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343

2002.07.18

최고 소방수 9명 광속구 전쟁

  • < 김성원/ 스포츠투데이 야구부 기자 > rough@sportstoday.co.kr

    입력2004-10-15 16:5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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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고 소방수 9명 광속구 전쟁
    희한한 일이다. 7월10일 밀워키 밀러파크에서 열리는 올해 메이저리그 올스타전에서는 전례없이 마무리 투수들이 줄줄이 나선다. 무려 9명. 상상도 못할 일이 벌어진 것이다.

    내셔널리그 감독을 맡은 애리조나 밥 브렌리 감독이 김병현(23·애리조나)을 포함해 무려 5명의 마무리를 뽑았고, 아메리칸리그의 양키스 조 토레 감독은 4명을 낙점했다. 아메리칸리그는 원래 3명이었으나 보스턴의 페드로 마르티네스가 올스타전 출전을 고사함에 따라 몬트리올의 유게스 어비나가 대신 올스타 유니폼을 입게 된다. 9명의 마무리 투수가 적어도 한 번씩은 마운드에 올라야 하기 때문에 저마다의 구위 자랑이 눈부실 전망이다.

    감독 추천으로 뽑히는 투수는 특히 감독 재량에 달려 있다. 밥 브렌리 감독이 구설수에 올랐던 것도 이 때문. 내셔널리그 15개팀 중 자신의 팀 애리조나에서만 랜디 존슨, 커트 실링, 김병현 등 무려 3명을 뽑았다.

    밥 브렌리가 마무리 투수를 5명이나 뽑은 것은 아예 1급 마무리 선수들을 모두 뽑아놓고 클로저(closer) 전시회를 하자는 속셈. 그는 7월1일 ESPN과의 인터뷰에서 ‘마무리 투수가 5명이나 되는데 어떻게 운영할 것이냐’는 질문에 “이기는 경기라면 6회부터 마무리를 투입해 경기를 끝내겠다”며 능청스럽게 답한 바 있다.

    브렌리 감독은 ‘올해 투수의 선발 기준은 특급 클로저들의 대거 선발이었다. 내가 감독인데, 내 맘 아니냐’고 되물을지도 모른다. 만약 김병현 하나만 뽑았다면 더욱 거세게 언론공세에 시달려야 했을 게 틀림없다.



    어쨌든 올스타전에서 마무리 투수를 5명이나 뽑은 것은 전례없는 일이긴 하지만 팬들은 신나는 경험을 할 것이다. 1회부터 9회까지 투수들이 151~154km 정도의 광속구 전쟁을 벌이기 때문.

    이 경우 김병현은 현란한 프리즈비 슬라이더(투구 궤적이 원반을 던지는 듯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 변화무쌍한 커브, 떠오르는 커브 등을 선보이며 올스타의 실력을 뽐낼 수 있다.

    별들의 잔치에 초대된 ‘뒷문지기’ 투수들은 아메리칸리그의 마리아노 리베라(뉴욕 양키스), 사사키 가스히로(시애틀), 에디 과르다도(미네소타), 그리고 같은 내셔널리그의 에릭 가니에(LA 다저스), 존 스몰츠(애틀랜타), 마이크 윌리엄스(피츠버그), 트레버 호프먼(샌디에이고) 등으로, 하나같이 쟁쟁한 투수들이다.

    특히 리베라는 지난해 월드시리즈 7차전 후 처음 만나게 됐다. 과연 같은 이닝에 함께 공을 뿌릴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8개월 만에 서로 변화된 모습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돼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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