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569

2007.01.16

건조한 공기가 겨울철 코피 주범

  • 박상욱 하나이비인후과 원장 02-3452-1347 sopark@hananet.co.kr

    입력2007-01-10 16:2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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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건조한 공기가 겨울철 코피 주범

    잘못된 코피 지혈의 한 예.

    새해를 맞아 부푼 가슴으로 신년 계획을 세운 회사원 조용관(가명·45) 씨. 외국어 공부와 운동 계획을 세우고 꼭 지키겠노라 다짐했지만 아침마다 일어나기 힘든 몸은 마음처럼 가볍지 않다. 더욱이 며칠 전엔 갑자기 쏟아진 코피에 이만저만 놀란 게 아니다. 큰 병의 신호가 아닐까 걱정이 됐다.

    코피는 별다른 치료 없이 저절로 멈추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심할 땐 과다출혈로 인한 쇼크사로 이어지기도 한다. 코피의 발생 원인은 환경적 요인, 가벼운 외상, 심각한 질환의 징후 등으로 다양하다.

    겨울철 코피는 추운 날씨로 인해 난방 온도가 높아지면서 실내가 건조해지는 것이 주원인이다. 콧속 혈관들은 민감해서 조금만 건조해도 마르고 딱지가 앉는다. 딱지가 앉아 숨쉬기 거북해지면 무의식중에 딱지를 파내게 되는데, 이 때문에 점막에 상처가 생겨 코피가 난다. 따라서 실내가 건조하지 않도록 환기를 잘하고 가습기를 가동해 습도를 조절해야 한다.

    콧물과 코막힘이 심한 감기에 걸리거나 축농증, 비염 등 코 질환이 있는 경우에도 주의해야 한다. 이때는 코 점막이 붓거나 충혈되기 쉬운데, 코를 풀거나 닦는 등의 작은 자극에도 쉽게 코피가 터질 수 있다.

    외부의 충격이 있을 때도 코 혈관에 마찰이 생겨 코피가 날 수 있다. 만일 그렇지 않다면 비중격만곡증을 의심해야 한다. 비중격만곡증이 있는 경우엔 휘어진 코뼈의 방향에 따라 한쪽 콧구멍이 더 좁게 마련이다. 좁은 쪽으로 자극이 지속되다 보면 심한 마찰이 가해져 점막이 헐고, 결과적으로 혈관이 상해 코피를 쏟게 된다. 비중격만곡증은 콧구멍의 크기를 비교하면 금방 알아챌 수 있다. 평소 코피와 함께 코막힘, 두통, 편두통 같은 증상이 있다면 거의 확실하다. 코뼈를 바로잡는 비중격성형술로 치료가 가능하다.



    이 밖에 고혈압, 동맥경화, 신장질환, 간질환, 암 등으로 코피가 나기도 한다. 고혈압이 원인일 때는 코 뒤쪽에서 피가 나오고 지혈이 매우 어려우며 재발하기 쉽다. 이 경우 과다출혈에 의한 쇼크사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간기능 장애가 심하거나 백혈병, 림프종 등 혈액질환이 있어도 코피가 난다.

    건조한 공기가 겨울철 코피 주범
    코피가 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환자의 안정이다. 긴장하면 혈압이 상승해 코피가 더 많이 나온다. 피를 삼키지 말고, 피가 나는 쪽 콧구멍에 새끼손가락 크기로 솜을 말아넣은 귀 엄지손가락과 집게손가락으로 코 볼을 4∼5분 이상 감싸 누르면 대부분 멈춘다. 고개를 젖히는 건 효과가 없다. 머리가 심장보다 위로 가도록 앉고 아이스백이나 찬 수건을 코와 뺨에 대 지혈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그래도 지혈이 안 된다면 병원을 방문해 정확한 원인과 출혈 부위를 찾아 근본적인 치료를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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