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549

2006.08.22

당뇨병, 혈관 합병증이 더 무섭다

  • 서대원 서대원내과의원 원장

    입력2006-08-16 17:5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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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뇨병, 혈관 합병증이 더 무섭다

    자가 혈당 측정을 자주 하는 것도 현명한 당뇨 관리법 중 하나다.

    당뇨의 당(糖)은 ‘달다’는 뜻이고, 뇨(尿)는 ‘소변’을 의미한다. 원어인 ‘diabetes mellitus’에서도 ‘diabetes’는 ‘소변’을, ‘mellitus’는 ‘달다’를 뜻한다. 현대의학은 피 속의 포도당 성분이 많아지면서 피에 의해 만들어지는 소변이 달게 되는 현상을 증명했다. 즉, 당뇨는 ‘소변이 단’ 병이 아니라, 소변 내의 포도당이 많아지는 병이다.

    정상인은 몸에서 가장 중요한 에너지원인 포도당을 혈액 내에서 70~140mg/dℓ로 정확히 조절한다. 하지만 당뇨병 환자는 췌장의 기능이 저하되고 인슐린 저항성이 증가하여 오래 금식할 경우 혈당이 70mg/dℓ 이하로도 떨어지며, 식사량이 많을 때는 혈당이 500mg/dℓ 이상으로 높아진다. 따라서 저혈당이나 고혈당에 의해 급성 합병증인 ‘쇼크’를 일으킬 수 있다.

    급성 합병증은 병원에서 쉽게 치료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만성 합병증을 예방하는 일이다. 만성 합병증은 대부분 혈액 속에 많아진 포도당에 의해 혈관이 손상돼 발생한다. 즉, 혈액 내의 끈끈한 포도당과 인슐린에 의해 혈관이 서서히 망가져가는 것이다. 몸 전체에 퍼져 있는 혈관이 손상되면, 혈관과 연결된 장기들에 영향을 미친다. 눈의 망막으로 가는 혈관이 손상되면 시력이 저하되고, 신장으로 가는 혈관이 손상되면 신장 기능이 나빠진다. 뇌로 가는 혈관이 손상되면 뇌중풍(뇌졸중)이 발생할 수 있다. 심장으로 가는 혈관이 손상되면 협심증이나 심근경색이 발생할 수 있고, 손발을 지나는 말초 혈관이 손상되면 족부궤양이 쉽게 발생할 수 있으며, 체내 고혈당으로 인해 신경조직이 변성되어 신경증을 일으킨다. 이 같은 6대 만성 합병증에 대한 예방이 혈당 조절의 최대 목표다. 만성 합병증들은 철저한 혈당 조절로만 예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당뇨병으로 진단받았을 때는 이미 췌장의 기능이 50% 이상 손실된 상태다. 따라서 당뇨병은 조기 치료가 중요하며, 상황에 따라 인슐린 치료도 적극 추천될 수 있다. 혈당 수치가 정상 범위를 조금이라도 넘는다면 바로 전문의와 상의해야 한다. 약의 용량을 늘리거나 인슐린을 사용하면 많은 환자들이 병이 악화됐다고 생각해 치료에 저항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당뇨는 진행성 질환이다. 시간이 경과하면 대부분 나빠질 수밖에 없으므로 약의 증량이나 인슐린 사용을 피할 수 없는 경우가 많다. 명백한 것은 당뇨병의 진행보다는 혈관 합병증에 의한 장애 발생이 1만 배 이상 무섭다는 것이다.

    당뇨병, 혈관 합병증이 더 무섭다
    일부 환자들이 임의로 약물을 중단하거나 민간요법에 의존한다. 임상에 사용되는 약물들은 수많은 연구와 검증을 거쳐 통계적으로 확립된 것이다. 검증되지 않은 방법으로 하나뿐인 소중한 몸을 실험해서는 안 된다. 전문의들의 안전하고 확실한 조언 및 처방을 따르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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