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348

..

한솥밥 콤비 ‘새옹지마’ 축구인생

  • < 기영노/ 스포츠평론가 > kisports@hanmail.net

    입력2004-10-05 16:36:00

  • 글자크기 설정 닫기
    한솥밥 콤비 ‘새옹지마’ 축구인생
    프로축구 전남 드래곤즈의 신병호(25)와 안양 LG 이영표(25)는 공통점이 많으면서도 매우 다른 길을 걸었다.

    두 선수는 동갑으로 건국대 동기 동창이다. 지난 98년 건국대 재학 시절 봄철 대학연맹전에서 팀 우승을 이끈 쌍두마차였고, 당연히 전국 대학 최고의 선수들로 불렸다.

    그런데 2000년 시드니올림픽 대표팀에서는 ‘환상의 콤비’를 과시할 수 없었다. 둘의 운명이 엇갈리기 시작했기 때문.

    신병호는 올림픽호가 정식 출범한 99년 1월부터 허정무 사단에 합류, 골 결정력을 갖춘 ‘비밀병기’로 기대를 모았다. 반면 이영표는 2월 말에야 올림픽팀의 윙백 보강 차원에서 전격 발탁됐다. 두 사람은 3월13일 청소년대표팀과의 평가전에서 호흡을 맞춰 2대 1로 승리를 이끌었지만 이후 신병호는 부상으로 슬럼프에 빠졌고 이영표는 화려하게 떠오르기 시작했다.

    그리고 4개월 뒤 둘의 운명은 또 바뀌었다. 이영표는 7월 연습 경기 도중 오른쪽 무릎에 상처를 입었는데 예상 밖으로 회복 속도가 느렸다. 하지만 신병호는 8월 가을철 대학연맹전에서 골 감각을 되찾은 뒤 올림픽팀에 다시 합류, 8월14일 호남대와의 연습경기에서 4골을 터뜨리는 등 부활을 예고했다.



    이후 두 선수의 처지는 하늘과 땅 차이만큼 벌어졌다. 신병호는 건국대 1학년 때인 96년 허리부상으로 군 면제를 받아 곧바로 외국팀으로 진출하려 했지만 오히려 떠돌이 생활을 계속했다.

    그동안 신병호는 △네덜란드 아인트호벤에서 테스트(2000년 1월) △중국 충칭룽신 팀에서 테스트(1월) △일본 프로축구 요코하마 마리노스에 월봉 25만엔 받고 연습생 입단(2000년 4월) △2000년 10월 브라질 3부리그 그레미오클럽에 월봉 없이 연습생 신분으로 입단 △일본 프로축구 2부리그 미토 홀리호크 팀에서 월봉 50만엔 받고 6개월간 활약 등의 과정을 거쳤다. 이후 프로축구 울산 현대에 입단했으나 이천수가 들어오는 바람에 벤치신세가 됐다.

    이영표는 그새 안양 LG에 선발 된 뒤 2001년 1월 2002 한·일 월드컵 국가대표 선수로 발탁됐고, 월드컵 4강 신화를 일구는 데 크게 기여했다.

    그런데 이런 경험이 자극이 됐을까. 신병호는 전남 드래곤즈로 옮긴 뒤 최근 ‘4경기 연속골’을 넣는 등 빛을 보기 시작했다.

    지금까지 이영표가 비단길을 걸었다면, 신병호는 가시밭길을 걸어왔다. 두 선수의 축구인생이 또 어떻게 뒤바뀔지 궁금하다.



    댓글 0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