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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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40대 A형 간염 요주의

  • 입력2007-09-05 14:2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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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형 간염은 1980년대까지만 해도 대부분 어린이에게서 발병해 증상이 없거나 가볍게 넘어갔기 때문에 큰 문제가 된 적이 없었다. 또 이때 생긴 항체는 평생 A형 간염에 걸리는 것을 막아주었다.

    그러나 사회경제적 여건과 위생상태 개선으로 최근엔 어린 시절의 발병 기회가 줄어든 대신 항체를 보유하지 못한 성인에게서 A형 간염이 급격히 증가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성인이 A형 간염에 걸리면 심한 피로감, 황달 등 간기능 이상으로 입원해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일 만큼 증세가 심하다. 노인의 경우 A형 간염에 의한 간부전으로 사망하는 예도 드물지 않다. 환자 대다수가 성인인 유럽의 최근 연구에서도 40세 이상에서 A형 간염에 의한 사망률은 약 6%였고, 70세 이상은 12.8%였다. 또한 만성 B형 간염이나 C형 간염을 앓는 성인 환자가 A형 간염에 중복 감염되면 치사율이 매우 높은데, 최근 태국에서 조사한 바로는 B형 간염이나 C형 간염 환자에서 A형 간염이 중복 감염됐을 때의 사망률이 33%였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A형 간염에 의한 사망 사례가 아직 보고돼 있지 않지만, 지금 추세라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질병관리본부 자료에 따르면 2004년까지 전국의 A형 간염 환자 수가 500명 미만이던 것이 2005년엔 1000명에 근접했고, 2006년엔 2000명을 웃돌았다. 이런 추세라면 올해는 3000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며, 이런 증가세는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문제가 되는 것은 A형 간염 환자 대부분이 젊은 층인 20, 30대라는 점이다. 고신의대 복음병원 간내과의 최근 조사결과에 따르면 A형 간염 항체가 없는 성인 위험인구의 비율이 16~19세는 60.6%, 20대는 59.6%, 30대 17.6%, 40대 6.5%로 나타났다. 50대 이상에서도 6% 이상이 항체가 없었다. 만성 B형 간염 환자의 위험인구 비율은 13.5%로 높았다. 이 자료를 바탕으로 추산해보면 우리나라에서 A형 간염에 걸릴 경우 사망 등 심각한 부작용을 나타낼 가능성이 높은 40대 이상 인구는 약 100만명이다. 또 우리나라 전체 만성 B형 간염 환자 300만명 중 36만명 정도가 이런 위험에 노출돼 있다고 할 수 있다.



    30, 40대 A형 간염 요주의
    항체가 없는 사람이 해외여행을 할 때 A형 간염에 걸릴 위험은 장티푸스의 100배, 콜레라의 1000배에 이를 정도로 A형 간염은 모든 질병 가운데서도 전염력이 가장 높은 질환이다. 따라서 A형 간염 유병률이 낮은 서구에서는 해외여행 시 한 달 또는 그 이전에 A형 간염 항체검사를 받고 A형 간염 백신도 고정적으로 투여하고 있다. A형 간염 백신은 나이에 관계없이 100% 효과를 나타내며, 예방효과는 평생 지속된다. 우리나라에서도 앞으로 전체 성인을 대상으로 A형 간염 항체검사를 시행해 음성으로 나타나면 반드시 백신을 투여해야 한다. 특히 B형 간염 등 이미 간질환이 있는 환자는 그 필요성이 더욱 절실하다.

    한병훈 고신의대 복음병원 간내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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