따지 못한 이유는 필기시험서 번번히 떨어진 탓. 결국 프로인 아들에게 차를 넘겨줘야 했다. 면허증과 골프실력은 관계가 없다. 골프는 혼자서 하는 운동이 아니므로 동승하면 얼마든지 구장에 나갈 수 있다. 플레이를 마친 뒤 둘러앉아 마신 맥주 한잔에 기분 좋게 취해 뒷좌석에 앉아 수면을 취하는 달콤함은 면허증 없는 사람만의 특권이 아닐까. 가끔은 그들이 부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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