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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뒷이야기 | 축구 한·일전의 오랜 전통(?)

진 팀 감독은 구조조정 1순위

  • 최원창/ 굿데이신문 종합스포츠부 기자 gerrard@hot.co.kr

진 팀 감독은 구조조정 1순위

진 팀 감독은 구조조정 1순위
축구 한·일전은 온 나라가 열광하는 특별한 경기다. 때문에 한·일전을 맞이하는 감독의 부담감은 그만큼 클 수밖에 없다. 그동안 한·일전에서 승리한 감독은 스타감독으로 발돋움했지만, 패한 감독은 이유를 막론하고 ‘역적’으로 몰렸다.

1954년 첫 대결 이후 한·일전에서 패해 경질된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이 3명, 일본 축구대표팀 감독이 총 10차례 9명이다. 경질된 횟수는 일본이 한국보다 월등히 많지만 그것은 일본이 한국에 졌던 경기가 훨씬 많았기 때문일 뿐, 양국 모두 한·일전에 유난히 민감했다.

한국은 74년 9월28일 도쿄에서 열린 한·일 정기전에서 1대 4로 대패해 최영근 감독이 귀국하자마자 해임 통보를 들어야 했다. 또 79년 3월4일 열린 한·일 정기전에서 1대 2로 패해 함흥철 감독이 곧바로 지휘봉을 놓았고, 82년 11월25일 열린 뉴델리 아시아경기대회에서 1대 2로 패한 뒤 김정남 감독이 귀국행 비행기 안에서 해임 통보를 받아야 했다.

한국은 82년 이후 한·일전에 패했다고 감독을 경질하지는 않는 유연함을 보였지만, 번번이 한국에 패한 일본은 97년까지 ‘한·일전 패배=해임’이라는 공식을 적용해왔다. 54년 스위스월드컵 예선에서 한국에 패한 다케코시 감독은 당시 경질 위기를 넘겼지만 59년 12월 올림픽 예선에서 다시 한국에 0대 2로 패해 끝내 지휘봉을 놓고 말았다.

한·일전은 전·현직 일본축구협회장들에게도 악몽과 같았다. 나가누마 전 일본축구협회장은 69년 10월18일 월드컵 예선에서 한국에 0대 2로 패한 직후 사퇴했고, 다시 지휘봉을 잡은 76년 3월21일 몬트리올올림픽 예선에서 한국에 패하며(1무1패) 탈락한 뒤 다시 사임하는 아픔을 겪었다.



오카노 전 회장 역시 71년 10월2일 뮌헨올림픽 예선에서 한국에 1대 2로 패하며 본선 진출이 좌절된 후 곧바로 사임했다. 가와부치 현 일본축구협회장은 81년 3월 도쿄에서 열린 한·일 정기전에서 0대 1로 패한 뒤 곧바로 경질되기도 했다.

니노미야, 시다무라 감독에 이어 5년간 장수해오던 모리 감독도 85년 10월 멕시코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에서 한국에 2연패한 뒤 물러나고, 요코야마 감독마저 91년 7월 다이너스티컵에서 한국 벽을 넘지 못하자 일본은 외국인 감독을 영입하기에 이른다.

네덜란드 출신의 오프트 감독은 93년 10월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미국월드컵 최종예선에서 한국에 1대 0으로 신승했지만 결국 한국에 본선 진출권을 넘겨준 뒤 고국으로 돌아가야만 했다.

이후 일본은 자국에서 열린 94년 히로시마 아시아경기대회에서만큼은 한국을 이기겠다며 브라질 출신의 팔카오 감독을 영입했으나 그도 한국과의 8강전에서 2대 3으로 역전패해 브라질행 비행기에 올라야 했다.

최근엔 97년 프랑스월드컵 예선전에 나선 가모 감독이 ‘도쿄 대첩’으로불린 한국전에서 1대 2로 역전패한 뒤 일주일 만에 결국 사퇴하고 말았다. 2000년 4월 한국에서 0대 1로 패한 트루시에 감독 역시 강한 사퇴압력을 받았었다.

월드컵을 공동개최하면서 성숙해진 축구문화 덕분에 4월16일 한·일전의 경우 경기 결과를 놓고 감독 퇴진론이 불거지지는 않을 듯하다.



주간동아 381호 (p96~96)

최원창/ 굿데이신문 종합스포츠부 기자 gerrard@ho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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